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화

조성훈을 죽인 윤구주는 그의 시체엔 관심도 없다는 듯 바로 몸을 돌려 침대에 쓰러져 있는 소채은에게 다가갔다.

그는 조심스럽게 소채은을 일으켜 앉히더니 그녀의 등에 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윤구주의 내력이 그녀의 몸에 서서히 흘러 들어가더니, 잠시 후 그녀가 마취 약을 뱉어냈다.

하지만 완전히 의식을 차리려면 좀 더 안정을 취해야 했다.

윤구주는 애틋한 눈빛으로 소채은을 보더니 그녀를 안고 로얄호텔을 나섰다.

...

밤 11시, 소씨 저택.

소청하와 천희수는 아직 잠에 들지 못한 채 소채은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보, 채은이 이 계집애가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거지?”

소청하는 걱정이 되는지 정원 한편에서 발을 구르며 대문을 자꾸 흘깃댔다.

천희수가 말했다.

“뭐 그리 급해요, 이제 겨우 11시인데! 듣자 하니 부자들의 연회는 다 늦게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소청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오늘 저녁 채은이와 주 회장님의 관계가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을까?”

“아이참,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채은이가 얼마나 예쁜데요. 주세호라면 분명 우리 채은이를 예쁘게 봐 줄 거예요.”

소청하와 천희수 부부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소씨 저택 대문이 열렸다.

부부는 윤구주가 들어오는 걸 보고 한번 놀랐고, 정신을 잃은 소채은이 윤구주의 품에 안겨 있는 걸 보고 두 번 놀랐다.

“뭐야?”

“채은아?”

“윤구주, 너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소청하는 정신을 잃은 채 윤구주에게 안겨 있는 소채은을 보더니 화가 나서 달려들었다.

윤구주가 침착하게 말했다.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채은이는 그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취했을 뿐이에요.”

윤구주는 오늘 밤에 일어난 일을 두 어른에게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기 딸이 그런 짓을 당했다는 걸 알고도 가만히 넘어갈 부모는 없으니까.

“취했다고?”

소청하는 급히 딸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는 소채은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한시름 덜고 윤구주에게 말을 걸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