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의 두나희는 주안나가 떠난 뒤에야 방으로 뛰어들었다."누가 나오라고 했어?"윤구주는 이 계집애를 보고 냉랭하게 말했다.두나희도 겁먹지 않고 걸상을 찾아 앉더니 입을 열었다."오빠 보고 싶은데 나오면 안 돼?""참, 아까 그 예쁜 언니는 왜 찾아왔어?""오빠 좋아하는 거 아니야?"윤구주는 계집애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순간적으로 얼굴이 어두워졌다."헤헤, 틀림없어!""우리 오빠는 잘생겼고 대단하니까 여자라면 모두 오빠를 좋아할 거야!""안타깝지만 오빠는 내가 크면 나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지, 그렇지?""...""미친 계집애야, 닥쳐. 또 함부로 말하면 너를 내던질 수 있으니 조심해!"두나희도 겁먹지 않고 대답했다."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나는 어리지만 언젠가는 자랄 거야!""예쁜 언니랑 비슷한 나이가 되면 꽃가마를 타고 드레스를 입고 오빠와 결혼할 거야!"바로 계집애가 입도 가리지 않고 함부로 지껄일 때, 윤구주는 그녀를 덥석 잡고 마치 독수리가 병아리를 낚아채듯 던졌다."아아!"던져진 두나희는 깜짝 놀랐다. 넘어져서 죽을 줄 알았는데 몸이 땅에 닿는 순간 기이한 힘이 그녀를 잡아끌었고 결국 그녀는 씨름하는 것처럼 엉덩방아를 찧었다."엉엉! 오빠가 날 괴롭혀! 이젠 오빠가 싫어!"겁에 질린 계집애가 밖에 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윤구주는 정말 귀찮아서 오른손을 한 번 휘둘렀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바로 닫혔다. 그 미친 계집애가 밖에서 울부짖어도 상관하지 않았다.주안나가 윤구주와 저녁 약속을 한 후부터 그녀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 회사에서조차 예전보다 밝아졌다.아침 일찍 드레스를 갈아입고 연예인보다 더 아름다운 차림을 한 주안나가 오늘 윤구주와 데이트를 하려고 했다.아침부터 아버지한테서 윤구주의 전화번호를 받아서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저녁 식사 시간을 8시로 약속했다. 장소는 강성의 유명한 커플 레스토랑인 온더락 중식당이었다.윤구주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부터 별생각 없이 그저 대충 보고 나서 계속
"맞아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슬퍼할 거에요."잠시 웃고 떠든 후 주안나는 차 문을 열고 말했다."가요, 식당으로." 윤구주는 당당하게 차에 탔다. 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안나는 앞에서 차를 몰았고 윤구주는 뒤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가끔, 주안나가 사이드미러를 통해 윤구주를 몰래 쳐다보았다.잘생긴 얼굴을 보고 있자니 주안나는 약간 마음이 미혹되었다.차는 곧 온더락 중식당에 도착했다. 이 식당은 강성의 유명한 커플 레스토랑이었다. 막 8시가 되었을 때, 한 쌍의 젊은 커플이 연달아 이 식당에 와서 식사했다.주안나는 차를 몰고 도착한 뒤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았다. 차를 세운 뒤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가요!"주안나가 앞장섰고 윤구주는 말없이 따라갔다.식당은 엄청나게 컸다. 5층까지나 있었다. 입구에는 고급 차 한 대가 있었고 또 젊은 남녀 쌍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주안나가 윤구주를 데리고 식당 입구에 도착했을 때 점잖은 차림을 한 종업원이 빠르게 다가왔다."온더락 커플 레스토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뭐? 커플 레스토랑?'윤구주는 듣자마자 어이가 없어졌다.'어쩐지 전부 젊은 커플들이더라니, 알고 보니 커플 레스토랑이었구나.'주안나는 개의치 않았다."두 분, 예약하셨습니까?"종업원이 다시 물었다."네.""네, 그럼 먼저 커플 존에 사인하고 기념사진을 남겨주세요!"종업원이 말하면서 왼쪽에 있는 큼직한 광고판을 보여주었다. 커플 존에도 가야 하고 사인이랑 기념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듣고 윤구주의 안색이 급속히 어두워졌다.'이 계집애가 나를 커플 레스토랑으로 데려오다니. 중요한 건 나랑 이 계집애도 커플이 아니잖아!'그 종업원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럼 여기에 사인해 주세요."윤구주의 얼굴 변화를 눈치챈 주안나는 종업원을 향해 말했다."괜찮습니다.""네? 하지만 우리 온더락 커플 레스토랑에 오면 다 여기서 기념으로 카드를 찍어요."종업원이 의아해했다."제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예요."주안
한 잔의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주안나는 잔을 내려놓고 아름다운 눈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여자가 갑자기 밥 먹자고 해서 쉽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갑작스러운 질문에 윤구주는"아니야."라고 대답했다."정말요?""물론이지.""그럼 됐네요."주안나는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어나갔다."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내가 이렇게 커서 처음으로 데이트하고 밥 먹는 남자예요."주안나는 이 말을 마치고 다시 와인 한 잔을 따라 마셨다. 윤구주는 혼자서 음식을 먹었다. 윤구주는 이 아가씨가 꽤 괜찮다고 느끼고 있었다. 갑자기 오늘 둘이 커플 레스토랑에 와서 좀 불편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윤구주의 마음속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었다.어색한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은 밥을 먹었다. 윤구주는 자리에 앉아서 먹기만 했다.주안나가 입을 열었다."그거 알아요? 전 어릴 때부터 기가 셌어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1등이었고 나중에 외국으로 유학 가서 MBA를 했는데도 1등이었어요! 나중에 회사에 돌아간 후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죠. 이렇게 몇 년 동안, 저는 오늘처럼 남자와 데이트를 한 적이 없었고 누구에게도 저의 과거를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이 말을 하면서 주안나는 아름다운 눈으로 윤구주를 쳐다보았다. 그는 못 본 척 계속 음식을 먹으면서 대답했다."그렇군요.""오빠는요?"주안나가 갑자기 물었다.윤구주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나?""오빠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그리고 전에는 뭘 했어요?"주안나는 윤구주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윤구주는 잠시 후에야 대답했다."나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지금은 미안하지만 아직 말하기 곤란해."주안나도 똑똑한 여자였기 때문에 윤구주가 말하기 싫어하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주안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또 물었다."그럼, 애인은 있어요?"윤구주는 애인을 묻는 질문에 어리둥절해 했다."미안해요. 제가 깜빡했네요. 소씨 집안의 소채은 아가씨와 사귀는
어쩔 수 없이 윤구주는 종업원을 불러서 계산했다. 계산을 마친 후 윤구주는 만취한 주안나를 부축해 커플 레스토랑에서 나왔다."안 취했어요. 술 더 마실래!"부축을 받으면서도 주안나는 소리치고 있었다. 답답했지만 윤구주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돌봐야 했다. 그래서 그는 주안나를 부축해서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바로 이때, 검은색 벤츠 한 대가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여보, 정말 그 젊은이들이 가득한 커플 레스토랑을 예약했어? 맙소사, 우리 나이가 몇인데. 그런 곳에 간다고?"차 안에서 천희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붉은 치파오를 입은 그녀는 오늘따라 유난히 치장했다. 특히 머리까지 파마하고 귀한 장신구까지 목에 걸고 있었다."나이가 많으면 뭐. 잊지 마, 오늘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야."차를 몰고 있는 사람은 바로 소채은의 아버지, 소청하였다. 결혼기념일 때문에 커플 레스토랑을 예약한 것이었다.소청하가 주차를 하려고 할 때 천희수는 무심코 유리창을 통해 윤구주가 술에 취한 여자를 부축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 저거 윤구주 아니야?"천희수가 의아해했다."누구요?"소청하가 멍해졌다."채은이가 좋아했던 기억상실증 그 녀석 말이야! 여보, 그 사람 맞아?"천희수는 차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개를 돌려 윤구주를 알아본 소청하는 그가 술에 취한 주안나를 부축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빌어먹을!""이 양아치, 여자 생겼네!""어?"천희수도 그 말을 듣고 얼른 고개를 돌려 다시 보았다. 윤구주가 주안나를 부축하고 있는 것을 보고 천희수의 안색도 변했다."어머, 그 양아치가 정말 여자를 데려온 거예요?""우린 바보 같은 딸은 아직도 저 자식을 그리워하는데?!""내가 진작에 윤씨 성을 가진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잖아! 지금 얼마나 나쁜 놈인지 직접 봤지?"윤구주에 대한 의견이 많았던 소청하는 술에 취한 주안나와 같이 있는 윤구주를 보고 더욱 화가 났다."열 받네! 여보, 차 세워요. 내가 가서 말 좀 해
어쩔 수 없이 윤구주는 술에 취한 주안나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주안나는 몸매가 정말 좋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구주의 손이 그녀의 피부에 닿자마자 그녀에게서 나는 향기를 맡았다. 주안나는 너무 많이 마셔서 두 손으로 윤구주의 목덜미를 덥석 끌어안았다. 술에 취한 미인이 이러자 윤구주는 마음을 잡고 용인 빌리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태진도의 백경재가 대문을 지키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려오자 백경재는 눈을 떼지 못한 채 윤구주를 보았고 그의 품에 안긴 미인도 보았다."어? 저하... 이 분은?"윤구주는 술에 취한 주안나를 껴안고 말했다."이 계집애가 취했으니 빈방을 마련해."백경재는 얼마나 똑똑한지, 그 말을 듣자마자 헤헤 웃으며 대답했다."네네!"잠시 후, 빈방을 정리했다. 정리가 끝나고 윤구주를 방으로 안내했다."그럼 저하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을게요."백경재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방을 나갔다.윤구주는 별생각 없이 술에 취한 주안나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 위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 하이힐을 벗겼다. 그는 그제야 볼이 붉어진 주안나를 자세히 훑어보았다.침대 위의 그녀는 꽃처럼 아름다웠다, 특히 술을 마신 후에는 더욱. 윤구주는 그녀를 두어 번 보고 옆에 있는 이불을 대신 덮어줬다. 모든 일을 끝내고 윤구주는 자러 가려고 했다. 그가 막 일어났을 때, 가냘픈 손이 윤구주의 팔을 잡아당겼다."가지 말아요... 같이 있어 줘..."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술에 취한 주안나였다. 제정신인지 술에 취한 건지 이 말을 할 때 그녀의 눈은 매우 흐리멍덩해 보였다. 윤구주는 그녀를 돌아본 뒤 손을 밀쳐내려고 했다."너 취했어. 빨리 자.""아니, 안 취했어요. 오빠가 저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룻밤만이라도. 안돼요?"주안나는 필사적으로 윤구주를 붙잡고 간청하듯 말했다.'어떻게 제정신이 아닌 틈을 타 그런 짓을 하겠는가? 그것도 술에 취한 후에.'윤구주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너 진짜 취했어. 내 말 들어.
주세호는 외투를 걸치고 사람을 찾아 함께 딸을 찾으려고 나갈 준비를 했다. 방문을 나서자 그는 문득 주안나의 핸드폰에 위치추적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이 위치추적 시스템은 주세호의 핸드폰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통해 주안나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그녀의 위치를 살폈다.소프트웨어가 켜지자, 주세호는 주안나의 위치를 보며 잠시 어리둥절했다."어? 얘가... 어떻게 용인 빌리지에 있지?"눈을 부릅뜨고 정확한 위치를 보고 주세호는 멍해졌다."비서의 말로는 오늘 데이트하러 갔다고 했는데?"지금 저하의 용인 빌리지에 있다니. 설마 오늘 저하와 데이트하러 갔단 말인가?"주세호는 어리둥절했지만 이어서 환하게 웃었다."좋구나, 좋아! 이 계집애가 드디어 깨달았네. 저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줄도 알다니. 하하하!""만약 주씨 가문에 행운이 있어서 저하가 안나를 좋아한다면 우리 가문은 부자로 될 날이 머지않았어!"여기까지 생각한 주세호는 갑자기 감격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또 보던 주세호는 그제야 감격에 겨워 다시 서재로 돌아갔다. 서재에 앉아 주세호는 오늘 밤 딸과 윤구주가 데이트를 하는 장면으로 머릿속으로 채웠다. 그는 밤새 잠을 못 잤다.이튿날, 눈부신 태양 빛이 창문으로 비치고 나서야 주안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눈을 뜨고 낯선 방, 낯선 모든 것을 바라보던 그녀는 얼떨떨해졌다."여기가 어디지? 내가 왜 여기 있어?"아직 통증이 남아 있는 머리를 감싸 쥐고 주안나는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신의 옷을 보고 멀쩡한 것을 확인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어제 무슨 일이 있었지?'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망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필름이 끊기다니. 어젯밤의 일을 모두 잊어버렸어. 가장 무서운 건, 내가 오빠 앞에서 술에 취했다는 거야!"남자와의 첫 데이트, 그리고 술에 취해서 인사불성이 된 자신을 생각하면 주안나는 창피한 나머지 어디로든 들어가서 숨고 싶었
어젯밤 술에 취해 윤구주에게 안겨서 왔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부끄러워하며 방으로 뛰어갔다. 문을 닫은 그녀의 심장이 지금도 쿵쾅쿵쾅 마구 뛰었다. 얼굴은 부끄러워서 피가 흐를 정도였다."창피해. 너무 창피해!”"여기 계속 있을 수 없어. 만약 오빠를 보게 된다면 너무 부끄러울 거야.”그렇게 생각한 주안나는 서둘러서 간단히 씻은 후 백경재가 방심한 틈을 타서 혼자 몰래 도망쳤다.윤구주는 원래 주안나의 술이 깼는지 보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방에서 나와보니 백경재가 방을 치우고 있었다."주안나는?”윤구주가 들어와서 물었다."저하, 안나 아가씨는 방금 급하게 가신 것 같습니다.”"갔다고?”"네.”백경재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하고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웃기만 했다.주안나는 용인 빌리지를 떠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는 내내 그녀는 창피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어젯밤 윤구주 앞에서 술에 취했던 자신을 생각하면 무슨 술 취한 말을 했을지 더욱 부끄러웠다.주안나는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차를 세운 후 즉시 집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온몸의 술 냄새를 없애기 위해 문을 열었다.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 주세호를 보았다."안나야, 돌아왔구나.”주세호는 딸이 돌아오는 걸 바라보다가 얼른 웃으며 달려왔다."아빠,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주안나가 다가와서 물었다."기다렸지. 어젯밤 네가 밤새 돌아오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니?”"안나야, 말해봐. 어젯밤에 어디 갔었어?"주세호가 실눈을 뜨고 물었다. 어젯밤이 언급되자 주안나는 서둘러 거짓말을 했다."어젯밤에, 저는 절친과 함께 있었어요!”"절친?”"네.”딸이 거짓말을 했다는 말에 주세호가 웃으면서 말했다."어젯밤에 핸드폰으로 네 위치를 보았는데 용인 빌리지에 있던데?”"아빠...”"어떻게 내 행방을 감시할 수 있어요?”한꺼번에 거짓말이 들통나자 주안나는 얼굴이 붉어졌다."바보야, 그걸 어떻게 감시라고 해? 기껏해야 걱정이지. 생
소씨 저택.지난번에 윤구주와 함께 거리를 돌아다닌 이후로, 소채은은 다시 그를 보지 못했다.그동안 소채은은 줄곧 회사 쪽의 일을 바쁘게 하고 있었다. 이제 마침내 바쁜 일이 끝나 소채은은 편히 쉬려고 했다.그렇게 한참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그는 핸드폰을 들어 보았다.소채은은 매우 화가 났다.윤구주에게 전화를 할 생각이었지만 한참을 생각한 끝에 그녀는 결국 참았다.“흥, 네가 안 걸면 나도 안 건다 이거야! 누가 이기는지 한번 보자고!”그녀는 침대에서 잠시 핸드폰을 갖고 놀다 비로소 일어났다.밖은 햇빛이 쨍쨍했다.소채은은 핑크색 운동복을 입고 포니테일을 묶은 채 방에서 걸어 나왔다.연속적으로 며칠 일한 탓에 그녀는 오늘 하루 자신에게 휴가를 주기로 했다.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서 말이다. 가장 중요하게 오늘 그녀는 윤구주를 찾으러 가려고 한다.자신의 가방을 들고 소채은은 곧 외출할 준비를 했다.“채은아, 어디 가?”막 입구에 도착했을 때, 소청하가 갑자기 소채은을 불렀다.“오늘 쉬는 날이라 쇼핑 가려고요. 아빠, 어젯밤 엄마랑 결혼기념일은 잘 보내셨어요?”소채은은 살짝 웃으며 물었다.“아주 잘 보냈지!”“헤헤, 그럼 다행이고요! 아빠, 그럼 외출할게요!”이렇게 말하고 소채은은 곧 외출할 준비를 했다.“채은아, 잠깐만!”소청하가 다시 자신을 부르는 것을 보고, 소채은은 고개를 살짝 돌렸다.“무슨 일 있으세요?”“채은아, 이 아빠가 물어볼 게 있는데... 사실대로 말해줘!”그러면서 소청하가 천천히 소채은에게로 걸어왔다.“물어보세요!”“그동안 윤씨 그 자식이랑 다시 연락했어?”소청하는 소채은의 두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물었다.갑자기 윤구주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소채은의 얼굴색이 변하기 시작했다.“아빠, 제가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저랑 구주의 일은 적당히 간섭하셨으면 좋겠다고요.”“이 멍청한 녀석아, 너 아직도 그 윤씨 자식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지?”소청하는 계속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였다.“아빠,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
예전에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실력을 전부 보여줬고, 그래서 설국을 이 정도로 파괴할 수 있었던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등 뒤에 나타난 거대한 코끼리의 형상을 본 순간 세나미는 그를 증오할 용기 또한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윤구주가 더는 설국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를 말이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설국의 국운은 마치 강물처럼 윤구주의 체내로 천천히 흘러들었다.같은 시각, 설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람 세 명이 나타났다.그 세 사람은 모두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금발 머리카락의 남자였다.남자는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우아했다.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사악한 기운이 그를 매우 음산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그의 곁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있었다.남자는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여자는 요염하고 관능적이었다.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눈보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들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게다가 선두에 있는 금발의 남자는 칠살 급의 초극 준절정 강자였다.다른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역시 오악 이상의 절정 강자였다.이 순간 설국에 이 세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아나스, 곧 설국이죠?”유럽 악센트가 강한 금발의 남자가 눈보라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곧 도착할 겁니다.”아나스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가 대답했다.“설국이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연락해서 나서달라고 했다니, 이번에 설국이 정말로 화진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요.”금발의 남자는 그 말을 할 때 입가에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흥! 설국이 자초한 일이죠. 왜 하필 화진을 건드린 건지. 설마 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를 잊은 걸까요?”아나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아나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비록 화진은 세계 최강의 무도 강국이지만 그럴
“정말요? 아버지,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하실 생각이세요?”이홍연은 예쁜 눈을 크게 뜨고 들뜬 얼굴로 국주를 바라보며 물었다.국주는 천천히 말했다.“6년 전 그때 난 구주를 이미 진북왕으로 책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종문과 세가에서 날 방해했지. 그러나 이번에 감히 날 막아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자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조정 전체를, 무도 천하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국주가 패기 넘치는 말투로 얘기하자 육도진은 흥분하며 말했다.“국주님, 대단하십니다. 국주님, 만세!”국주는 싱긋 웃더니 옆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게다가 구주는 앞으로 우리 화진의 진국왕일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의 부마가 될 것이니 말이다.”부마라는 말에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화진의 여섯째 공주는 순간 목까지 붉어졌다.“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왜? 내 말이 틀리더냐?”국주가 말했다.이홍연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전, 전, 전 구주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비록 이홍연을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꿀을 먹은 것보다도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국주는 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싫다고 하니 기회를 봐서 구주를 위해 다른 배필을 찾아봐 줘야겠구나. 어차피 구주는 지금 연인이 없고 우리 화진에는 여자들이 많으니 말이다.”“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구주는 제 거예요. 아무도 저에게서 구주를 빼앗을 수 있어요.”아버지가 윤구주를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이홍연은 버럭 화를 냈다.국주는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장난은 그만할게. 육도진 우상, 구주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다면 나는 태산에서 친히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것이다.”육도진은 서둘러 대답했다.“네!”...설국.윤구주가 설태현을 머리를 벤 뒤 설국 전체가 설태현을 위해 애도했다.설국의 국주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수도 금전.윤구주의 부적대진
그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설국 국주가 죽었다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이홍연은 이때 입을 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을 뻔했다.바로 이때 국주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구주가 설국의 그 젊은 국주를 정말로 베었나 보구나.”그 말에 이홍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버지, 윤구주가 설국 국주를 죽였다는 말씀이세요?”화진 국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이 세상에 그 정도 능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이 윤구주 말고 또 있겠느냐?”“하지만... 하지만 윤구주는 설국에 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걸요!”이홍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구주가 설국의 국주를 죽여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잊지 말거라. 6년 전, 설국의 전 국주 역시 구주가 죽였었다.”꿀꺽.국주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자신의 남자가 설국 국주를 두 명이나 죽였다는 생각에 이홍연은 크게 놀랐다.“구주는 지금 어디 있느냐? 대답해 보거라.”국주의 질문에 신하가 대답했다.“국주님, 그쪽에서 전해온 전보에 따르면 구주왕께서는 지금도 설국 수도에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아직도?”국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렇습니다. 전보에 따르면 설국 금전이 빛에 완전히 뒤덮였고 설국 백성들은 구주왕이 자줏빛 기운을 빨아들이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자줏빛 기운?그 말을 들은 국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망할 놈, 설국 국주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설국의 국운까지 흡수하려는 것이구나.”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국주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국 국주를 죽였으면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서 무슨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단 말이에요? 뭘 위해서요?”이홍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국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자줏빛 기운이랑 한 나라의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