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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이 무렵 이승하는 JS 그룹의 공무를 처리하느라 분주했고, 집에는 서유만 있었다.

서유는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는데, 주태현이 이연석의 부모가 왔다고 말하자 급히 펜을 내려놓았다.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그녀는 이연석의 부모와 자신 사이에 별 관련이 없는데 왜 갑자기 찾아왔을지 궁금했다.

유나희는 출신이 좋고 배경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아름답고 우아하며 지적인 품격을 지닌 재벌 부인이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우아하고 품위 있었으며, 말투 또한 부드러웠고 결코 거만하지 않았다.

서유를 보자 유나희는 미소를 머금고 서유가 예쁘다며 옷차림새도 품격 있다고 칭찬했다. 그리고는 블루리도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국제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하며, 자신 동생의 별장 인테리어 설계 의뢰를 부탁했다.

서유는 유나희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는 것 같다는 걸 알아차렸다.

“사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동생 분의 별장 인테리어 설계를 맡을게요. 하지만 숙모께서 저를 찾아오신 건 그뿐만이 아닌 것 같은데, 다른 부탁하실 일이 있으세요?”

“그래. 부탁할게 있어.”

유나희가 몹시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성재한테 좀 사정할 수 있니?”

이 말을 듣고 서유가 잠시 멍해졌다.

“저는 육성재 씨랑 친분이 깊지 않아서 사정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녀가 자연스럽게 거절하자, 유나희가 일어나 서유 곁에 앉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두드렸다.

“나도 네가 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김씨 집안이 네 어머니한테 잘 못해준 것 때문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서 너한테 보살펴달라고 했대. 이 일로 가깝게 지내려고. 혹시 네가 사정해 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찾아왔어.”

유나희의 말을 듣고 나니 서유는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전에 육성재가 서유의 신분을 흘린 일이 있었는데, 이씨 가문 식구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비밀로 해왔다. 서유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서유는 결혼해서 이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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