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회 노정연은 윤구주를 알게 된 뒤로 정말로 용인 빌리지의 문지기가 되었다.박창용이 빌리지에 모습을 드러내자 천하회의 서양이 처음으로 반응했다.“누구시죠?”박창용은 그들을 무시하고 성큼성큼 걸어갔다.“음? 군인인데요?”서양은 당황하며 말했다.백경재는 갑자기 두 다리에 힘이 풀려서 말했다.“세상에... 저 사람은 창용부대 총사령관인데!”창용부대라는 말에 서양은 깜짝 놀라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천하회가 대단하긴 했지만 창용부대가 그들보다 더 대단했다.그들은 무려 백만 군대를 통솔하기 때문이다.박창용은 백경재를 무시하고 성큼성큼 걸어가서 우렁차게 물었다.“저하는요?”백경재는 헐레벌떡 뛰어갔다.“총사령관님, 저하께서는 지금 내전에 계십니다.”“음, 알겠어요.”박창용은 말을 마친 뒤 곧장 내전 안으로 들어갔다.박창용이 들어가는 걸 보며 서양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백 대사님... 윤구주 씨 대체 정체가 뭔가요? 창용부대 총사령관이 직접 윤구주 씨를 만나러 오다뇨!”백경재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곧 알게 될 겁니다!”서양은 침을 꿀꺽 삼켰다.예전에 그의 앞에서 시건방을 떨면서 무례하게 굴었던 걸 떠올린 서양은 콱 머리 박고 죽고 싶었다.내전.윤구주가 소채은과의 통화를 끝내자마자 박창용이 들어왔다.“저하!”군복을 입은 박창용은 윤구주를 보자마자 예를 갖췄다.“자네가 여긴 어쩐 일이지?”윤구주는 친한 사이인 박창용이 다가오자 살짝 의아해했다.“저하의 결혼식인데 제가 어떻게 참석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박창용이 우렁차게 말했다.“내가 결혼한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윤구주가 물었다.“주세호 그 자식이 알려준 겁니다. 그런데 저하, 결혼하신다는 걸 왜 제게 알리지 않은 겁니까?”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훈련하는데 방해될까 봐 그랬지.”“훈련이 뭐 대수라고 그러십니까? 저하의 일이라면 그 어떤 중요한 일도 저하 뒷전인데 말입니다.”박창용의 말에 윤구주는 호탕하게 웃었다.“저하, 대체 어떤 복 많은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자 윤구주는 저도 모르게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그들은 예전에 그와 호형호제한 사이였기 때문이다.“민규현이 얘기했을 거야.”윤구주가 중얼댔다.“하하하하! 다행이에요.”박창용은 기쁘게 웃었다.“정태웅과 천현수가 저하께서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감격해서 울지도 모릅니다!”윤구주는 웃었다.그의 말대로였다.다른 두 사람은 그가 살아있다는 걸 알면 엄청 감격할 것이다....화진, 서울.웅장하고 장엄한 저택 문 앞에 몇 미터 높이의 거대한 비석이 세워졌다.비석은 무겁고 오래되었다.그 위에는 힘 있는 글씨체로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암부!그곳은 화진 암부의 최고사령부이자 화진 암부의 권력중심이었다.이때 암부 밀실 안에는 마른 몸에 흰 얼굴의 흰옷을 입은 남자가 긴장한 얼굴로 서 있었다.그는 외모만 보면 모범생처럼 보였지만 그의 눈동자에서 피를 갈망하는 늑대의 습성이 은근히 보였다.그가 바로 암부 3대 지휘사 중 늑대 천현수였다.그는 모범생처럼 점잖게 생겼지만 암부에서 무자비하고 무정하기로 소문났다. 심지어 적을 절대 가만두지 않았다.당시 부성국이 남해에서 소동을 일으켰을 때, 천현수는 홀로 부성국의 무사 수백 명과 싸웠다. 마지막에는 홀로 부성국까지 쫓아가서 그곳에 불을 질러 오래된 궁전들 십여 개를 홀라당 태웠다.그 뒤로 부성국은 그를 철천지원수로 여겼고, 천현수가 절대 부성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암부에서 3대 지휘사 중 천현수가 가장 계략에 밝았다. 그는 암부의 크고 작은 일들, 거의 모든 일들을 처리했다.하지만 이때 암부에서 가장 냉정하고 기지가 넘친다고 평가받는 그는 큰일이라도 난 사람처럼 바짝 긴장한 얼굴이었다. 심지어 그는 앉아있지도 못하고 계속 서성거렸다.한참이 지나서 공처럼 뚱뚱한 사람이 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천현수, 왜 이렇게 급히 날 부른 거야? 내가 얘기했잖아. 1년 동안은 저하를 위해 애도해야 하니 절대 날 방해하지 말라고.”그 말과 함께 뚱뚱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정태웅이 이를 건네받아 민규현이 보내온 전보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윤구주가 살아있고 지금 강성시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눈앞이 깜깜해져 육중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미친, 정태웅, 뭐 하는 거야?”정태웅이 시체처럼 그 자리에 드러누워 있자 천현수는 어이가 없었다.바닥에 누운 정태웅은 꼼짝달싹하지 않고 눈물만 펑펑 흘리며 말했다.“건드리지 마. 일단 나한테 진정할 시간을 좀 줘.”“...”천현수는 할말을 잃었다.그렇게 정태웅은 바닥에 누워 1분을 진정했다.그러다 마치 회오리처럼 육중한 몸을 홱 일으켰다.“저하가 살아있다니, 늑대야, 빨리 내 싸대기 좀 후려쳐봐. 이거 꿈 아니지?”정태웅은 천현수의 두 손을 잡더니 싸대기를 쳐달라고 했다.“미친놈.”천현수는 정태웅을 상대하기 싫어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정태웅은 화난 기색 하나 없이 온 힘을 다해 자기 뺨을 서너 번 후려쳤다.볼이 얼얼해져서야 정태웅은 “어머나” 하고 소리를 지르며 흥분하기 시작했다.“와, 미친, 꿈이 아니야!”“이게 다 진짜라고?”“저하가 정말 아직 살아있다고?”천현수는 그런 정태웅을 째려보며 말했다.“모자란 놈아. 입 좀 다물면 안 돼? 형님이 언제 우리를 속인 적 있어? 저하가 살아 있다는 소식은 아마 확실할 거야.”이를 들은 정태웅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폴짝폴짝 뛰기까지 했다.그러다 천현수를 끌어안고 소리쳤다.“아하하하하!”“저하가 아직 살아있다니!”“형님이 아직 살아있다니!”천현수는 정태웅을 바로 밀어냈다.“모자란 놈아, 소리 낮춰!”정태웅이 말했다.“낮추긴 개뿔. 저하가 아직 살아있다는데 어떻게 진정해? 온 천하에 알려도 모자랄 판에.”“그러니까, 이 모자란 놈아, 입 좀 다물라고. 형님에 전보에서 단단히 당부했어. 저하가 살아있다는 소식은 너랑 나 두 사람 외에는 절대 발설하면 안 된다고.”“발설하는 순간 죽는대.”잉?정태웅이 넋을 잃었다.“왜?”“저하가 살아있다는데 잔치판을 벌려도 모자랄 판에.”
“젠장, 이제 알겠어.”“네 말은 저하가 살아있다는 소식이 절대 그 여자 귀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거지?”정태웅이 물었다.“당연하지.”“만약 그 여자의 귀에 들어간다면 우리 화진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천현수의 눈빛이 서늘해졌다.정태웅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전임 군왕이 죽고 새 군왕이 이미 군림한 상태다.만약 지금 ‘구주왕’이 살아있다는 소식이 퍼지기라도 하면 화진 전체가 크게 요동칠 것이다.그러면 10국까지 흔들리게 된다.그 원인이라면 윤구주는 9주의 군신이었고 한 개 군으로 10국을 대적하면서 10국의 국경을 안으로 수만 리 줄이게 한 제일 용자였기 때문이다.하여 윤구주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은 절대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늑대야, 우리 지금 어떡하면 좋을까?”정태웅이 얼른 물었다.“형님이 전보에서 우리더러 비밀리에 강성으로 올라와 만나러 오라고 하셨어.”천현수가 말했다.“진짜야? 정말 저하를 만날 수 있는 거야?”정태웅은 이를 듣더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래.”“잘됐어. 정말 너무 잘된 일이야. 더는 저하의 능묘를 지키지 않아도 되겠네. 흑흑.”정태웅은 이렇게 말하더니 서러움에 엉엉 울기 시작했다.코를 훌쩍이는 정태웅을 보고 천현수는 정말 한 발 걷어차고 싶었다.“됐어. 이 뚱땡아, 그만 울어.”“지금 바로 암부로 가서 소대 이상의 간부에게 중무전에 집합하라고 전해.” “그리고 내 명령도 하달해. 동경, 서경, 남경, 북경의 40만 암부 엘리트들은 일체 업무를 중단하고 무장 대기하라고.”천현수가 말했다.정태웅이 이를 듣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늑대야, 설마 전쟁이라도 하려고?”“정말 그래야 한다면 하면 또 어때? 전에 저하를 따라서 산전수전 다 겪어봤는데.”“하하하하!”“난 정말 너의 이런 악바리가 마음에 든다니까. 그래 좋아. 손에 피를 안 묻힌 지 꽤 되어서 손이 근질근질했던 참인데 잘됐네.”정태웅이 이렇게 말하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천현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서울
원성일은 서른 살이 되어서야 한 신급 귀인을 만나 무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렇게 고작 몇 년 사이에 그는 한 지역을 이끄는 거장이 되었다.더우기는 서경에 이름을 날린 천하회를 직접 창설했다.천하회에 대가급 경지에 오른 고수만 해도 10명 남짓하다고 한다.이로써 천하회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이 될 것이다.옆에 앉은 늙은이가 이렇게 말하자 원성일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차창으로 강성의 고층 건물을 내다보며 말했다.“강성 참 오랜만이네.”“회장님, 도대체 누구 결혼식에 참석하시길래 이렇게 직접 오시는 거예요? 너무 과분한 처사 같은데요.”입을 연 늙은이는 민태오였다. 민태오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원성일이 웃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하지만 정연이가 그러더라고. 윤구주는 이미 신급 경지에 다다른 고수라고. 게다가 암부의 3대 지휘사인 호존도 그 사람 앞에서는 굽신거린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궁금해서 와본 거야.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암부 호존, 민도살이요?”“그래.”민태오는 너무 놀란 나머지 넋을 잃었다.“대박! 화진에서 호존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호존도 굽신거릴만한 사람이 과연 누굴지 저는 예상이 안 가네요. 천하에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요?”원성일이 웃으며 말했다.“네 말이 맞아.”“예전에 천하에 이름을 날리던 그 사람(인왕) 외에 호존 민규현이 이렇게 존경을 표할 만한 사람이 누굴지 나조차도 예상이 안 가.”“그래서 이렇게 직접 강성으로 온 거야.”이에 민태오도 침묵을 지켰다.한참이 지나서야 민태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회장님, 화진의 그 분(인왕), 정말 전사하신 걸까요?”“맞아.”원성일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먼곳을 바라봤다.“이번에 정연을 강성에 보낸 것도 그분의 유품(구주령)을 찾기 위해서야. 은혜를 입은 적도 있고 그분 덕분에 천하회도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거야.”“내게 그분(인왕)은 은인과도 다름없는 존재야.”“더우기는 우리 천하회의 은인
용인 빌리지.천하회 사람이 강성시로 입성하고 있을 무렵 윤구주는 박창용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윤구주의 결혼은 천하의 축복을 받아야 할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윤구주는 신분을 노출하면 안 되기에 일단 먼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축복하러 왔다.그 속엔 창용 부대, 서울 암부, 그리고 강성 제일 갑부 주세호와 곧 도착하는 천하회가 있었다.박창용은 윤구주와 앉아 과거를 회상했다.정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천하회의 노정연이 서양과 마 선생을 데리고 들어왔다.“저하, 이 사람들은 누구죠?”박창용은 전에 문어구에서 노정연과 그 일행을 본 적 있었지만 그들이 무슨 신분인지 몰랐기에 궁금함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이분들은 서경 천하회 사람들이네.”윤구주가 덤덤하게 말했다.“천하회요? 설마 원성일의 부하예요?”박창용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그래 맞아.”“이상하네? 서경 천하회 사람들이 왜 저하 곁에 있어요?”박창용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그는 천하회와 같은 신분은 윤구주와 알고 지낼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의아해한 것이었다.“말하자면 기네. 하지만 천하회도 그때 우리 화진을 위해 공을 세웠고 명성도 꽤 좋은 편이지 않은가.”윤구주의 말에 박창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지당하신 말씀입니다.”“천하회가 최근 빠르게 크고 있긴 하지만 그때 우리 화진을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우긴 했죠.”박창용은 이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했다.“아참, 저하, 갑자기 생각난 게 있습니다. 전에 설국의 난을 평정하실 때 원성일을 구해준 적 있지 않으신가요? 맞죠?”그때 설국의 마귀산에서 일어난 전쟁은 박창용이 이끄는 창용 부대가 진압했기에 박창용은 잘 알고 있었다.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때 원성일의 목숨을 구해주긴 했네.”“하하, 그래서였군요.”윤구주가 박창용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노정연이 어느새 앞으로 다가왔다.“윤 선생님을 뵙습니다.”“사령관님을 뵙습니다.”노정
“당연하죠.”박창용이 웃으며 말했다.“윤 선생님, 사령관님 감사합니다.”“회장님께서 사령관님이 윤 선생님과 같이 계신 걸 알면 무조건 매우 기뻐하실 거예요.”노정연이 이렇게 답했다.박창용이 소리 내 웃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나를 보고 기뻐할까, 아니면 저하를 보고 기뻐할까?’그렇게 노정연은 일행을 데리고 원성일을 데리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노정연은 서양과 마 선생을 데리고 천하회의 행렬을 맞이하러 갔다.스무 대가 넘는 위풍당당한 랜드로버 행렬이 패기 넘치게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더니 용인 빌리지가 위치한 산기슭에 멈췄다.노정연은 천하회의 차량 행렬을 공손하게 기다렸다.차량 행렬이 도착해 한 줄로 일제히 멈춰 섰다.제일 앞에 세워진 차량의 문이 열리더니 개량 한복을 입은 원성일이 대가 민태오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그 뒤로 수십 명의 천하회 조직원이 조용히 뒤를 따랐다.“강성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노정연과 서양, 그리고 마 선생은 원성일을 보자마자 바로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원성일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인사는 넣어두게.”“정연아, 여기가 바로 네가 말한 그 윤 선생님이 산다는 곳이야?”원성일은 고개를 들어 웅장한 기세의 용인 빌리지를 올려다봤다.“네, 회장님.”노정연이 대답했다.“이곳은 호랑이와 청룡이 머물러 있어서 그런지 그 기세가 하늘을 치솟고 있구나. 아주 좋은 곳이야.” “그저 네가 그렇게 칭찬하는 윤 선생이라는 분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할 뿐이야.”원성일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다.“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회장님이 익히 알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지금 빌리지에서 회장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노정연이 말했다.“그래?”“내가 익히 아는 거물이라? 누구야?”원성일이 물었다.천하회는 서경에 있고 강성은 남쪽에 있었기에 거리가 꽤 멀었다.하여 원성일이 이쪽으로 넘어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근데 노정연이 그가 익숙히 알고 있는 큰 인물이 여기에 있다고 하니 원성일
용인 빌리지 대문 앞.기골이 장대한 박창용이 완전 무장하고는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서 있기만 해도 온몸으로 올곧은 군인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후광이 보일 정도였다.박창용의 뒤로 두 명의 반듯한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백경재도 보였다.이때 천하회 사람들이 도착했다.“회장님, 저기 좀 보세요. 박 사령관님이십니다.”노정연은 원성일과 일행을 데리고 올라오더니 대문 앞에 서 있는 박창용을 가리켰다.원성일은 박창용의 다부진 뒷모습을 보자마자 몸이 세차게 흔들렸다.“정말 사령관님이잖아!”“사령관님!”원성일은 흥분하며 이렇게 불렀다. 천하회의 회장이 마치 가족이라도 만난 듯 그쪽으로 뛰어갔다.“원성일, 사령관님을 뵙습니다.”“5년 동안 이날만을 기다려왔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원성일은 눈시울을 붉히며 박창용을 향해 인사를 올렸다.“하하!”“동생, 그동안 잘 지냈는가?”박창용이 웃으며 말했다.“사령관님이 그때 챙겨주신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겁니다. 이 모든 건 다 사령관님의 은혜입니다.”원성일이 흥분하며 말했다.그때 설국의 난으로 서경은 큰 피해를 보았다.천하회가 제일 먼저 나서서 싸우긴 했지만 그래도 설국의 대군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그러다 끝내는 박창용이 이끈 창용 부대가 설국의 30만 대군을 무찔렀고 설국은 결국 핍박에 못 이겨 땅을 내주며 화해할 것을 요구했다.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창용 부대가 없었으면 천하회는 진작에 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러니 원성일도 박창용을 보고 이렇게 존경심을 표하는 것이었다.“동생,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다 같은 화진 국민으로서 꼭 해야 하는 일이었네. 너무 고마워 말게.”박창용이 웃으며 말했다.“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원성일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자네가 이번에 직접 강성으로 올라왔다고 부하가 그러길래 이번 기회에 자네를 만나볼까 싶었네. 서경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몇 년이나 못 만나지 않았는가.”박창용이 다시 입을 열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