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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병실 안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3-5명의 눈길이 병상에 누워있는 육성재에게 쏟아졌다.

불륜은 영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육 대표님이 이런 지경까지 내몰리다니.

육성재는 심장이 잠깐 뛰었지만, 금세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했다.

“내가 눈이 먼 것도 아니고.”

그는 이승하의 차가운 시선을 흘긋 보았는데 그 눈빛에는 혐오감이 가득했다. 마치 서유가 무서운 짐승이라도 된 것처럼.

이승하는 육성재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그의 눈에 담긴 감정을 읽으려고 했다.

“그래서 왜 굳이 서유한테 당신을 돌보게 했어?”

육성재는 태연히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세웠다.

“내 외조부 댁이 서유 어머니한테 빚진 게 있어. 가족들 대신해 갚고 싶어서 부른 거야. 그리고 관계를 돈독히 하고 보상해주고 싶었지.”

이렇게 말하며 그는 다시 한번 이승하를 흘끗 쳐다보았다. 무엇을 숨기려는 건지, 아니면 그를 안심시키고 싶어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비록 후에 김씨 가문 사람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어쨌든 김씨 가문에서 자랐으니 내겐 사촌 동생이나 다름없어.”

이승하의 차가운 눈동자는 육성재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그의 속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듯했다.

육성재도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응시했다. 비록 심장이 쿵쾅거려 두려웠지만, 감히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잠시 후, 이승하는 차가운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서유에게 이상한 생각이 없길 바래. 아니면 네 다리를 부러뜨릴 테니까.”

이승하의 눈동자에서 의구심이 사라지자, 육성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왜 안도의 숨을 쉬었는지는 육성재 본인조차 잘 몰랐다.

그는 서유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단지 그녀의 얼굴을 기억했을 뿐인데 왜 이승하 앞에서 죄인처럼 행동했을까?

이런 감정이 육성재를 괴롭혔다.

“넌 네 아내를 보물처럼 여겨지겠지만, 누구나 서유한테 눈독을 들이지는 않을 거야.”

이승하가 길쭉한 손가락으로 소매를 털며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도 내 아내만 못해. 넌 부러워하기나 해.”

이 말에 육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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