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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소수빈과 허 의사의 결혼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심형진에 대한 조사도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승하의 특별 보좌관이 결혼한다니 규모가 제법 컸다. 해천 호텔 정문엔 고급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A시의 유력 인사들뿐만 아니라 수도에서 이씨와 거래하는 이들까지 모두 찾아왔다. 소수빈은 호텔 전체를 대관했고, 청첩장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하객들이 자리할 수 있게 했다.

소수빈은 소준섭의 계모가 낳은 아들이었다. 소씨 가문에서도 사람이 왔는데, 바로 소준섭이었다. 그는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주서희를 발견하고 복도 끝으로 몰아갔다.

검은 정장 차림의 그는 고고한 자태와 냉담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굳게 다문 입술에선 냉혹함이 묻어났다.

“법원 소환장을 받았어. 꽤나 대담하군. 감히 나를 고소하다니.”

그의 하얀 손가락이 주서희의 뺨을 스치자 그녀는 차갑게 피했다.

“고소하려는 참에 성희롱까지 하시겠다고요? 죄목 하나 더 추가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시나 봐요.”

소준섭은 웃었는데, 그의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는 마치 밝은 조명 같았다. 눈부시면서도 사람을 찌르는 듯했다.

“주서희, 우리 사이를 생각하면 너희가 이길 수 없어. 내가 기분이 좋을 때 소송을 취하해. 그렇지 않으면...”

소준섭은 주서희을 벽으로 밀어붙이고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 위를 짚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깊이 입을 맞췄다.

처음엔 살짝 스치는 정도였지만, 그녀의 맛을 보자 소준섭은 마음을 바꿨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꼭 껴안았다.

“주서희, 너무 보고 싶었어.”

그가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주서희은 그를 밀쳐냈다.

“꺼져요!”

하지만 소준섭은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손목에 가져다 댔다.

“만져봐. 여기 상처들, 다 너 때문에 생긴 거야.”

주서희는 손목에 가득한 상처들을 만졌다. 일부는 아물었고, 일부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정맥과 동맥 주변으로 얽혀 있었다.

의사인 주서희는 이게 자해로 인한 상처임을 알았다. 하지만 그녀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녀는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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