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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육성재가 주먹을 꽉 쥐며 이를 갈았다.

“다들 이연석 얘기만 하니까 정말 짜증 나네.”

“내가 이연석을 용서해 달라고 했잖아요. 다른 건 안 되겠어요?”

짜증 가득한 표정이었던 육성재의 눈빛이 이 말에 조금 누그러졌다.

“진짜로 날 돌봐주겠다는 거야?”

서유가 대답하기 전에 이지민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새언니, 오빠 때문에 희생하지 마요.”

“괜찮아요.”

서유가 이지민의 손을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당신 어머니도 김씨 집안 분이셨고, 저도 김씨 집안에서 자랐으니 우리 사이엔 인연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저도 당신을 오빠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동생이 오빠를 돌보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다만...”

서유가 잠시 머뭇거리다 미소 지었다.

“제가 오빠의 동생이고, 이연석은 제 남편의 동생이니까 간접적으로 오빠랑 인척관계인 셈이에요. 이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도련님을 용서해 주셨으면 해요.”

육성재가 멀리 있는 서유를 흘깃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간접적으로 이연석이 내 동생이 되는 거네?”

이승하가 육성재의 사촌 형이니 이연석도 그의 동생이나 마찬가지였다.

서유는 천진한 표정을 지으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오빠, 그러니까 도련님을 용서해 줘요. 제가 오빠를 돌볼게요.”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에 육성재의 분노가 점차 가라앉는 듯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서유를 바라보았다.

신기하게도 이승하의 아내가 꽤 예뻐보였다. 이 생각이 들자마자 육성재는 깜짝 놀랐다.

‘머리가 어떻게 망가진 게 아니야?’

“돌봐주기 싫다면서? 나랑 어떻게 해보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냐.”

“아니에요. 오빠가 저한테 돌봐달라고 했으니, 이 기회에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잠시 침묵하던 육성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연석 때문에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은 확실히...”

“내가 이것 때문에 이연석을 봐줄 거라고 생각해?”

정말이지, 육성재는 성격이 참 안 좋았다. 그녀가 판 덫을 돌아서 지나가다니.

“그래요, 내가 돌봐줄게요. 근데 사촌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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