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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한 무리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세면대로 향하더니 장갑을 벗고 비누로 손을 씻고 살균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 선생님도 정말 재수가 없어요. 심 선생님 도와서 수술 맡으신 거잖아요. 근데 사고가 났으니 이 책임을 누가 져요?”

“누구겠어요? 당연히 윤 선생님이 책임을 져야죠.”

“그렇긴 하지만 심 선생님에게도 책임이 있는 거 아닌가요?”

수간호사가 말을 하는 의사를 힐끗 쳐다보았다.

“지금은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유족들이 하나같이 윤 선생님이 일부러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죠.”

손을 씻고 있던 의사는 동작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어 수간호사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수간호사는 사방을 둘러보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의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죽은 환자분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학 전문가잖아요. 전에 윤 선생님께 진찰을 받으셨는데 두 분 사이의 의견이 좀 달랐다고 해요. 진료실에서 언쟁이 있었고 환자분이 화가 잔뜩 난 모양이에요. 진료실을 나서며 윤 선생님한테 돌팔이 의사라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하던데요.”

의사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환자분과 윤 선생님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네요. 유족들이 윤 선생님이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고소할만 하네요.”

옆에서 듣고 있던 한 의사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윤 선생님은 그렇게 속 좁은 분 아니에요. 어떻게 그런 사소한 일로 환자를 살해하겠어요? 어쩌면 벌써 그 일을 잊어버렸을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았다면 심 선생님이 수술을 부탁했을 때 분명 거절했을 거예요. 그런 환자의 수술까지 맡지는 않았겠죠...”

세면대 머리맡에 있던 의사가 고개를 돌리고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유족들이 잡아떼는 한 윤 선생님은 입이 열 개라도 해명할 수 없을 겁니다.”

“병원에서는 뭐라고 해요?”

“아직 회의 중이에요. 어떻게 해결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방금 윤주원과 죽은 환자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의사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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