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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Author: 김원호
원성일은 서른 살이 되어서야 한 신급 귀인을 만나 무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고작 몇 년 사이에 그는 한 지역을 이끄는 거장이 되었다.

더우기는 서경에 이름을 날린 천하회를 직접 창설했다.

천하회에 대가급 경지에 오른 고수만 해도 10명 남짓하다고 한다.

이로써 천하회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이 될 것이다.

옆에 앉은 늙은이가 이렇게 말하자 원성일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차창으로 강성의 고층 건물을 내다보며 말했다.

“강성 참 오랜만이네.”

“회장님, 도대체 누구 결혼식에 참석하시길래 이렇게 직접 오시는 거예요? 너무 과분한 처사 같은데요.”

입을 연 늙은이는 민태오였다. 민태오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원성일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몰라. 하지만 정연이가 그러더라고. 윤구주는 이미 신급 경지에 다다른 고수라고. 게다가 암부의 3대 지휘사인 호존도 그 사람 앞에서는 굽신거린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궁금해서 와본 거야.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암부 호존, 민도살이요?”

“그래.”

민태오는 너무 놀란 나머지 넋을 잃었다.

“대박! 화진에서 호존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호존도 굽신거릴만한 사람이 과연 누굴지 저는 예상이 안 가네요. 천하에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요?”

원성일이 웃으며 말했다.

“네 말이 맞아.”

“예전에 천하에 이름을 날리던 그 사람(인왕) 외에 호존 민규현이 이렇게 존경을 표할 만한 사람이 누굴지 나조차도 예상이 안 가.”

“그래서 이렇게 직접 강성으로 온 거야.”

이에 민태오도 침묵을 지켰다.

한참이 지나서야 민태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회장님, 화진의 그 분(인왕), 정말 전사하신 걸까요?”

“맞아.”

원성일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먼곳을 바라봤다.

“이번에 정연을 강성에 보낸 것도 그분의 유품(구주령)을 찾기 위해서야. 은혜를 입은 적도 있고 그분 덕분에 천하회도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거야.”

“내게 그분(인왕)은 은인과도 다름없는 존재야.”

“더우기는 우리 천하회의 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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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424화

    용인 빌리지.천하회 사람이 강성시로 입성하고 있을 무렵 윤구주는 박창용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윤구주의 결혼은 천하의 축복을 받아야 할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윤구주는 신분을 노출하면 안 되기에 일단 먼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축복하러 왔다.그 속엔 창용 부대, 서울 암부, 그리고 강성 제일 갑부 주세호와 곧 도착하는 천하회가 있었다.박창용은 윤구주와 앉아 과거를 회상했다.정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천하회의 노정연이 서양과 마 선생을 데리고 들어왔다.“저하, 이 사람들은 누구죠?”박창용은 전에 문어구에서 노정연과 그 일행을 본 적 있었지만 그들이 무슨 신분인지 몰랐기에 궁금함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이분들은 서경 천하회 사람들이네.”윤구주가 덤덤하게 말했다.“천하회요? 설마 원성일의 부하예요?”박창용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그래 맞아.”“이상하네? 서경 천하회 사람들이 왜 저하 곁에 있어요?”박창용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그는 천하회와 같은 신분은 윤구주와 알고 지낼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의아해한 것이었다.“말하자면 기네. 하지만 천하회도 그때 우리 화진을 위해 공을 세웠고 명성도 꽤 좋은 편이지 않은가.”윤구주의 말에 박창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지당하신 말씀입니다.”“천하회가 최근 빠르게 크고 있긴 하지만 그때 우리 화진을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우긴 했죠.”박창용은 이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했다.“아참, 저하, 갑자기 생각난 게 있습니다. 전에 설국의 난을 평정하실 때 원성일을 구해준 적 있지 않으신가요? 맞죠?”그때 설국의 마귀산에서 일어난 전쟁은 박창용이 이끄는 창용 부대가 진압했기에 박창용은 잘 알고 있었다.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때 원성일의 목숨을 구해주긴 했네.”“하하, 그래서였군요.”윤구주가 박창용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노정연이 어느새 앞으로 다가왔다.“윤 선생님을 뵙습니다.”“사령관님을 뵙습니다.”노정

  • 구주, 왕의 귀환   제425화

    “당연하죠.”박창용이 웃으며 말했다.“윤 선생님, 사령관님 감사합니다.”“회장님께서 사령관님이 윤 선생님과 같이 계신 걸 알면 무조건 매우 기뻐하실 거예요.”노정연이 이렇게 답했다.박창용이 소리 내 웃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나를 보고 기뻐할까, 아니면 저하를 보고 기뻐할까?’그렇게 노정연은 일행을 데리고 원성일을 데리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노정연은 서양과 마 선생을 데리고 천하회의 행렬을 맞이하러 갔다.스무 대가 넘는 위풍당당한 랜드로버 행렬이 패기 넘치게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더니 용인 빌리지가 위치한 산기슭에 멈췄다.노정연은 천하회의 차량 행렬을 공손하게 기다렸다.차량 행렬이 도착해 한 줄로 일제히 멈춰 섰다.제일 앞에 세워진 차량의 문이 열리더니 개량 한복을 입은 원성일이 대가 민태오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그 뒤로 수십 명의 천하회 조직원이 조용히 뒤를 따랐다.“강성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노정연과 서양, 그리고 마 선생은 원성일을 보자마자 바로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원성일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인사는 넣어두게.”“정연아, 여기가 바로 네가 말한 그 윤 선생님이 산다는 곳이야?”원성일은 고개를 들어 웅장한 기세의 용인 빌리지를 올려다봤다.“네, 회장님.”노정연이 대답했다.“이곳은 호랑이와 청룡이 머물러 있어서 그런지 그 기세가 하늘을 치솟고 있구나. 아주 좋은 곳이야.” “그저 네가 그렇게 칭찬하는 윤 선생이라는 분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할 뿐이야.”원성일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다.“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회장님이 익히 알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지금 빌리지에서 회장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노정연이 말했다.“그래?”“내가 익히 아는 거물이라? 누구야?”원성일이 물었다.천하회는 서경에 있고 강성은 남쪽에 있었기에 거리가 꽤 멀었다.하여 원성일이 이쪽으로 넘어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근데 노정연이 그가 익숙히 알고 있는 큰 인물이 여기에 있다고 하니 원성일

  • 구주, 왕의 귀환   제426화

    용인 빌리지 대문 앞.기골이 장대한 박창용이 완전 무장하고는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서 있기만 해도 온몸으로 올곧은 군인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후광이 보일 정도였다.박창용의 뒤로 두 명의 반듯한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백경재도 보였다.이때 천하회 사람들이 도착했다.“회장님, 저기 좀 보세요. 박 사령관님이십니다.”노정연은 원성일과 일행을 데리고 올라오더니 대문 앞에 서 있는 박창용을 가리켰다.원성일은 박창용의 다부진 뒷모습을 보자마자 몸이 세차게 흔들렸다.“정말 사령관님이잖아!”“사령관님!”원성일은 흥분하며 이렇게 불렀다. 천하회의 회장이 마치 가족이라도 만난 듯 그쪽으로 뛰어갔다.“원성일, 사령관님을 뵙습니다.”“5년 동안 이날만을 기다려왔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원성일은 눈시울을 붉히며 박창용을 향해 인사를 올렸다.“하하!”“동생, 그동안 잘 지냈는가?”박창용이 웃으며 말했다.“사령관님이 그때 챙겨주신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겁니다. 이 모든 건 다 사령관님의 은혜입니다.”원성일이 흥분하며 말했다.그때 설국의 난으로 서경은 큰 피해를 보았다.천하회가 제일 먼저 나서서 싸우긴 했지만 그래도 설국의 대군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그러다 끝내는 박창용이 이끈 창용 부대가 설국의 30만 대군을 무찔렀고 설국은 결국 핍박에 못 이겨 땅을 내주며 화해할 것을 요구했다.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창용 부대가 없었으면 천하회는 진작에 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러니 원성일도 박창용을 보고 이렇게 존경심을 표하는 것이었다.“동생,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다 같은 화진 국민으로서 꼭 해야 하는 일이었네. 너무 고마워 말게.”박창용이 웃으며 말했다.“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원성일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자네가 이번에 직접 강성으로 올라왔다고 부하가 그러길래 이번 기회에 자네를 만나볼까 싶었네. 서경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몇 년이나 못 만나지 않았는가.”박창용이 다시 입을 열었다.“네,

  • 구주, 왕의 귀환   제427화

    박창용은 고개를 돌려 용인 빌리지를 바라보더니 말했다.“이것만은 말해줄 수 있지. 그분은 나 박창용에게 하늘과도 같은 존재야. 나 박창용이 평생 숭배하며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지.”이 말에 원성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화진 창용 부대 총사령관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윤 선생님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 걸까?하지만 이상했다.노정연은 전에 분명 윤 선생님은 매우 젊은 분이라고 했다.그런 젊은이를 총사령관인 박창용이 이렇게까지 존경한다고?원성일이 충격에 잠겨 있는데 박창용이 이렇게 말했다.“동생, 가세. 같이 이 박창용의 하늘이 누군지 만나보자고.”박창용은 이렇게 말하더니 성큼성큼 용인 빌리지 내부로 들어갔다.원성일도 얼른 그 뒤를 따랐다.뒷산.청석 중에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는 모든 것을 등진 채 끝도 없이 이어진 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왕과도 같은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구주왕 윤구주였다.이때 박창용이 원성일을 데리고 뒷산에 도착했다.“동생, 저분이 바로 이 박창용의 하늘일세.”“이 박창용이 평생 지켜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자세히 한번 보게나. 아는 사람인지.”박창용은 미소를 지으며 윤구주를 바라봤다.원성일도 얼른 고개를 돌려 공손한 눈빛으로 윤구주를 우러러보았다.윤구주의 유일무이한 뒷모습을 본 순간 원성일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왕과도 같은 기운이 순간 윤구주에게서 뿜어져 나왔다.무려 천하회 회장인 원성일도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리가 살살 떨리기 시작했다.마치 보고 있는 게 보통 사람이 아니라 세상 만물을 장악하고 있는 왕인 것처럼 말이다.이상한 건 그 유일무이한 뒷모습이 보면 볼수록 익숙하다는 것이었다.이런 익숙함에 원성일은 순간 몇 년 전 설국의 마귀산 전투가 생각났다.그 전투에서 원성일은 천하회를 이끌고 설국의 무사를 마귀산으로 유인해야 했다.그 전투로 원성일이 데려간 800여 명의 조직원들이

  • 구주, 왕의 귀환   제428화

    “하하하하, 동생, 이제 윤 선생님이 누군지 알겠나?”옆에 있던 박창용이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원성일이 눈물을 훔치며 여전히 흥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말했다.“네, 알다마다요.”“하지만 이번 생에 저하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저하, 이렇게 살아계시는데 왜 다들 저하가 10국 전쟁에서 전사했다고 하는 건가요?”원성일이 이렇게 물었다.“말하자면 기네. 앞으로 차차 얘기해 주지.”윤구주는 설명이 길어지는 게 싫어 덤덤하게 말했다.원성일도 이를 알아채고 더는 묻지 않았다.원성일에게 있어 제일 감격스러운 건 그렇게 숭배하던 저하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었다.지금은 원성일도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윤구주도 더는 숨기지 않았다.엄격히 말하면 천하회도 윤구주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애초에 원성일의 목숨도 윤구주가 구한 것이다.“동생, 기억하게. 저하가 살아있다는 소식은 동생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 되네.”“오늘 같이 온 천하회의 조직원들도 포함해서 말이야.”“발설하는 자는 즉결 처분할 거야.”박창용이 이렇게 말했다.원성일은 무슨 상황인지 몰랐지만 박창용이 이렇게 말하니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령관님 명령에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여기서 맹세합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저하의 소식은 일절 발설하지 않겠습니다.”“그래, 그럼 됐네.”“가지. 안으로 들어가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자고.”윤구주가 이렇게 말했다.천하회 회장 원성일이 윤구주를 만나고 있을 때 노정연, 서양, 그리고 천하회의 조직원들 모두 윤구주가 구주왕인지 모르고 있었다.그저 회장님이 윤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정도만 알고 있었다.결국 무슨 결과가 날지는 아무도 몰랐다.“이모님, 회장님께서 윤 선생님을 뵙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서양이 물었다.노정연이 고개를 저으며 어여쁜 눈으로 용인 빌리지의 내부를 바라봤다.“어찌 됐든 간에 회장님은 박 사령관님을 만났으니 잘된 일이지 뭐.”“그러네요.”천하회에서 윤

  • 구주, 왕의 귀환   제429화

    앞에 세워진 여러 대의 랜드로버를 보며 주세호는 점점 더 어리둥절해졌다.하지만 이내 차량마다 두 명의 까만 슈트를 입은 천하회 조직원이 서 있는 게 보였다.그들은 차가운 표정으로 목석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이상한 사람과 이상한 차를 바라보던 주세호는 끝내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 혹시 어떻게 오셨어요? 왜 여기에 차를 대고 있는 거예요?”질문을 받은 천하회 조직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주세호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우리는 서경 천하회 사람입니다.”“서경 천하회요?”이를 들은 주세호가 화들짝 놀랐다.천하회가 무엇인지 당연히 주세호도 잘 알고 있었다.그것보다 천하회의 노정연, 서양 등 사람이 계속 윤구주와 친분을 쌓고 싶어 한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었다.용인 빌리지에 이렇게 많은 천하회의 조직원이 나타났다는 건 설마 윤구주를 만나러 온 걸까?이렇게 생각한 주세호는 바로 용인 빌리지로 달려갔다.용인 빌리지.백경재, 노정연과 서양 등은 아직도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주세호가 아래서 다급하게 뛰어왔다.“주 회장님, 어쩐 일로 오셨어요?”백경재는 멀리서 달려오는 주세호를 발견하고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 인사했다.“저하의 결혼식을 미리 준비하러 왔어요.”“아참, 아래에 천하회 사람들이 쫙 깔려있던데 무슨 일이에요? 서경에서 온 차량도 엄청나게 많던데.”주세호가 궁금해서 물었다.백경재가 웃으며 저편에 있는 노정연과 그 일행을 가리키며 말했다.“그건, 저쪽에 물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주세호의 눈빛이 노정연 쪽으로 향했다.그러자 노정연이 웃으며 다가왔다.“회장님, 안녕하세요.”“정연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천하회 사람들이 왜 갑자기 용인 빌리지에 대거 몰려온 거예요? 서경 차량도 엄청나게 많던데.”주세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회장님, 오해하셨어요. 천하회 회장님이 강성으로 올라오셨어요.”노정연이 이렇게 설명했다.뭐라고?“천하회 회장님이 오셨다고요?”주세호가 놀라서 물

  • 구주, 왕의 귀환   제430화

    박창용의 말을 듣고 원성일과 주세호도 더는 인사치레를 하지 않았다.하지만 주세호는 여전히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아까 사령관님께서 한 가족이라고 했는데 설마 원 회장님도 저하를 알고 계셨던 건가요?”“네, 주 회장님 말씀이 맞아요. 저하를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제 목숨도 저하가 구해주셨는걸요.”“저하가 없었으면 저 원성일도 오늘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원성일이 이렇게 말했다.“이런 우연이 있다니.”주세호가 놀라며 말했다.“그러게요. 저도 아직 실감이 잘 안 납니다. 이번에 제 부하가 저한테 윤 선생님을 소개해 주지 않았으면 윤 선생님이 저하일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원성일이 감탄하며 말했다.그러더니 숨을 고르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저하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서경에서 듣고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꼭 저하를 위해 복수하겠다고 생각했죠.”“반년 새에 10국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 외에 저하가 생전에 쓰던 물건을 찾고 있었습니다.”“그러다 찾아낸 정보라면 저하가 생전에 쓰시던 구주령이 판인국 놈들 손에 들어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여 강성에 사람을 보내 저하의 구주령을 어떻게든 찾아 모셔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하가 강성에 있을 줄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원성일은 끝내 모든 걸 털어놓았다.주세호가 이를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아, 그랬군요.”“하하, 왜 전에 노정연 씨가 그 가짜 구주령을 꼭 사들이겠다고 그렇게 아등바등했는지 알겠네요. 원 회장님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네요.”이를 들은 윤구주도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윤구주가 원성일에 대한 인상은 늘 좋은 편이었다.천하회는 종래로 힘을 무기로 사람을 괴롭히지 않았고 화진을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운 적이 있다.하지만 더 중요한 건 원성일이 윤구주에 대한 뜨겁고 진솔한 마음이었다.“음, 괜찮네요.”“이번에 상일이 동생도 왔고 주 회장님도 왔고 민도살도 강성에 있어요.”“만약 정태웅과 천현수, 그리고 저하의 곁을 따랐던 4대 장군도 있었다면 정

  • 구주, 왕의 귀환   제431화

    뚱땡이가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말끔한 서생은 귀에 피가 날 것 같았는지 끝내는 늑대와도 같은 눈을 뜨더니 그 뚱땡이를 힘껏 노려봤다.“야 이 머리에 살만 찐 놈아, 돌대가리야?”“형님이 전보에서 어떻게 당부했는지 잊었어?”한 소리 들은 뚱땡이는 멈칫하더니 말했다.“음, 어떻게 당부했는데?”“형님은 우리더러 꼭 비밀리에 만나러 오라고 하셨어. 들키는 순간 죽음이라고도 하셨고.”“넌 그 대가리에 똥만 들었어?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우리 암부의 전용기를 타?”“네가 말해 봐. 만약 우리가 암부를 떠났다는 사실을 그 사악한 여자가 알기라도 하면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자세히 보니 뚱땡이와 서생은 바로 화진 암부의 양대 지휘사 백곰과 늑대였다.되레 욕을 먹은 정태웅은 이제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윤구주에 관한 일이라면 그가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꼭 기억해야 한다.정태웅은 살이 잘 오른 머리를 긁적이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말이 맞아. 됐지? 나도 너랑 더는 입씨름하기 싫어. 스튜어디스 누나들 찾아서 농담이나 까먹어야지.”정태웅은 이렇게 말하더니 비즈니스석 뒤편으로 걸어갔다.화진 암부의 두 번째 수장으로서 정태웅은 적응력이 뛰어났다.제일 중요한 건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이었다.비즈니스석 뒤편으로 오자마자 정태웅은 아리따우면서도 청순한 스튜어디스와 열정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스튜어디스는 170은 되는 키에 몸매가 죽여줬고 볼륨감이 살아 있었다. 검은 스타킹을 신은 다리는 사람의 피를 꺼꾸로 쏟게 했다.이를 본 정태웅은 야릇한 눈빛으로 스튜어디스의 봉곳한 가슴을 바라봤다.이에 어여쁜 스튜어디스의 표정이 점점 난감해졌다.“승객님, 비행기가 곧 강성에 도착할 예정이오니 빨리 자리에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난류로 비행기가 흔들려서 다칠까 봐 걱정입니다.”아리따운 스튜어디스는 어떻게든 이 뚱땡이를 밀어내려 했다.하지만 정태웅의 낯짝은 그 철판보다 두꺼웠고 헤헤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지방이 두꺼워서 다칠 수가

Pinakabagong kabanata

  • 구주, 왕의 귀환   제1696화

    윤신우는 말을 마친 뒤 별안간 손바닥을 폈고 곧 허공에 떠 있는 비검이 그의 손바닥 위로 나타났다.겨우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비검이 나타나자 윤씨 일가 저택 전체가 그것의 무시무시한 검기에 휩싸였다.“비검?”비검이 나타나자 원래도 추악했던 비검의 얼굴이 더욱더 추악해졌다.“어, 어떻게 서요산의 비검을 쓸 수 있는 거지?”독인이 겁에 질린 표정을 지을 때 윤신우는 손을 들어 가리켰다.“가라.”손바닥만 한 비검은 흰 빛줄기가 되어 유성처럼 허공에 있는 검은색의 거대한 손을 향해 날아갔다.쿠구궁!하늘을 전부 가릴 듯하던 검은색의 거대한 손은 그렇게 윤신우의 일격에 파괴되었다.그뿐만 아니라 비검이 지나가는 곳에 있던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비검은 독인이 만들어낸 거대한 손을 파괴한 뒤 곧장 독인을 향해 날아들었다.‘뭐야?’무시무시한 비검 때문에 독인은 당황했다. 그는 서둘러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고 자신의 몸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녹색의 독가스로 보호막을 만들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보호막은 윤신우의 비검을 전혀 막을 수 없었다.촤악!보호막이 윤신우의 비검 때문에 부서져 내렸다.“젠장... 이렇게 죽는 건가?”독인은 낙담한 얼굴로 코앞까지 날아든 비검을 바라보았다. 그의 일그러진 얼굴 위로 절망이 드리워졌다.그런데 무시무시한 비검이 독인의 머리를 꿰뚫으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독인의 앞에 섰다.그는 문창정이었다.그가 손바닥으로 밀어내자 윤신우의 비검 위에 손자국이 생겼고 곧 탁 소리와 함께 비검은 방향을 틀어 날아왔던 방향으로 다시 돌아갔다.“독인, 제가 윤씨 일가의 가주를 얕보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 말을 믿지 않더니, 이젠 믿을 수 있겠습니까?”문창정은 윤신우의 비검을 막은 뒤 음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죽을 뻔했던 독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뚝뚝 흘렀다.그는 땀을 닦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네, 네... 선배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제가 너무 경솔했습니다.”윤신우는 갑자기 나타난 문창정을 바라보면서 입을

  • 구주, 왕의 귀환   제1695화

    독인은 윤신우가 단번에 자신의 녹색 발톱을 망가뜨리자 음산한 눈빛으로 말했다.“역시 윤씨 일가의 가주다워.”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입을 열면서 뭔가를 토했고 곧 검은색의 사악한 기운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그 사악한 기운이 나타나자 독인은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이내 검은색의 사악한 기운은 장검이 되었다.장검은 섬뜩한 기운을 내뿜었다.그리고 독인은 검은색의 검을 들고 윤신우를 향해 달려들었다.윤신우는 독인이 검을 들고 달려드는데도 걸음 한 번 움직이지 않고 손을 들었다.쿵!무시무시한 장풍이 엄청난 파워를 지닌 채 독인의 장검에 닿았다. 무시무시한 힘 때문에 독인은 엄지와 검지 사이가 아팠다. 그는 이내 허공에서 연신 뒷걸음질 쳤다.“아주 강하네!”독인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더니 어두워진 얼굴로 윤신우를 바라보았다.윤신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뒷짐을 지고 있었다.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계속해.”“좋아! 그러면 나도 사양하지 않겠어!”독인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더니 갑자기 두 손을 폈다.“독왕정!”쿵!그의 등 뒤에 있던 검은색의 나무 상자가 갑자기 날아와서 독인의 앞에 놓였다.독인은 두 손으로 수인을 맺은 뒤 검은색의 나무 상자를 눌렀고 곧 무시무시한 독가스가 상자 안에서 뿜어져 나왔다.그 독가스는 곧바로 결계를 만들었다.그 결계는 범위가 아주 넓었는데 그 범위 안에 있는 생물들이 모두 부식되었다.꽃도, 풀도, 나무도 모든 것이 눈에 보이는 속도로 빠르게 시들어갔다.“윤씨 일가의 가주가 30년 전 최강자였다고 하던데 오늘 그 실력을 한 번 보고 싶군.”독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두 손을 폈다.그러자 독가스 결계 안에서 갑자기 아주 거대한 검은색의 손들이 나타났다. 그 손들이 나타나자마자 독인은 윤신우를 가리켰고, 수많은 손들이 윤신우를 공격했다.윤신우는 한쪽 손을 등 뒤로 가져갔는데 아주 평온한 표정이었다.수많은 손들이 그의 앞에 도착했을 때, 윤신우는 갑자기 발을 굴렀다.쿵!엄청난 폭풍이 그의 몸에서 폭

  • 구주, 왕의 귀환   제1694화

    “문 선배님이 보낸 건가?”윤신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문창정 선배님이 그러더군. 윤씨 일가의 가주는 30년 전 최고로 강했다고. 그래서 오늘 한 번 그 실력을 좀 보고 싶은데.”독인이 웃으면서 말하자 윤신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당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독인은 킥킥 웃었다.“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곧 알게 될 거야.”“형님, 저 못생긴 놈이랑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당장 죽이겠습니다!”윤창현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면서 독인을 공격하려고 했다.윤창현은 원래 불같은 성격이었기에 그들이 멋대로 윤씨 일가를 침입하고 건방진 소리까지 해대는 걸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윤창현은 엄청난 힘이 담긴 주먹을 휘둘렀다.윤창현이 공격하자 독인의 뒤에 서 있던 귀형도를 지닌 탁훈이 검을 뽑았다.검은 검이 나타나는 순간 검날이 섬뜩하게 번쩍였고 탁훈은 곧 윤창현과 격투를 벌이기 시작했다.탁훈이 나서는 순간, 독인의 뒤에 있던 수십 명의 복면을 쓴 강자들이 일제히 외쳤다.“죽여라!”그렇게 대전이 시작됐다.수십 명의 사람들이 삽시에 윤씨 일가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그 사람들이 나서는 순간 윤신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싸우려고? 그렇다면 우리 윤씨 일가도 진지하게 싸워주지. 다들 나와!”윤신우가 명령을 내리자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윤씨 일가의 절정 고수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30여 명의 사람들 모두 절정 강자였다.그것이 바로 윤씨 일가의 저력이었다.갑자기 30여 명의 절정 강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독인의 눈가가 심하게 경련했다.대전이 시작됐다.독인이 데려온 수십 명의 강자는 이내 윤씨 일가의 절정 강자들과 싸우기 시작했고 곧 무홍의 기운들이 마치 기둥처럼 하늘 위로 치솟았다.다들 싸우고 있을 때 독인이 입을 열었다.“윤 가주, 난 당신과 한 번 실력을 겨뤄보고 싶어.”독인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웃었다. 그가 말을 마치자 그의 몸에서 녹색의 독가스가 안개처럼 뿜어져 나

  • 구주, 왕의 귀환   제1693화

    서울 윤씨 일가.윤구주가 돌아온 뒤 윤씨 일가는 줄곧 평온한 상태였다.깊은 밤, 텅 빈 윤씨 일가의 저택 안.한 어린아이가 자전거를 타면서 마당 안을 누비고 있었다.그 아이는 바로 윤하율이었다.자전거를 타고서 마당을 누비던 윤하율은 앞에 있는 수풀 쪽에서 기척을 들었다.윤하율은 곧바로 멈춰 서서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풀 쪽을 바라보았는데, 수풀 안에서 갑자기 사람 팔뚝만 한 독사가 튀어나와 윤하율을 물려고 했다.“꺅!”윤하율은 겁을 먹고 비명을 질렀다. 윤하율이 비명을 지른 순간, 두 사람이 윤하율의 앞에 나타났다.“아가씨, 왜 그러세요?”그 두 사람은 윤씨 일가의 강자였다.“뱀... 뱀이 있어요...”겁을 먹은 윤하율은 떨리는 목소리로 수풀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수풀 쪽으로 고개를 돌린 두 사람은 수풀 쪽에서 튀어나온 검은 독사를 발견했다.이상한 점은 검은 독사 외에도 수풀 속에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독을 가진 생물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점이다.독이 있는 전갈과 두꺼비, 독사까지...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였다.윤씨 일가의 두 강자는 그 광경을 본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섰다.“어서 아가씨를 보호해! 누군가 우리 윤씨 일가를 공격하고 있어!”그중 한 명이 그렇게 얘기하면서 빠르게 오른손을 움직였다. 곧이어 무시무시한 장풍이 독을 가진 생물들을 단번에 죽였다.그럼에도 여전히 그 수가 너무 많았다.곧이어 셀 수 없이 많은 독충과 독사들이 저택과 인공산을 가득 메웠다.“기습이다!”“누군가 윤씨 일가를 기습했다!”경보 소리가 저택 전체에 울려 퍼졌다.경보가 울리는 순간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던 세 명의 강자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그 세 사람은 바로 윤신우, 윤창현, 윤정석 형제였다.“하율아!”윤신우는 겁을 먹은 윤하율의 모습을 보고 서둘러 아이에게 다가갔다.“하율아, 얼른 아버지한테 말해보렴. 어디 다친 곳은 없니?”윤신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윤하율을 품에 안고 물었다.“전 괜찮아요...”윤하율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692화

    “구주 형, 수이는 스님이면서 정말 여자를 많이 밝히네!”윤구주도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는 공수이가 정말로 칠수방의 여자와 만날 줄은 몰랐다. 게다가 그들의 진도는 아주 빨랐다.윤구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됐어. 일단 우리는 방해하지 말자.”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뒤쪽으로 걸어갔고, 함지우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공수이 쪽을 힐끗 보더니 묵묵히 윤구주를 따라갔다.그렇게 20여 분 뒤, 공수이와 차비연이 뒤쪽 수풀에서 나왔다.공수이는 굉장히 만족한 표정이었고 차비연은 얼굴이 붉었다. 마치 물기를 머금은 한 떨기 꽃과 같은 모습이었다.“비연 누나, 앞으로 누나는 나 공수이의 여자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진짜 많이 사랑해 주고 아껴줄게요!”공수이는 수풀에서 나오면서 가슴팍을 치며 장담했다.차비연은 웃으며 말했다.“양심은 있네. 내가 그렇게 예뻐해 준 보람이 있어.”“누나는 정말 최고예요! 누나, 내가 정말 많이 아껴줄게요!”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 갑자기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누구예요?”공수이는 깜짝 놀랐다.앞에는 윤구주와 함지우가 서 있었다.“어? 구주 형님? 왜 여기 있는 거예요?”윤구주를 본 순간 공수이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함지우는 경멸 가득한 표정으로 공수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공수이, 볼일은 다 봤어?”공수이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무슨 볼일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함지우는 같잖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모르는 척하는 거야? 네가 호색한이라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뻔뻔하기까지 하네.”공수이는 함지우의 말이 들리지 않는 척했다. 뻔뻔하다는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칠수방의 차비연이 이때 윤구주를 보았다.“멋진 오빠? 왜 여기 있는 거예요?”차비연은 아름다운 눈을 크게 뜨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너였어?”윤구주는 공수이와 만난다는 칠수방의 여자가 차비연일 줄은 몰랐다.“네, 저예요. 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차비연은 흥분해서 말했다.두 사

  • 구주, 왕의 귀환   제1691화

    “누나도 정말 날 좋아해요?”공수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곤륜을 떠난 뒤 공수이는 줄곧 달콤한 연애를 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그가 좋아하는 여자들은 전부 윤구주를 좋아했고 그것 때문에 공수이는 꽤 충격이 컸다. 그래서 정태웅과 함께 룸살롱을 드나들었다.공수이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서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는 난생처음 고백받았다.“응, 좋아해!”차비연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상에, 태웅이 형님. 들었어요? 누나가 절 좋아한대요!”공수이는 너무 들뜬 나머지 눈시울이 빨개져서 기쁜 얼굴로 정태웅에게 말했다.정태웅은 웃으며 말했다.“잘됐네!”“누나, 사랑해요!”공수이는 갑자기 차비연의 곁으로 달려가더니 몸매가 좋은 차비연을 와락 끌어안았다.그러면서 머리를 차비연의 가슴 쪽에 대고 비볐다.이러한 상황에 차비연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공수이가 이렇게 적극적일 줄은 몰랐다. 공수이는 단숨에 그녀를 끌어안았다.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어처구니가 없었다.함지우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차비연을 품에 안은 공수이를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세상에, 저럴 수도 있다고? 대단해. 정말 대단해!”공수이는 눈시울이 빨개진 채로 차비연을 꽉 끌어안았다.차비연은 사람들 앞에서 안기게 됐는데도 머쓱해하지 않고 공수이의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울지 마. 앞으로는 내가 예뻐해 줄게. 수이야, 잠깐 너랑 단둘이 얘기를 나눠도 될까?”차비연은 갑자기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당연히 되죠!”말을 마친 뒤 공수이는 차비연의 품에서 벗어나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가요. 제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안내해 줄게요.”그렇게 공수이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비연을 데리고 떠났다.두 사람이 정말로 단둘이 떠나자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약 30분 뒤, 윤구주는 소채은을 데리고 밖에서 돌아왔다.두 사람은 조금 전 그곳에 없었기 때문에 공수이와 칠수방의 일을 알지 못

  • 구주, 왕의 귀환   제1690화

    “네, 맞아요. 혹시 그 스님에게 전해주실 수 있나요? 호감이 있는데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요.”정태웅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당연하죠. 잠깐만 기다리세요. 지금 바로 수이에게 얘기하고 올게요.”말을 마친 뒤 정태웅은 곧바로 공수이를 찾으러 갔다.같은 시각, 공수이는 함지우와 나란히 앉아서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이때 정태웅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수이야, 수이야. 오늘 대박이야!”공수이와 함지우는 목소리를 듣고 함께 고개를 돌렸다.“태웅이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대박이라니요?”공수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달리느라 숨을 헐떡대던 정태웅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수이야, 칠수방의 미녀들 혹시 기억해? 그들이 널 찾으러 왔어!”‘뭐라고?’공수이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태웅이 형님, 거짓말 아니죠? 정말이에요?”공수이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진짜야. 그 미녀가 널 만나고 싶다고 직접 찾아왔어. 지금 바로 집 앞에 있어. 믿기지 않는다면 내가 안내해 줄 테니 날 따라와.”정태웅이 말했다.그 말에 공수이는 처음엔 당황하더니 곧 흥분해서 바람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마당 쪽으로 향했다.정태웅은 서둘러 그를 따라갔다.함지우는 그 광경을 보더니 코를 만지작거리면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세상에, 정말로 스님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참 별난 세상이네. 안 되겠어. 나도 가봐야겠어.”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서둘러 둘을 따라갔다.집 문 앞에는 긴 치마를 입은 몸매 좋은 차비연이 서 있었고 그녀의 뒤에는 늘씬한 미녀가 있었다.공수이는 서둘러 도착한 뒤 차비연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누나!”차비연을 본 순간 공수이는 잠깐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면서 목소리가 떨렸다.그는 달려가면서 외쳤다.차비연은 공수이를 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드디어 찾았네.”“누나, 혹시 날 찾으러 온 거예요?”공수이는 매우 기뻤다.“그럼! 참, 다친 곳은 어때? 나한테 약이 있는데 써볼래?”차비연은 그

  • 구주, 왕의 귀환   제1689화

    긴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여자의 훌륭한 몸매를 가릴 수는 없었다.게다가 눈처럼 흰 피부에 아름다운 외모가 어우러지니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그리고 뒤에 있는 여자도 아주 늘씬하고 아름다웠다.“넷째 언니, 정말로 이곳에서 그 스님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거예요?”뒤에 있던 늘씬한 미인이 물었다.넷째 언니라고 불린 여자는 자세히 보니 칠수방의 칠금채 중 한 명인 차비연이었다.차비연은 예쁜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여기서 찾을 수 있을 거야.”“하지만 어르신이 그러셨잖아요. 우리 칠수방은 이번 전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요. 그리고 현문과 자운각에서 대장로를 모셨다고 해요. 넷째 언니, 우리가 그 스님을 찾는다면 현문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지 않을까요?”차비연은 그 말을 듣고 말했다.“흥, 그 사람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그들은 여럿이서 사람 한 명을 괴롭히는 비열한 인간들이야. 이기지 못할 것 같으니까 대장로까지 불러오다니, 어처구니가 없네. 얼마나 뻔뻔하니. 안 그래?”늘씬한 소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확실히 뻔뻔하긴 하죠.”“그렇지? 비록 우리 칠수방도 6대종문 중 하나지만 나는 그들을 경멸해. 그리고 내가 그 귀여운 스님을 찾는 건 내 사적인 일이야. 그게 그들과 뭔 상관이야?”차비연이 한마디 보탰다.“넷째 언니, 설마 정말로 그 스님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니죠?”늘씬한 미녀가 눈을 깜빡이면서 웃으며 물었다.“좋아하면 안 돼? 그 스님은 아주 강했어. 게다가 얼굴도 귀엽잖아! 그런 애를 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어?”“하지만... 스님이잖아요!”늘씬한 소녀가 말했다.“하하, 나는 원래 자극적인 걸 좋아해.”차비연이 대꾸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면서 윤구주 등 사람들이 지내고 있는 집 쪽으로 향했다.“바로 저 앞이야!”윤구주의 집에 도착하기 직전, 차비연이 입을 열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곧바로 그곳으로 빠르게 다가갔고 늘씬한 미녀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집 근처에 가까이 다가가게

  • 구주, 왕의 귀환   제1688화

    함지우는 공수이의 낙담한 모습을 바라보며 그에게로 걸어갔다.“공수이, 뭐해?”함지우는 일부러 물었다.함지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공수이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뭘 하든 그쪽이랑 뭔 상관이에요?”“음, 나랑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 보니 너 여자를 좋아한다면서? 그거 진짜야?”함지우의 질문에 공수이는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그래요. 좋아해요. 왜요?”“대단하네. 스님이 여자를 좋아하다니, 너 정말 대단하다.”함지우는 공수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다들 속세에는 유혹이 많다고 하던데 그게 진짜일 줄이야.”함지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공수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공수이는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는 함지우와 가까이 앉기 싫은 듯했다.“자, 형한테 얘기해 봐. 넌 어떤 여자를 좋아해?”함지우는 얄미운 얼굴로 공수이에게 물었고 공수이는 그를 무시했다.“쪼잔하게 굴지 말고 얘기해 봐.”공수이가 대답하지 않자 함지우가 계속해 물었다.공수이는 잠깐 뜸을 들인 뒤 말했다.“일단 그 사람은 얼굴이 아주 예뻐요. 그뿐만 아니라 피부도 아주 매끈하고 보드라워 보였고 몸매도 굉장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도 분명 날 좋아하고 있다는 거예요. 날 계속 칭찬해 줬고 날 향해 웃어주기도 했어요.”“진짜?”함지우는 그 말을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믿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요.”공수이가 투덜댔다.“나한테 얘기해 봐. 그 사람 이름이 뭐야? 어디 출신이야?”“이름은 알지 못해요. 칠수방 사람이란 것만 알아요.”공수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머릿속에 차비연을 떠올렸다.“칠수방? 6대종문 중 하나인 칠수방?”함지우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왜요?”공수이가 말했다.“네가 칠수방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칠수방 사람을 좋아하는 거야?”함지우가 물었다.“그쪽이랑 뭔 상관이에요? 내가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다른 것까지 신경 써야 해요?”공수이가 반박했다.함지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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