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더 많은 타 도시의 부호들이 유니버설 센터를 찾았다!보다시피 오늘 밤은 틀림없이 일명 재벌가들의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이렇게 큰 유니버설 센터 66층에 전국 각지에서 온 거물급 부자들이 빼곡히 모여있다.오늘 밤의 “홍월 경매”는 한차례의 국제 경매로 전 세계에서도 매우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기에 아주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다.경매장은 크게 두 층으로 나뉜다!그중 1층은 개인 투자구역!2층은 VIP 구역!하지만 이 VIP 구역에는 현재 열 몇 개의 룸만 있다!그리고 현재, 윤구주는 그중 한 룸에 앉아있다.강성 최고의 부자인 주세호는, 제일 먼저 그 진귀한 “천년초”가 “홍월 경매”에서 선보이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윤구주를 위해 미리 큰돈을 써서 VIP 룸을 마련했다.이 시각 주세호는 윤구주의 곁에 조용히 서 있고 백경재는 반대편에 서 있다.경매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부자들이 경매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사방에는 판인국의 국기와 홍월 경매사의 표지가 가득 걸려 있다.이것 외에도 곳곳에는 판인국의 무인들이 가득 서 있다.윤구주는 사실 그들을 쓱 훑어보기만 해도 대체적인 실력 정도를 판단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아예 눈앞의 모든 상황을 보려 하지 않았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경매장 안에는 모든 거물들이 입장을 완료했다.VIP 구역에도 이 순간 사람이 꽉 찼는데 그중에는 자신을 “천하회”라고 칭하는 노씨 여인과 북쪽 억양을 구사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도 있었다.그 북쪽 억양을 구사하는 무리의 선두에 선 사람은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한 남자였는데 수하에 따라오는 우람한 경호원들도 모두 짙은 피비린내를 띠고 있었다!딱 보아도 쉬운 사람들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가장 눈길을 끄는 이 두 무리의 사람을 제외하고도 2층 VIP 구역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실력도 사실 만만치는 않았다!“저하! 오늘 밤 이렇게 많은 사
이 판인국의 여자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섹시한 춤을 추고 있을 때, 아무도 보려 하지 않던 윤구주가 천천히 눈을 떴다.그 여자들에게 모두 무인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그렇게 다시 한번 눈을 떠 자세히 살펴보니 윤구주는 그녀들의 팔에 모두 기이한 형태의 검은색 글자자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응? 이건 판인국의 블랙 첩보조직이잖아!”이 흔적을 발견하자, 보이지 않는 살의가 윤구주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판인국의 가장 큰 군사 첩보 기관에 소속된 블랙 첩보조직, 이 기관에는 암살, 정탐, 정보 등등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그리고 10개국 전투에서 이 블랙 첩보조직은 수없이 화진의 소식을 염탐했다.그런데 지금 그 블랙 첩보조직이 뜻밖에도 강성에 침투했을 줄이야!“이 홍월 경매가 블랙 첩보조직과 얽혀있던 거였어!”곧이어 윤구주의 눈동자는 칼처럼 다시 온 장내를 휘저었다.아니나 다를까, 곳곳에는 무술의 강자들이 숨어있었다.“이거 약간 재미있네!”윤구주는 피식 냉소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그렇게 공연이 다 끝난 뒤, 조금 전의 판인국 노인이 다시 한번 전면에 나서서 오늘 밤 경매의 순서 내용을 간단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이른바 경매란, 당연히 가장 비싼 값을 부른 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얻는 것이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유명 부호들이었기 때문에, 경매 최저가는 바로 1000만 원까지 치솟았다.윤구주는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단지 그에게는 오늘 밤 “천년초”를 손에 넣는 것이 목표였으니 말이다.곧 경매가 시작되었다.판인국에서 가장 큰 경매사인 홍월 경매사는 첫 번째 물건부터 아주 값진 것을 내놓았는데, 다름 아닌 17세기 판인국의 왕세자 반지였다.그 반지는 마노로 만든 것으로 가치가 작지 않았고, 아니나 다를까 물건이 나오자마자 장내가 술렁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주에서 온 한 부유한 사업가가 158억 원에 그 반지를 손에 넣었다.경매는 계속된다.두 번째 상품도 매우 진귀했는
“이게 바로 그 천년초입니다!”판인국의 노인이 오른손으로 검은 천을 벗기자,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사로잡혔다.거대한 얼음 궤 안에는 마치 뱀 모양의 맑고 투명한 꽃송이가 기이하게 활짝 피어있었으니 말이다.그 꽃송이는 네 장의 꽃잎만 가지고 있었고 꽃대는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했다.이 꽃이 무대 위에 올라오자,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소곤소곤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때, 윤구주의 시선도 그 빙설화에 꽂히게 되었다.“뱀처럼 생겼네, 보기만 해도 한기가 스며드는 것 같아! 과연 천년초군!” 윤구주가 그 빙설화가 바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천년초라는 것을 확정한 후, 옆에 있던 주세호가 제일 먼저 말했다.“저하, 바로 이 보물입니까?”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뒷일은 전부 저한테 맡기세요!”말을 끝내더니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이때.빙설화를 내놓은 판인국의 노인이 곧 최저가를 제시했다.20억!20억이라는 가격이 보고된 후, 아래는 더욱 떠들썩해졌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 빙설화가 20억의 가치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하지만 일부 부자들은 그래도 24억을 제시하기는 했다.“30억!”“36억!”무대 아래 몇몇 강성 본지의 부호들은 체면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것 때문인지 의외로 타 도시 부호들과 앞다투어 가격을 제시하기 시작했다.이 시각, 2층에 있는 주세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기에 앞서 이 부호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빙설화는 한 타 도시 부호에게 60억 원의 가격에 낙찰될 지경에 이르렀다.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그만 다투세요. 이 천년초는 제 것입니다. 200억!”이 가격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주세호였다.“헐! 주천억이잖아! 주천억이 왜 손을 쓰는 거지?!”1층에 있던 강성 본지의 부호들은 주세호를
“모르는 사람인데... 타도시에서 온 사람인가 봅니다!”“하! 타도시 사람들 왜 이렇게 날뛰는 거지? 강성에서 감히 주천억을 상대하려 들어?”1층의 부호들이 웅성거리고 있을 때 주세호는 노씨 여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돌아오는 건 주세호를 향한 서양의 도발적인 눈빛밖에 없었다.그래도 주세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오늘 밤, 저 주세호가 저하를 위해 반드시 천년초를 손에 넣겠습니다! 몇백억? 사실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에요!’이내 그는 직접 손을 들어 “1000억!”이라고 외쳤다.1000억이라는 말에 또다시 온 장내가 들끓었다.경매를 주관하던 판인국의 노인조차도 주세호를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1000억은 실로 어마어마한 가격이었으니 말이다!“역시 우리 강성 제일의 갑부다워, 주천억!”“그래! 이렇게 비싼 값을 부를 수 있는 건 주 회장님 아니면 아무도 못 할 거야!”주세호가 1000억을 제시하자, 저쪽에 있던 서양은 피식 웃더니 이어서 아랑곳하지 않고 1200억을 제시하였다!무대에 있는 판인국 노인이 말하기도 전에 주세호가 다시 손을 들었다.“2000억!”‘1000억이 순식간에 2000억으로 불다니!’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저 타도시 사람 대체 누구야? 누군데 감히 주천억이랑 맞서?”1층에 있던 부호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아, 알았다! 천하회 사람들인가 보네!”“뭐? 천하회? 저 멀리 서경에서 부유한 거로는 대적할 데가 없다는 천하회?”천하회의 이름이 나오자, 모든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천하회는 화진에서 아주 오래된 조직이다.비록 천하회는 화진 4대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전국의 영호들을 총망라해 서경에서는 거의 당해낼 자가 없다고 할 수 있다!그런 천하회가 갑자기 강성에서 모습을 드러낼 줄이야...게다가 공공연히 주세호와 이 천년초를 빼앗으려 하다니!주세호가 2000억의 가격을 제시한 후, 서양이 다시 손을 들려고 했다. 그때, 웬 차가운 목소리가 그를 멈췄다.“서
말 한마디에 주세호, 그리고 옆에 서 있던 백경재가 무릎을 꿇을 뻔했다!다른 사람들이 이 말을 했다면, 아마 문을 나서자마자 천하회 사람들에게 목이 베어 죽을지 모른다.하지만 이 말을 한 것은 다름 아닌 윤구주이다!홀로 10개국을 뚫을 정도로 위세가 당당한 구주왕 말이다!“역시 저하! 대단하십니다!”주세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윤구주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천년초도 손에 넣었으니 이만 갑시다!”윤구주는 이런 곳에 더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았는지라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그렇게 그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무대 아래의 그 판인국 노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오늘 경매에 내놓을 마지막 물건은, 우리 홍월 경매사가 설립된 이래 가장 귀하고 값진 물건입니다! 그리고 이 보물은 여러분들 화진 옛 진국의 왕, 구주왕의 보물입니다!”우르르!이 말이 나오자 장내가 순간 술렁였다.옛 진국의 신이자 구주의 왕!이것은 바로 구주왕, 윤구주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본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던 윤구주도 이 판인국의 녀석들이 뜻밖에도 그의 물건을 경매에 내놓을 줄은 생각지 못했는지라 순간 눈동자에 한기가 서렸다.“저하!!! 저놈이 저하 물건을 경매에 내놓는다는데요?”주세호도 완전히 멍해졌고 옆에 있던 백경재는 이미 아연실색했다!“허허, 좀 재미있긴 하네, 판인국에서 내 물건을 경매에 붙인 다라...”윤구주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끝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판인국의 노인이 화진 구주왕의 물건을 경매에 부치겠다고 말하자, 단숨에 장내가 들끓었다.“전 구주왕은 한 사람으로서 열 개 나라를 꿇을 수 있는 군신이었잖아.”“세상에, 이 판인국 녀석들이 어떻게 구주왕의 보물을 가진 거지?”“도대체 구주왕의 무엇을 경매에 선보이려 하는 거지? 어떻게 이 빌어먹을 판인국 사람들 손에 들어가게 된 거야?”“흠! 아무튼 오늘 다시 화진 사람들 손에 들어올 텐데 뭐! 그건 일찍이 우리 화진 진국 군신에게 속했던 물건이야!”“맞아!
판인국의 노인은 마지막 경매 물품이 구주 군신의 물건이라고 말했다.2층 VIP 룸.천하회에서 왔다고 자칭하는 여인이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녀의 한 쌍의 아름다운 눈동자와 미모는 나이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경국지색이었다. 그때, 여인이 입을 열었다.“저 물건이야, 드디어 나타났어!”“서양! 천하회 제 3당 주의 자격으로 너에게 명하노라,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물건을 가져와라! 그 수단이 뺏는 것이어도 상관없다!그러자 서양이라 불리는 젊은이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이모님, 안심하세요. 오늘은 아무도 저희 천하회에게서 저 물건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경매회 전체의 열기가 고조되었다.무대 위에서 사람들이 흥분한 것을 본 판인국의 노인은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드러냈다.그러고 나서 손을 흔들며 말했다.“사장님들, 인제 그만 조용히 해주십시오. 화진의 전 구주 군신이 여러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도 화진의 군신을 매우 존경하고 있어요. 아쉽게도 이미 순국해 다시 살아날 수 없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 잠시 애도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그러자 무대 아래서 한 부호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작작 해. 빨리 우리 구주 군신의 물건을 꺼내란 말이야! 오늘, 우리는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고 그 물건을 손에 넣을 거야!”“맞아!”“빨리 꺼내요!”사람들의 말에 판인국의 노인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여러분들이 이렇게 조급해하시다니... 아주 만족스럽습니다!”말을 끝내고 그는 뒤쪽을 향해 손뼉을 쳤다. 그러자 판인국 복장을 하고 머리에는 두건을 쓴 다섯 명의 무인들이 군중 속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보였다.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귀중한 황화 배나무 상자가 들려 있었다.이 상자가 나타나자 모든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그 상자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 상자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이 안에 여러분들 화진 구주의 군신이 가지고 있던 물건이 있습니다! 이 보물
더 중요한 것은 이 구주령이 천하의 재정권을 더욱 관장하고 있다는 것이다!윤구주의 구주령이 이 순간 판인국 사람들 손에 나타날 줄이야!이 명령패가 나타나자 2층에서 가장 먼저 소리를 낸 사람은 주세호였다.“저하!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저 구주령이 어째서 저하의 몸에 있지 않습니까? 왜 판인국 놈들 손에 들어갔는지...”주세호는 어이가 없었다.한참을 생각하더니 주세호가 허벅지를 툭툭 치며 소리쳤다.“빌어먹을! 저 판인국 놈들이 내놓은 게 혹시 가짜는 아니겠죠?”윤구주도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판인국 놈들이 대체 무슨 꼼수를 부리려는 거지? 뭘 내놓는지 보려고 했더니만... 감히 내 구주령을 위조해?’사람들은 모두 윤구주가 순국한 줄 아니 판인국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동시에 화진 사람들의 돈을 쟁탈하려는 모양이었다!하지만, 수법이 어찌 됐든 간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잘 먹혔다.진실을 전혀 알 리 없었던 부호들은 판인국 사람들이 구주령을 꺼내는 것을 보고 일제히 흥분했다.구주왕이 이미 순국했다 하지만, 그들 마음속에 그는 여전히 신이다!윤구주를 신화 급 인물로 만들어줬던 이 구주령이 어찌 외국인의 손에 들어가게 그냥 놔둘 수 있겠는가?”“빨리 최저가를 말해! 재산을 전부 탕진하더라고 우리 화진 물건은 되찾아올 거니까!”“나도 마찬가지야!”“우리도!”아래층의 부호들이 모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2층.이 가짜 “구주령”이 나타났을 때, 서경 천하회에서 온 여인의 눈동자도 뜨거워졌다.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녀가 서경에서 강성까지 오라는 명령을 받은 것은 바로 이 명령패를 얻기 위해서였으므로 어떠한 대가도 아끼지 않았다!이제 드디어 그 기회가 찾아왔다.판인국의 노인은 때가 된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지금 구주령의 최저가 제시하겠습니다. 최저가는 2000억 원입니다! 1000억 원의 값을 지불하는 자가 화진에서 나온다면, 저희는 이 보물을 바로 여러분께 돌려주겠습니다!”2000억 원의 가격이 제시되자 주세
“뭐야, 천하회에서 2조를 낸다고?”곳곳에 있던 부호들은 그 말을 듣고 하나같이 안색이 변했다.2조를 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상대방이 서경의 패자 천하회이기 때문에 감히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노씨 여인이 2조를 부르자, 옆에 있던 서양이 나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요? 불복하시는 겁니까? 만약 그러시다면 저희 천하회와 싸워보시든가요.”그는 눈을 치켜뜨더니 도발적으로 경매장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사방은 조용해졌다.과연, 더 이상 누구도 감히 값을 부르지 못했다.“아무도 더 값을 부르지 못하는 것 같으니, 이 구주령은 저희 천하회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어이, 거기 판인국 영감. 빨리 여기로 보물을 가져오시게.”서양은 웃으면서 무대 아래에 있는 판인국 노인을 향해 말했다.그러자 노인은 사방을 빙 둘러보더니 아무도 부를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씩 웃으며 말했다.“누구도 부르지 않는다면, 이 물품은 저 아름다운 여성분께 되는 겁니다!”“잠깐!”그때, 또다시 2층에서 한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곧이어 윤구주가 매서운 기운을 뽐내며 사람들의 앞에 나섰다.윤구주가 갑자기 나서자, 저쪽에 있던 노씨 여인은 눈썹을 추켜올렸다.그녀는 윤구주가 자신의 구주령을 빼앗으려 하는 줄 알았다.“얘야, 너 감히 우리 천하회랑 붙을 수 있겠어? 어디 겁도 없이...”서양은 눈에서 살기를 내뿜으며 윤구주를 향해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냉랭하게 한 마디만을 내뱉었다.“멍청한 놈!”“이 자식이, 너 지금 감히 나한테 욕한 거야? 죽으려고 환장했구나!”서양은 불같이 화를 내더니 이내 윤구주에게 달려들어 그와 결판을 내려 했다.하지만 결국 옆에 있던 노씨 여인에 의해 제압당하고 말았다.윤구주를 죽이지 못한 것이 한이라는 듯, 서양의 두 눈에는 불길이 타올랐다.노씨 여인은 서양을 제압한 후,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대체 그게 무슨 뜻인지 물어도 될까요? 설마 정말 우리
마황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다른 두 개의 청동 관에 고정했다.이 두 개의 관에는 마가의 첫째 대장로와 둘째 대장로가 봉인된 상태였다.“큰형이랑 둘째 형은 아직도 안 깨어났나?”마황은 즉시 대답했다.“예, 대장로님!”“좋다. 석촌의 일이 마무리된 후, 형님들을 깨우겠다. 형님들이 깨어나면 틀림없이 놀라게 될 것이다!”셋째 대장로는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며 하늘을 바라보더니 이내 몸을 날려 검은 안개처럼 절벽 위로 솟구쳐 올랐다.셋째 대장로가 위로 날아오르자 마황도 급히 그 뒤를 따랐다.그날, 마궁에서는 셋째 대장로의 출관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이틀 후, 기산에서 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한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두 사람이 나타났다.그들의 등장에 주변 사람들이 멈춰 서서 웅성거렸다.그럴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 중 하나는 비할 데 없이 준수한 용모를 지닌 청년이었고 다른 하나는 머리가 반짝이는 꼬마 스님이었으니 말이다.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는 보기 드문 이들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형님, 여기서부터 백여 킬로미터 남았습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가시죠.”대머리의 꼬마 스님이 입을 열었다.가만히 보니 이 둘은 바로 윤구주와 공수이였다. 윤구주는 앞에 있는 마을을 훑어보며 말했다.“좋다.”두 사람은 마을 안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았다.그렇게 마을 중심의 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음식을 먹은 후 그들은 방으로 돌아왔다. 공수이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형님, 내일이면 기산에 도착합니다. 마가 놈들이 틀림없이 미리 대비하고 있겠죠?”윤구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럼 뭐?”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러네?’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전에 그 곤륜 구역의 노마들도 형님을 당해내지 못했는데... 고작 마가 따위가 상대가 되겠어?’“근데 형님은 마가의 세 명의 선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공수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정보는 그자가 천하제일 문벌인 윤씨 일가 출신이라는 것뿐입니다. 그가 어느 문파나 종문에서 배웠는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릅니다.”“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자의 내공이 최소 절정 후삼품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마황이 말했다.절정 후삼품은 각각 칠살 절정, 팔부 절정, 그리고 마지막 구오 절정으로 나뉘어 있다.“후삼품이라고? 신참이 벌써 이 정도 내공에 도달했다고?”마운명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렇기에 감히 셋째 대장로님과 다른 두 대장로님을 방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마황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잠시 생각하더니 몸을 날려 공중에 떠 있다가 땅으로 내려왔다.쿵!그의 두 발이 땅에 닿자 땅이 크게 흔들렸다.“좋다!”“이미 깨어난 이상, 나도 50년 동안 화진에 얼마나 뛰어난 후배들이 나왔는지 직접 봐야겠구나!”이 말이 떨어지자 강력하고 검은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마황은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말에 감격하여 말했다.“출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씨 일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내가 깨어난 것은 단지 그런 하찮은 후배들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위한 것이지...”말을 마친 후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들어 서쪽을 바라보았다.“석촌, 그곳에 내가 지키도록 했던 물건에는 아무 이상이 없느냐?”갑작스러운 질문에 마황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모두 대장로님께서 지시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석촌은 봉인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상 징후는 전혀 없습니다!”“좋다!”“50년이 넘었으니 내 내공이라면 그곳을 열 수 있을 것이다.”“끼이히히!”“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내 내공은 한층 더 강해질 거야!”“내 내공이 올라가면 우리 마씨 일가는 제자백가를 초월해 천하제일 문벌로 우뚝 설 것이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절벽의 청석들이 떨어져 나갔다.한편 마황은 마음속으로 의아해했다
마황은 윤구주가 화진의 첫 번째 왕이 되었고 ‘구주’라는 칭호를 얻어 10개국을 제압하고 천하를 평정했으며 곤륜에서 왕위에 올랐고 화진 무도계의 3대 서열을 압도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더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얼굴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였다.“오호라?”조금 전 금방 깨어난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눈동자가 점점 음산하게 변해갔다. 곧 그는 기괴하게 웃기 시작했다.“50년 만에 이 화진에 이런 후배들이 등장했다는 말인가?”이어서 마운명이 물었다.“말하라, 50년 동안 곤륜 구역에 강자가 나타난 적이 있었느냐?”마가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고 오히려 무도 성지인 곤륜 구역에 대해 먼저 물었다.“보고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는 없습니다.”이 말을 듣고 마운명은 다시 물었다.“유명전? 서요산 검종? 그 외 다른 종문은?”“마찬가지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마황이 다시 답했다.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눈을 조금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자들이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마가에 무슨 재난이 닥쳤다는 거야?”마운명은 이렇게 말하며 차가운 시선으로 마황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본능적으로 마황은 몸이 떨렸다.그는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큰일이 아닐 시 마가에는 이런 선조들을 절대 방해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었다.정말로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그러나 이 셋째 대장로는 후배 세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의 눈에 천하의 위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곤륜 구역, 유명전, 서요산 검종 같은 최강 종문들뿐이었다.잠시 생각한 후, 마황은 입을 열었다.“셋째 대장로님! 저희 마가는 이번에 정말 큰 난관에 처했습니다! 그 재난은 바로 윤씨 성을 가진 구주왕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쓸모없는 것들!”“조선 시대 때부터 우리 마가가 수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폭풍을 견뎌왔는데... 겨우 신참 하나가 얼마나 큰 파란을 일으
그 해골 같은 손이 관 뚜껑을 움켜쥐는 순간, 절벽 주변에 음산한 기운이 크게 휘몰아쳤다.청동 관 안에서 끔찍하고 강렬한, 검고 사악한 기운이 솟아 나왔다.마가의 선조 중 한 사람이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마황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서 쾅 하는 폭발적인 소리와 함께 청동 관 뚜껑이 열렸다.그리고 한 마영이 관 속에서 천천히 떠올랐다.삐쩍 마른 한 노인의 모습이었다.노인의 몸은 살과 피가 거의 없이 마치 해골 같았다.그가 떠오르자마자 사방의 검고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 모여들었고 그 기운이 노인의 몸에 쌓여가면서 마가의 선조는 그 순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마른 사지에 점차 살과 피부가 붙기 시작했고 머리 부분마저 완전히 변해갔다.잠시 후, 그는 마치 50대 후반의 노인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변신했다.그 노인의 눈은 매섭고 독수리 같은 눈빛을 띠었으며 온몸은 검은 옷으로 감싸여 있었다.강력하고 사악한 기운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와 주변을 압도했다.겉보기에는 50대처럼 보였으나 그를 바라보는 순간 기이하게도 오래된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마치 이미 오래전에 죽은 존재인 것만 같았다.“셋째 대장로님께 문안 인사 드립니다! 출관하신 걸 축하드립니다!”마가의 현임 가주인 마황은 이 노인이 청동 관에서 떠오르는 순간 바로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바로 이 인물이 마가의 세 선조 중 한 명인 셋째 선조, 마운명이었다.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가의 기관술 역사 속에서 마운명은 거의 300년을 살아온 괴물 같은 존재였다.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끔찍하고도 사악한 기운은 그의 강력한 절정의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셋째 대장로라 불리는 마운명은 등장한 후 마황을 무시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음산한 눈동자로 하늘을 잠시 동안 응시하다가 마운명은 그제야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지?”“셋째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대장로님께서 폐관 수행하신 이후 정확히 53년이 흘렀습니다!”마황이 공
절벽 끝에 서 있기만 해도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이 절벽 안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이 시각, 검은 옷을 입은 마가의 가주 마황이 마효순과 함께 그곳에 서 있었다.“아버지! 겨우 그 윤씨 성을 가진 자 하나 때문에 정말로 세 대장로님들을 출동시키려는 겁니까?”마효순이 질문을 던지자 마황은 즉시 냉정하게 말했다.“입 다물어라!”“넌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6년 전, 곤륜에서 왕위에 오를 때 수많은 절정 강자들이 그를 저지하려 했지만 결과는 어땠느냐? 모두 그에게 전멸당했지 않느냐!”“그렇지 않다면 문씨 세가가 그렇게 많은 절정 잔당들을 모아 그자를 상대하려 했겠느냐?”마황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마효순은 아버지의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며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기억해라. 결코 우리 화진의 천하제일인 왕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마지막으로 마황은 경고하듯 말하며 깊은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내가 선조님들을 모시고 오마!”이 말을 끝으로 마황은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아래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그 안개 속, 만 길 아래에는 세 개의 거대한 청동 관이 절벽 중앙에 떠 있었다.이 거대한 청동 관들은 각각 2m가 넘는 길이였고 오랜 세월의 풍파를 맞아서인지 표면에 먼지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세 관은 튼튼한 강철 사슬로 고정되어 절벽 중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바로 이곳이 마가의 세 선조들이 폐관 수행하는 장소였다.절벽 아래로 내려간 마황의 시야에 부패한 뼈들이 보였다.사람의 뼈도 있고 짐승의 뼈도 있었다.바닥을 밟을 때마다 썩은 뼈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마치 지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오악 내공을 지닌 마황조차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한숨을 쉬며 섬뜩함을 느꼈다.그는 다시 한번 경건하게 고개를 들고 지면에서 15m가량 떠 있는 세 개의 청동 관을 바라보았다.“마가 제72대 가주, 세 대장로님께 인사 올립니다!”마황은 장엄
“지금 이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살아 돌아왔으니 틀림없이 우리 세가의 위상을 억누르려 할 것이다!”“너희들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지!”마황은 주변의 마가 장로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주님! 제 생각에 우리 마가는 계속해서 문씨 세가와 연합해야 합니다! 지금 화진 국방부가 문씨 세가의 손에 완전히 들어가 있고 문아름이 화진의 새로운 왕으로 있는 한 우리에게는 든든한 기반이 있습니다!”매서운 눈매를 지닌 절정 장로가 나섰다.“셋째 장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비록 천하제일이라 하나 결국 지금은 혼자일 뿐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자의 왕위는 이미 문씨 세가에 의해 빼앗긴 상태입니다!”“가주님, 저도 문씨 세가와 연합한다면 언젠가는 그 윤씨 성을 가진 자를 반드시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또 다른 절정 장로가 나서며 말했다.두 사람의 말을 들은 마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희들 말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는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마황의 말에 방금 발언했던 매서운 눈매의 장로가 놀라며 말했다.“가주님의 뜻은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우리 마궁에까지 도전해 올 거라는 겁니까?”순간, 침묵이 흘렀다.모두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만약 윤구주가 정말 마가의 본거지까지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말이다.그때, 침묵을 깨며 마효순이 날카롭게 외쳤다.“감히 우리 마궁에 오겠다고?”“우리 마가는 조선 시대부터 수천 년 동안 철의 방패처럼 버텨온 곳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 마궁에 온다는 것은 죽으러 오겠다는 거나 다름없습니다!”마효순의 호언장담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누구나 그가 허세를 부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는 소리였다.노룡산에서 홀로 수십 명의 세가 절정자들을 도륙하고 노룡산 정상 전체를 파괴한 악마와 맞서 싸우기 위해 지금 이들만으로 과연 윤구주를 막을 수 있겠는가?“가주님! 소인의 의견
“둘째 장로님, 숨김없이 보고드리자면 노룡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세가 절정자들이 전부... 전부 윤구주에게 살해당했습니다!”무릎 꿇은 마가의 노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그 많은 절정자들이 모두 죽었다고?”이 말을 듣고 대전 안에 있던 마가의 강자들은 모두 경악하여 얼어붙었다.“제가 드리는 말씀은 모두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룡산 산 정상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심지어 채성고루까지 붕괴되었습니다!”“산 아래에 있던 생존자들은 그 전투에서 윤구주가 마치 신마처럼 공중에 서서 전신에서 신선과 같은 기운을 발산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바로 그 악마 같은 자가 모든 세가 절정자들과 세자를 모조리 죽인 것입니다!”마가 노인의 말을 다시 들은 마효순의 몸이 순간적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했다.“윤구주! 윤구주! 내 아들의 목숨을 갚아라!”마효순은 미친 듯이 대전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분노의 절규를 터뜨렸다.그때, 갑자기 옆에서 차분하고도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효순아, 진정해라.”그 목소리와 함께 머리가 백발인 검은 옷의 노인이 대전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 이 노인은 오악 절정의 경지에 있는 자였다.그가 나오자마자 대전 전체가 그의 절정 기운으로 휩싸였다.이 인물이 바로 마가의 현임 가주, 마황이었다. 그는 또한 마효순의 부친이었다.“아버지!”마황이 등장하자 대전에 있던 마씨 일가의 모든 구성원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마효순도 예외는 아니었다.“가주님께 문안 인사드립니다!”마황은 차가운 표정으로 대전 중앙의 자리에 앉은 후, 손을 한 번 휘저으며 말했다. “모두 일어나라!”“감사합니다!”곧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섰다.“아버지, 동한이가 노룡산에서 살해당했습니다! 제발 아버지께서 동한이의 원수를 갚아주십시오!”마효순은 마황이 등장하자 잔뜩 붉어진 눈으로 호소했다.사실 마동한은 단지 마효순의 아들일 뿐 아니라 마황의 친손자이기도 했다.
이 황량한 협곡 깊은 곳에 뜻밖에도 고대 양식의 누각과 성채가 우뚝 서 있었다.이곳이 바로 마가의 본거지, 마궁이었다.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마가의 기관술로 지어진 이 건축물들은 그야말로 정교하고 신비로웠다.심지어 산허리에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궁전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그것들은 마치 공중에 부유하는 것처럼 보여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또한 사방을 가로지르는 쇠사슬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마가의 기관술은 예로부터 세상에 이름을 떨쳤지만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점차 그 명성을 잃어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을 이어온 마가에게 마궁은 여전히 제자백가를 비롯한 고수들 사이에서 신비로운 존재로 남아 있었다.제자백가를 포함한 상위 가문 외에는 그 존재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바로 지금, 마궁 내부에는 장엄한 고대 건축물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검은 옷을 입은 마가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고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나무 상자를 등에 메고 있었다.이 나무 상자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이 안에는 마가의 기관술이 담겨 있었다.마가의 기관술은 그 종류가 다양하여 사람을 죽이는 무기부터 독을 품은 신비한 독약, 그리고 예상치 못한 무시무시한 장치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가장 웅장한 대전이 나타난다. 바로 마궁의 본전이었다.그곳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뭐라고? 동한이가 죽었다고?”말을 한 사람은 마가의 중년 남성이었다.절정 이중천의 경지에 있는 그는 이 말을 하자마자 얼굴이 살기를 띠며 험악하게 변했다.넓은 대전 안에는 수십 명의 마가 고위층 인물들이 앉아 있었다.이들 모두는 최소 신급에 도달한 인물들이었고 그중에서도 절정에 이른 이들은 스무 명도 넘었다.중앙에는 마가의 한 노인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그 높은 경지에 오른 내 아들이, 호위자도 함께 있었는데 서울에서 죽었다고?”중년 남성, 바로 마동한의 아버지이자 마가의 직계인 마효순은 분노에
윤하율은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지만 윤구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 거짓말하면 안 돼요!”“그럴 리 없지! 오빠가 약속할게!”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리 손가락 걸고 약속해요...”곧 윤하율은 작은 손을 내밀었다.“그래!”“약속, 도장 꾹!”윤구주는 윤하율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윤하율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정말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할머니, 저 이제 떠날게요!”윤구주는 하미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자 하미연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그래, 가거라!”그렇게 윤구주는 할머니께 허리 숙여 인사한 뒤 공수이와 함께 떠났다.뒤에 남은 하미연은 윤하율의 손을 잡고 아쉬운 눈길로 천천히 사라지는 윤구주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윤구주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하미연은 갑자기 왼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숨어서 나올 생각이 없는 거냐?”이 말이 떨어지자 왼쪽 구석에서 윤신우가 모습을 드러냈다.나오자마자 그는 하미연 앞에 공손히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머니께 인사드립니다!”매서운 눈길로 하미연이 윤신우를 쏘아보았다.“나를 만나러 올 면목이 있긴 하니? 한 마디만 물어보겠다. 이번에 구주 나가는 거 위험하지는 않겠지?”그러자 윤신우가 코를 만지작거렸다.“아마도요.”“아마도라니? 솔직히 말해 봐. 이번에 상대할 세력은 강한가?”하미연은 직설적으로 물었다.사실 하미연은 처음부터 윤구주가 무엇을 하러 가는지, 누구를 처단하러 가는지 알고 있었다. 단지 더 이상 묻지 않았을 뿐이었다.윤신우는 대답했다.“고작 그런 세력에 어머니께서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마가의 몇백 년 된 선조들 외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네 말대로라면 구주가 위험할 수도 있단 소리네?”하미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위험이라... 약간은 있겠지요. 그래도 마가는 수천 년간 이어진 대가문이잖아요. 하지만 어머니 안심하세요. 구주는 제 아들이니까요!”윤신우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