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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서유는 이승하의 팔짱을 끼고 결혼식장에 들어서다 안에서 나오는 소준섭과 마주쳤다.

양측 모두 발걸음을 멈추었고, 소준섭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서유 씨, 오랜만이군요.”

그는 이승하를 완전히 무시한 채 서유에게만 인사를 건넸다. 그의 눈빛에는 경멸과 멸시가 가득했다.

서유는 대답하지 않고 이승하를 끌고 돌아가려 했지만, 소준섭이 두 사람이 움직이려는 순간 갑자기 조롱의 웃음을 터뜨렸다.

“서유 씨, 지난번에 뵈었을 때보다 훨씬 혈색이 좋아 보이네요. 결혼 생활이 꽤나 행복한 모양이군요.”

이런 말까지 들으면서 무시하기엔 너무 참는 것 같았다.

“제가 행복한지 아닌지는 소 선생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소준섭은 입꼬리를 올리며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렇죠, 저와는 상관없죠. 다만 우연히 알게 된 건데, 당신의 행복은 어떤 이가 목숨을 걸고 포기한 덕분이라는 거죠.”

서유가 잡고 있던 이승하의 손등이 갑자기 굳어졌고, 그녀의 안색도 불편해졌다.

팔짱을 끼고 있던 남자는 이를 눈치채고 잠시 망설이다 곧바로 몸을 돌려 차갑게 소준섭을 노려보았다.

“이런 말들을 송사월이 하라고 한 건가요?”

“흥.”

소준섭이 냉소를 지었다.

“사월인 당신들의 행복을 빌기로 했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하라고 하겠습니까?”

검은 양복 차림의 이승하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깊고 차가운 눈빛 속에는 신성불가침의 기세가 숨겨져 있었다.

“그 사람이 말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그의 이름을 빌려 이런 말을 하는 건 그를 위해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건가요, 아니면 그 사람 마음이 좁다고 선전하려는 건가요?”

차분한 반문에 소준섭은 순간 당황했다. 자신의 행동이 그들을 자극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품격 있는 친구의 명성을 손상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

소준섭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난 그저 김시후가 살아도 죽은 것만 같아 보여서 참을 수 없었을 뿐이에요. 그래서 몇 마디 비꼬았을 뿐, 김시후와는 관계없어요.”

이승하가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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