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윤구주는 그렇게 많이 신경 쓰지 않았다.그에게는 판인국 같은 작은 나라뿐만 아니라 십 국이 손을 잡았다 해도 두렵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윤구주는 십 국을 상대하는 것이 급하지 않을 뿐이었다!그가 상대해야 하는 건 바로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 문씨 세가 그리고 윤구주를 죽이려는 문아름이었다!바로 이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교도소의 두꺼운 강철 대문이 마침내 열렸다.안으로부터 강성시 시장 임기준을 비롯해 시청의 간부들과 제1교도소의 교도관들이 먼지투성이인 얼굴로 걸어 나왔다.강성시 시장 임기준은 걸어 나온 후 빠른 걸음으로 윤구주를 향해 달려왔다.“신님! 저희를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임기준이 윤구주에게 감격에 찬 어조로 말했다!임기준은 올해 새로 부임한 강성시 시장이었고 부임 후에 줄곧 업적을 남기고 싶어 했다!오늘에 제1교도소로 온 것도 자신의 정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판인국의 습격을 당할지는 생각도 못 했다!만약에 그가 오늘 여기서 죽었으면 정말 억울한 일이었다!“민 지휘사님, 당신네 암부는 도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판인국에서 침입한 자객들조차 처리하지 못해요? 암부가 강성으로 온 후에 우리 강성시 전부가 있는 힘을 다해 당신들의 일에 협조해 주었어요. 성을 봉쇄하라면 저희는 봉쇄했고 조사하라면 저희는 조사했죠, 하지만 당신네는요? 말해 보세요, 오늘 만약에 신님께서 이 자리에 없었다면 우리 강성의 간부들은 아마도 전부 여기서 죽었을 것이 아니에요?”임기준이 민규현을 보자 화가 난 목소리로 비난하기 시작했다.그러자 민규현은 쳇 하는 소리와 함께 말했다.“임 시장님은 죽음이 그렇게 두려우세요?”“저는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에요! 단지 당신들이 과거에 자랑했던 화진의 제1암부가 너무 약한 거 아니에요?”임기준이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감히 우리 암부가 약하다고?”민규현은 분노가 가득 찬 목소리로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호랑이처럼 한 걸음 재빨리 나아갔다. 그는 마치 강성시 시장을 손에 잡아
민규현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눈을 부릅뜨고 임기준을 노려보았다!만약 윤구주가 곁에 없었다면 그는 강성시 시장 임기준을 혼내주었을 것이다.“윤 선생님, 만나서 반가워요! 제가 아직 제때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먼저 자리를 떠날게요! 제가 이 일을 끝내면 직접 윤 선생님을 찾아뵙고 목숨을 구한 은혜를 보답하겠습니다.”임기준이 정중하게 윤구주에게 말했다.이번 일로 강성시 시장 임기준은 윤구주에게 완전히 굴복했다!결국 자신의 목숨과 강성시의 간부들의 목숨은 윤구주 한 사람이 구해준 셈이니 말이다!만약에 윤구주가 없었다면 그들은 분명 이미 죽었을 것이다.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바쁘시다면 먼저 일 보세요!”“네. 윤 선생님,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임기준은 공경한 태도로 윤구주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강성시의 기타 간부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떠나면서도 임기준은 곁에 있는 간부들에게 말했다.“윤 선생님 같은 신께서 우리 강성시를 지켜주시니 이제 더 이상 다른 나라가 우리를 침범하는 게 두렵지 않을 거야!”이 말이 민규현의 귀에 들어오자, 민규 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런 젠장! 임기준 이 새끼가 정말 재수 없네! 감히 우리 암부를 원망해?”윤구주는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이 일은 확실히 네 탓이야! 누가 너 보고 제때 저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라 했어?” 어찌 됐든 저 사람은 강성시 시장이잖아!”“그냥 시장인 주제에 자기가 뭔 줄 알고! 다만, 휴... 이번에는 확실히 제가 소홀했어요. 제가 생각이 깊지 못해서 저딴 판인국 새끼들을 제거하는데 저하께서 직접 나서서 손을 쓰시게 했어요!”민규현이 자책하자 윤구주가 손으로 암부원들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됐어, 그만 자책해. 얼른 가서 암부원 형제들을 챙겨!”이 암부원들은 수백 번의 전투를 거쳐 온 사람들이었다!게다가 서로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다!이번의 침입으로 인해 네 명의 암부원들이 목숨을 잃었고 중상자도 일고여덟 명에 달해서
소씨 저택.윤구주가 소채은에게 화정석으로 만든 호신용 목걸이를 주자 소채은은 너무 좋은 나머지 목걸이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침대에 누운 그녀는 그 화정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사실.소채은의 눈에는 이 화정석은 보통 노점상들이 파는 싸구려 목걸이와 다름없었다!하지만 이 목걸이는 윤구주가 그녀에게 준 것이었으니 그건 의미가 완전히 남달랐다!설령 윤구주가 그녀한테 준 것이 정말 평범한 돌멩이였을지라도 그녀의 마음속은 행복했다!그녀가 윤구주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소채은이 목걸이를 만지며 행복하게 놀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목걸이를 만질 때마다 열에너지가 한 가닥씩 그녀의 몸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이 화정석은 그야말로 타고난 보물이었다!여자에게는 더욱 몸보신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이런 효능 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호신할 수 있는 것이었다!하지만 소채은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그녀가 신나게 목걸이를 손에 쥐고 놀고 있을 때 밖에서 천희수가 밥을 먹으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소채은은 목걸이를 낀 채 식탁 앞에 앉았다.소채은은 어릴 적부터 액세서리를 즐겨 착용하지 않았고 게다가 그녀는 윤구주가 준 화정석 목걸이를 일부러 옷 밖에 놓았기에 천희수는 즉시 소채은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발견했다.“채은아, 네 목에 걸려 있는 거 뭐야?”천희수는 요리를 꺼내오면서 소채은의 목에 있는 화정석 목걸이를 가리키며 물었다.“이건 구주가 저한테 준 선물이에요!”소채은이 기쁜 심정으로 말했다.“뭐라고? 이게 윤구주가 너한테 준 거라고? 괜찮네! 그 윤구주가 너한테 선물 할 줄도 알아?”천희수는 소채은의 말을 듣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화정석 목걸이를 훑어보기 시작했다.“채은아, 이건 무슨 목걸이야? 보기에는 평범한 듯한데.”천희수도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사람이었고 지금 이 화정석 목걸이가 그냥 평범한 수정석인 것을 보자 의아한 듯 물었다.“엄마! 선물이 비싸든 안 비싸든 뭐가 중
천희수는 소채은이 목걸이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소채은이 목걸이를 몇억 원이 되는 보물처럼 항상 손에 꼭 쥐고 있는 것을 보자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러고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말했다.“채은아, 엄마가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 사실대로 알려줘!”“네. 엄마 물어보세요!”소채은이 대답하자 천희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채은아, 너 혹시 정말 그 윤구주를 좋아하는 거야?”“네, 맞아요. 엄마! 저는 구주가 너무 좋아요!”천희수의 물음에 소채은도 사실대로 대답했다.“좋아하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해, 엄마도 젊었을 때가 있었지! 하지만 이 말 한마디만 기억해,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생각해 봐, 지금 너도 나이가 적지 않으니, 미래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엄마가 걱정하는 거야! 네가 준비가 다 된 거 맞아? 예를 들면 네 미래의 짝에 대해서 말이야. 넌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또는 그가 예전에 뭘 했는지? 앞으로는 뭐 할 건지? 이런 것들은 모두 네 생활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약에 네가 단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뿐이라면 내가 충고하는데 빨리 끝내는 것이 좋아!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천희수가 쓴소리로 말했다.소채은이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데 엄마의 말뜻을 모를 리가 없었다.소채은은 고개를 들고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잘 생각했어요! 제가 윤구주와 함께 있겠다고 다짐했을 때부터 저는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엄마가 말씀하신 도리를 저도 다 알아요! 하지만 인생은 짧고 저도 언젠가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에 한평생 동안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을 가진들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자기 딸이 이렇게 말하자 천희수도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엄마도 아무 말 하지 않을게,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게! 결국 생활을 하
‘큰일났다.’‘이건 무조건 충돌이야!’소채은이 눈을 감기 전에 한 마지막 생각이다.쿵!큰 폭발음이 들려왔다.사람들은 실성한 채 달려오는 밴을 보며 소채은이 치어서 튕겨 나가든지 죽든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미친 듯이 질주해 오던 차는 갑자기 생겨난 하얀 방패를 들이받았다.그 방패는 소채은의 주변을 동그랗게 에워싸고 있었다.거대한 충격에도 하얀 방패는 끄떡없었지만 밴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졌다.돌진해 오는 차를 보며 제일 먼저 반응한 사람은 소채은의 어머니인 천희수였다.혼비백산해서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소채은에게 뛰어가며 큰 소리로 말했다.“채은아, 우리 딸...”소채은은 온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그녀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하얀 빛은 위험이 지나가자 안개처럼 천천히 사라졌다.“채은아, 어때? 괜찮아?”“대답해, 채은아.”“엄마 놀라게 하지 말고.”천희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울음을 터트리며 소채은을 꼭 끌어안았다.소채은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눈이 휘둥그레서 찌그러진 밴과 자신을 감싸고 있던 하얀 기운이 사라지는 걸 바라봤다.하얀 기운은 그렇게 천천히 흩어지더니 그녀의 목에 걸린 화정석 목걸이로 들어갔다.“엄마, 난 괜찮은 거 같아요.”소채은이 대답했다.“진짜야? 엄마 놀라게 하지 마. 어디 봐봐.”천희수는 이렇게 말하며 딸 소채은의 몸을 검사했다.소채은이 정말 괜찮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엄마 천희수는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이때 밴을 운전하던 기사도 얼른 차에서 내려 상황을 살폈다.소채은이 멀쩡한 걸 보고 운전기사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다행인 건 오늘 배달이 급해서 차를 그렇게 빨리 운전했다는 거고 납득이 가지 않는 건 아까 분명히 무언가를 쳤고 차도 찌그러졌는데 앞에 있는 예쁘장한 여인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것이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저기요. 차를 어떻게 운전하는 거예요?”“하마터면 우리 딸이 치일 뻔한 거 알아요?”천희수는 차에서 내린 운전기사를
소채은이 멍을 때리자 엄마 천희수가 옆에서 관심했다.“아니요!”소채은이 대답했다.“근데 아까 분명히 네가 차에 치이는 거 같았는데 왜 멀쩡한 거지?”천희수도 마음속에 드는 의문을 털어놓았다.소채은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목에 건 호신용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화정석으로 만든 목걸이는 아까 소채은을 보호하면서 촉발되는 바람에 표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소채은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자신의 손바닥이 뜨거워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어휴, 아무렴 어떻든 간에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다 괜찮아.”“놀랐어. 정말 너무 놀랐어.”천희수는 이렇게 말하며 소채은을 끌고 얼른 집으로 향했다.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소채은은 핸드폰을 꺼내 윤구주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하지만 통화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벨소리가 먼저 울렸다.‘잉?’“구주가 먼저 연락왔네?”화면에 뜬 윤구주의 이름에 소채은은 궁금해서 얼른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채은아? 혹시 무슨 일 있었어?”전화를 받자마자 윤구주가 물었다.그 말에 소채은은 넋을 잃었다.차 사고가 날 뻔했다고 윤구주에게 말할 참이었는데 윤구주가 그녀보다 한발 빨랐다.고민 끝에 소채은이 대답했다.“구주야, 어떻게 알았어?”“일단 이건 제쳐두고, 빨리 말해. 다쳤어?”윤구주의 관심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헤헤.”“괜찮아. 나 매우 멀쩡해.”“근데 진짜 신기하다. 구주야, 나 사고 난 거 어떻게 알았어?”소채은이 물었다.윤구주는 자기가 그녀에게 선물한 화정석 목걸이에 직접 여든한 개의 주술을 걸었다는 걸 말해줄 리가 없었다.이 주술은 윤구주의 신념과 이어져 있었다.까놓고 말하면 화정석에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윤구주가 바로 알아챌 수 있다는 말이다.아까도 화정석이 촉발되었기에 윤구주는 바로 소채은이 위험하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윤구주가 사고가 나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어온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그래, 괜찮다니 나도 마음이 놓이네.”윤구주가 말했다.“바보 같긴. 네가
용인 빌리지.전화를 끊은 윤구주도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비록 자기가 만든 ‘화정석 호신용 목걸이’에 자신감이 넘쳤지만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될 때마다 소채은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나니 윤구주의 마음도 다시 차분해졌다.“저하, 채은 아가씨는 별일 없는 거죠?”옆에 있던 백경재가 얼른 물었다.“다행이야. 호신용 목걸이를 준 덕분에 무사해.”“그렇군요. 저하의 호신용 보물을 채은 아가씨가 가지고 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잘 넘기시고 늘 평안하실 거예요.”백경재가 감탄했다.“하지만 채은 아가씨는 모르잖아요. 저하께서 힘들게 만들어주신 덕분이라는걸요.”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윤구주는 이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뒷산으로 향했다.이때 왜소한 몸집 하나가 뛰어왔다.두나희였다.두나희는 윤구주를 따라다니면서부터 염치를 무릅쓰고 집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이에 윤구주는 머리가 지끈거렸다.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두나희는 그저 7, 8살밖에 안 되는 아이였다.때릴 수도 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하여 윤구주는 최대한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두나희는 뛰어와서는 백경재에게 말했다.“어르신, 방금 우리 구주 오빠 누구랑 통화한 거예요?”백경재도 두나희가 별로 달갑지 않은지라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어린애가 그런 건 알아서 뭐 하게?”“흥!”“당연히 알아야죠. 커서 구주 오빠와 결혼할 건데.”두나희는 심술이 났는지 양손을 자신의 허리에 차고 말했다.“...”백경재는 말문이 막혔다.“내가 어리다고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마요. 아까 분명히 구주 오빠가 그 여자한테 전화하는 거 들었어요. 맞죠?”“나쁜 어르신, 사실대로 말해요. 아까 구주 오빠랑 통화한 사람 이름이 소채은 맞죠?”“잉?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백경재가 의아해서 물었다.두나희는 소채은의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역시 또 그 여우 같은 여자였어. 아악! 진짜 너무 짜증 나. 구주 오빠 왜 또 그 불여우
몸속에 있는 ‘기린화독’을 수련하고 있는 로 누르는 것 외에 천 년 된 빙설화의 한기로 누르면 효과가 더 좋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에게 천 년 된 한성 약재가 한 그루밖에 없었다. 한성 약재 두 개만 더 모으면 윤구주는 기린화독을 완전히 풀 수 있게 된다.기린화독만 풀면 윤구주는 다시 절정에 오를 수 있다.“그래, 독을 푸는 거야.”윤구주의 눈이 점차 서늘해지기 시작했다.…주씨 가문, 윈워터힐스.저번에 윤구주와 함께 경매에 참석한 뒤로 주세호는 다시 윤구주를 보지 못했다.주세호가 바쁘다거나 다른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윤구주가 만나자는 기별이 없으니 함부로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서재 안, 주세호는 늘 그랬듯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얼마나 지났는지 도우미가 갑자기 들어왔다.“회장님, 문 앞에 귀빈이 찾아와 회장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시간 없다고 전하세요.”주세호는 바로 거절했다.“네.”도우미가 나가려다 다시 멈췄다.“회장님, 말로는 서경에서 왔다고 했고 천하회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시간 없다고 전할까요?”천하회?주세호는 천하회 이 세글자를 듣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서경 천하회는 주세호도 당근 잘 알고 있었다.천하회는 서경 지역의 왕으로 통했다. 그리고 전에 홍월 경매사에서 주최한 경매에서 주세호는 천하회의 조직원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그들은 전에 윤구주를 괴롭힌 적이 있다.천하회가 갑자기 자기를 찾아온 저의가 뭔지 주세호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됐어요. 들어오라고 하세요.”주세호가 결국 이렇게 지시했다.“네.”10분 뒤.한복을 입은 절세의 노정연이 서양과 마 선생을 데리고 주세호의 서재로 들어왔다.“이렇게 불쑥 회장님을 뵈러 왔는데 혹시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들어오자마자 노정연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어여쁘게 웃으며 맞은편 테이블에 앉은 주세호를 바라봤다.주세호는 천하회의 사람들을 보고는 얼굴을 굳히더니 서늘하게 말했다.“실례까지는 아닙니다. 그냥 천하회
그 후, 윤구주는 석촌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그는 대체 누가 이렇게 잔혹하게 평범한 석촌 주민들을 해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윤구주가 석촌 주민들과 함께 마을로 걸어가는 사이, 주민들은 석촌에 대한 상황을 그에게 설명했다.그들은 흑사병이 최근 1년 사이에 발생했다고 했으며 지금까지 약 50여 명의 주민이 사망했다고 전했다.사망자들 중에는 남녀노소가 섞여 있었고 심지어 갓 태어난 아기들도 두세 명이나 죽었다고 했다.죽음 전 그들의 상태는 모두 윤구주가 말한 대로 몸의 일곱 구멍에서 피를 흘렸으며 그 피는 지독한 악취가 나는 검은 색이었다고 한다.“빌어먹을, 정말 너무하는군!”“대체 어느 놈이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해서 순진한 주민들을 해치고 있는 거야?”공수이는 아기들마저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에 차서 입을 열었다.“형님! 진짜 범인이 밝혀지면 꼭 제가 직접 그놈을 처치하게 해주세요!”공수이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석촌이 점점 가까워지자 윤구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마을을 바라봤다.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석촌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두 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3, 4천 가구가 모여 있었다.“여기가 우리 마을이요.”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한 촌장이 오래된 담뱃대를 들고 손가락으로 석촌을 가리키며 말했다.윤구주는 마을을 한번 바라보고 걸음을 멈췄다.이내 그의 두 눈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쩍이더니 순간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금빛 파동이 그의 동공에서 뿜어져 나왔다.금빛 파동이 퍼져나가자 석촌 위로, 일반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검은 살기가 하늘 높이 치솟아 마을을 감싸고 있는 게 보였다.그 살기는 팔각형 모양으로 사방에서 석촌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었다.만약 윤구주가 신념술을 쓰지 않았다면 이 끔찍한 광경을 절대 알아차릴 수 없었을 것이다.“봉인 법진?”윤구주는 석촌 위로 솟아오른 검은 살기를 보며 차가운 얼굴로 중얼거렸다.“누군가가 이 마을에 봉살진을 설치했군. 그러니 이 마을 주민들이 살기에
“그렇네!”노인의 말을 듣고 나서 윤구주는 확실히 깨달았다.‘이 마을에 어떤 고수가 무슨 술법을 걸었나 보군! 그래서 평범한 이곳 주민들이 하나둘씩 이상하게 죽어 나가는 거야!’하지만 이내 분노가 일었다.‘도대체 누가 이리도 잔인하게 이 작은 기산 아랫마을에 사는 순박한 주민들은 해치고 있는 거지?’그 순간, 윤구주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젊은이, 뭐 하나 물어보지. 우리 손자가 죽기 전에 어땠는지 어떻게 아는 건가?”노인은 윤구주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듯 물어봤다.“말했잖아요.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게 아니라고요. 손주분은 어떤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겁니다!”“뭐라고? 어떤 사람 때문에?”이 말을 듣자 눈앞의 노인뿐만 아니라 뒤에 있던 마을 주민들 모두가 놀라움에 얼어붙었다.“맞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어르신 손주분뿐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를 해치고 있어요. 지금 여러분 모두 그 무서운 살기로 인해 몸이 이미 오염된 상태입니다!”“지금 여러분 중에 이미 그걸 느끼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 살기가 몸에 스며들면 점점 기력이 약해지고 밤에는 온몸이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으로 괴로워지죠. 그리고 심해지면 코와 입에서 검은 피가 나올 겁니다!”윤구주는 다시 설명했다.이 말을 듣자마자 앞에 있던 열여섯 명의 마을 주민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어... 어찌 그걸 알고 있는 거요?”첫 번째로 탄식을 터뜨린 건 구릿빛 피부의 남자였다.알고 보니 윤구주가 말한 증상을 지금 그가 겪고 있는 상태였다.“그러게 말입니다.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조금 전 나섰던 아주머니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왜냐하면 그녀도 같은 증상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단지 그녀뿐만이 아니라 가족들 모두가 그랬다.그들은 이러한 무서운 상태가 자신들만 알고 있는 것이라 여겼으나 이 순간 윤구주가 전부 말하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다시 말하지만 이건 병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을 해치고 있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곳을 지나가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공수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들은 그의 친절한 얼굴과 스님의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꼬마 스님, 저희는 지금 장례를 치르고 있는 중이에요. 혹시 시주를 구하러 온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주셨으면 좋겠네요.”이때, 구릿빛 피부의 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분명 이들은 공수이를 시주를 구하는 스님으로 오해한 듯했다.하지만 공수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 여러분. 저는 시주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그럼 뭐 하러 온 거죠?”그 남자가 물었다.“여러분을 구하러 왔습니다!”공수이가 답했다.‘우릴 구하러 왔다고?’공수이의 말에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참 희한한 스님이네! 갑자기 우리 마을에 나타나서는 구하겠다고 말하다니... 우리를 구해줄 일이 뭐가 있다고?”이때 한 아주머니가 나섰다.그러자 공수이는 앞에 있는 관을 가리키며 말했다.“한 마디 여쭙겠습니다. 이 관 안에 누가 누워 있습니까?”“우리 마을 촌장님의 손자요!”아주머니가 대답했다.“그럼 그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계십니까?”공수이가 계속 물었다.“물론 알지요. 아이는 흑사병에 걸려 죽었습니다!”이렇게 말하는 와중 아주머니의 눈가가 붉어졌다.“아닙니다. 아이는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그때 공수이가 단호하게 말했다.“병이 아니라고요?”“꼬마 스님,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제 손자가 병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 때문에 죽은 거냐고요.”이번에는 가장 슬프게 울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뒤이어 공수이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그건 제 형님께 물어보셔야 합니다.”그제야 사람들은 비로소 윤구주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준수한 외모가 눈에 띄었다.“어르신, 마음 추스르세요. 하지만 제 동생 말이 맞습니다. 어르신의 손주분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윤구주가 갑자기 나서며 말했다.“
“어? 장례식인가?”공수이는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의아해했다. 윤구주도 한 번 스치듯이 그곳을 훑어보았다.그런데 그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검은 사악한 기운이 울고 있는 사람들 몸에서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그 사악한 기운은 사람마다 농도가 달랐다.어떤 사람은 진했고 어떤 사람은 희미했지만 모두가 그 검은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이 장면을 본 윤구주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불필요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이들이 모두 평범한 마을 사람들처럼 보이면서도 각자의 몸에 기묘하고도 검은 사악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모습이 그의 의구심을 자아냈다.“이 사람들 뭔가 이상한데.”윤구주는 울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형님, 무슨 말씀이세요?”하지만 공수이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윤구주는 눈에 황금빛 파문을 띄우며 신념술을 사용해 그 사람들의 기운을 관찰하는 반면 또 관 속에 놓인 시신으로 시선을 옮겼다.관 속 죽은 자의 기운이 가장 농밀했다. 명백히 이 시신은 지나치게 많은 검고 사악한 기운에 감염되어 죽은 것이었다.이를 확인한 윤구주는 입을 열었다.“이 마을 사람들, 오래 살지 못할 거야.”‘엥?’공수이는 갑작스러운 윤구주의 말에 놀라며 물었다.“형님, 그게 무슨 뜻이죠?”“내 말뜻은 간단해. 저들의 몸이 사악한 기운에 침식당하고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죽을 거라는 뜻이야.”“사악한 기운에 침식당했다고요?”“맞아.”공수이는 다시 한번 울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비록 신념술은 사용할 줄 모르지만 그들 모두가 병에 걸린 것처럼 극도로 쇠약해 보인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형님,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죠?”공수이가 의아해하며 묻자 윤구주는 대답하지 않고 신념술을 다시 확장했다.신념술을 사용하자 그의 신념은 마치 거대한 그물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순식간에 주변의 모든 기운이 그의 신해 속에 명확하게 나타났다.165m, 330m, 990m...마침내 신념술이 3300m 정
마황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다른 두 개의 청동 관에 고정했다.이 두 개의 관에는 마가의 첫째 대장로와 둘째 대장로가 봉인된 상태였다.“큰형이랑 둘째 형은 아직도 안 깨어났나?”마황은 즉시 대답했다.“예, 대장로님!”“좋다. 석촌의 일이 마무리된 후, 형님들을 깨우겠다. 형님들이 깨어나면 틀림없이 놀라게 될 것이다!”셋째 대장로는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며 하늘을 바라보더니 이내 몸을 날려 검은 안개처럼 절벽 위로 솟구쳐 올랐다.셋째 대장로가 위로 날아오르자 마황도 급히 그 뒤를 따랐다.그날, 마궁에서는 셋째 대장로의 출관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이틀 후, 기산에서 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한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두 사람이 나타났다.그들의 등장에 주변 사람들이 멈춰 서서 웅성거렸다.그럴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 중 하나는 비할 데 없이 준수한 용모를 지닌 청년이었고 다른 하나는 머리가 반짝이는 꼬마 스님이었으니 말이다.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는 보기 드문 이들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형님, 여기서부터 백여 킬로미터 남았습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가시죠.”대머리의 꼬마 스님이 입을 열었다.가만히 보니 이 둘은 바로 윤구주와 공수이였다. 윤구주는 앞에 있는 마을을 훑어보며 말했다.“좋다.”두 사람은 마을 안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았다.그렇게 마을 중심의 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음식을 먹은 후 그들은 방으로 돌아왔다. 공수이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형님, 내일이면 기산에 도착합니다. 마가 놈들이 틀림없이 미리 대비하고 있겠죠?”윤구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럼 뭐?”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러네?’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전에 그 곤륜 구역의 노마들도 형님을 당해내지 못했는데... 고작 마가 따위가 상대가 되겠어?’“근데 형님은 마가의 세 명의 선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공수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정보는 그자가 천하제일 문벌인 윤씨 일가 출신이라는 것뿐입니다. 그가 어느 문파나 종문에서 배웠는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릅니다.”“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자의 내공이 최소 절정 후삼품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마황이 말했다.절정 후삼품은 각각 칠살 절정, 팔부 절정, 그리고 마지막 구오 절정으로 나뉘어 있다.“후삼품이라고? 신참이 벌써 이 정도 내공에 도달했다고?”마운명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렇기에 감히 셋째 대장로님과 다른 두 대장로님을 방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마황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잠시 생각하더니 몸을 날려 공중에 떠 있다가 땅으로 내려왔다.쿵!그의 두 발이 땅에 닿자 땅이 크게 흔들렸다.“좋다!”“이미 깨어난 이상, 나도 50년 동안 화진에 얼마나 뛰어난 후배들이 나왔는지 직접 봐야겠구나!”이 말이 떨어지자 강력하고 검은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마황은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말에 감격하여 말했다.“출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씨 일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내가 깨어난 것은 단지 그런 하찮은 후배들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위한 것이지...”말을 마친 후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들어 서쪽을 바라보았다.“석촌, 그곳에 내가 지키도록 했던 물건에는 아무 이상이 없느냐?”갑작스러운 질문에 마황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모두 대장로님께서 지시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석촌은 봉인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상 징후는 전혀 없습니다!”“좋다!”“50년이 넘었으니 내 내공이라면 그곳을 열 수 있을 것이다.”“끼이히히!”“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내 내공은 한층 더 강해질 거야!”“내 내공이 올라가면 우리 마씨 일가는 제자백가를 초월해 천하제일 문벌로 우뚝 설 것이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절벽의 청석들이 떨어져 나갔다.한편 마황은 마음속으로 의아해했다
마황은 윤구주가 화진의 첫 번째 왕이 되었고 ‘구주’라는 칭호를 얻어 10개국을 제압하고 천하를 평정했으며 곤륜에서 왕위에 올랐고 화진 무도계의 3대 서열을 압도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더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얼굴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였다.“오호라?”조금 전 금방 깨어난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눈동자가 점점 음산하게 변해갔다. 곧 그는 기괴하게 웃기 시작했다.“50년 만에 이 화진에 이런 후배들이 등장했다는 말인가?”이어서 마운명이 물었다.“말하라, 50년 동안 곤륜 구역에 강자가 나타난 적이 있었느냐?”마가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고 오히려 무도 성지인 곤륜 구역에 대해 먼저 물었다.“보고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는 없습니다.”이 말을 듣고 마운명은 다시 물었다.“유명전? 서요산 검종? 그 외 다른 종문은?”“마찬가지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마황이 다시 답했다.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눈을 조금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자들이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마가에 무슨 재난이 닥쳤다는 거야?”마운명은 이렇게 말하며 차가운 시선으로 마황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본능적으로 마황은 몸이 떨렸다.그는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큰일이 아닐 시 마가에는 이런 선조들을 절대 방해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었다.정말로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그러나 이 셋째 대장로는 후배 세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의 눈에 천하의 위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곤륜 구역, 유명전, 서요산 검종 같은 최강 종문들뿐이었다.잠시 생각한 후, 마황은 입을 열었다.“셋째 대장로님! 저희 마가는 이번에 정말 큰 난관에 처했습니다! 그 재난은 바로 윤씨 성을 가진 구주왕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쓸모없는 것들!”“조선 시대 때부터 우리 마가가 수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폭풍을 견뎌왔는데... 겨우 신참 하나가 얼마나 큰 파란을 일으
그 해골 같은 손이 관 뚜껑을 움켜쥐는 순간, 절벽 주변에 음산한 기운이 크게 휘몰아쳤다.청동 관 안에서 끔찍하고 강렬한, 검고 사악한 기운이 솟아 나왔다.마가의 선조 중 한 사람이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마황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서 쾅 하는 폭발적인 소리와 함께 청동 관 뚜껑이 열렸다.그리고 한 마영이 관 속에서 천천히 떠올랐다.삐쩍 마른 한 노인의 모습이었다.노인의 몸은 살과 피가 거의 없이 마치 해골 같았다.그가 떠오르자마자 사방의 검고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 모여들었고 그 기운이 노인의 몸에 쌓여가면서 마가의 선조는 그 순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마른 사지에 점차 살과 피부가 붙기 시작했고 머리 부분마저 완전히 변해갔다.잠시 후, 그는 마치 50대 후반의 노인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변신했다.그 노인의 눈은 매섭고 독수리 같은 눈빛을 띠었으며 온몸은 검은 옷으로 감싸여 있었다.강력하고 사악한 기운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와 주변을 압도했다.겉보기에는 50대처럼 보였으나 그를 바라보는 순간 기이하게도 오래된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마치 이미 오래전에 죽은 존재인 것만 같았다.“셋째 대장로님께 문안 인사 드립니다! 출관하신 걸 축하드립니다!”마가의 현임 가주인 마황은 이 노인이 청동 관에서 떠오르는 순간 바로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바로 이 인물이 마가의 세 선조 중 한 명인 셋째 선조, 마운명이었다.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가의 기관술 역사 속에서 마운명은 거의 300년을 살아온 괴물 같은 존재였다.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끔찍하고도 사악한 기운은 그의 강력한 절정의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셋째 대장로라 불리는 마운명은 등장한 후 마황을 무시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음산한 눈동자로 하늘을 잠시 동안 응시하다가 마운명은 그제야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지?”“셋째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대장로님께서 폐관 수행하신 이후 정확히 53년이 흘렀습니다!”마황이 공
절벽 끝에 서 있기만 해도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이 절벽 안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이 시각, 검은 옷을 입은 마가의 가주 마황이 마효순과 함께 그곳에 서 있었다.“아버지! 겨우 그 윤씨 성을 가진 자 하나 때문에 정말로 세 대장로님들을 출동시키려는 겁니까?”마효순이 질문을 던지자 마황은 즉시 냉정하게 말했다.“입 다물어라!”“넌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6년 전, 곤륜에서 왕위에 오를 때 수많은 절정 강자들이 그를 저지하려 했지만 결과는 어땠느냐? 모두 그에게 전멸당했지 않느냐!”“그렇지 않다면 문씨 세가가 그렇게 많은 절정 잔당들을 모아 그자를 상대하려 했겠느냐?”마황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마효순은 아버지의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며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기억해라. 결코 우리 화진의 천하제일인 왕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마지막으로 마황은 경고하듯 말하며 깊은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내가 선조님들을 모시고 오마!”이 말을 끝으로 마황은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아래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그 안개 속, 만 길 아래에는 세 개의 거대한 청동 관이 절벽 중앙에 떠 있었다.이 거대한 청동 관들은 각각 2m가 넘는 길이였고 오랜 세월의 풍파를 맞아서인지 표면에 먼지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세 관은 튼튼한 강철 사슬로 고정되어 절벽 중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바로 이곳이 마가의 세 선조들이 폐관 수행하는 장소였다.절벽 아래로 내려간 마황의 시야에 부패한 뼈들이 보였다.사람의 뼈도 있고 짐승의 뼈도 있었다.바닥을 밟을 때마다 썩은 뼈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마치 지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오악 내공을 지닌 마황조차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한숨을 쉬며 섬뜩함을 느꼈다.그는 다시 한번 경건하게 고개를 들고 지면에서 15m가량 떠 있는 세 개의 청동 관을 바라보았다.“마가 제72대 가주, 세 대장로님께 인사 올립니다!”마황은 장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