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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집으로 돌아간 그는 밤새 잠을 설쳤다. 주서희가 쓸데없는 참견을 해서 그녀가 자신에게 이별 통보를 한 거라고 생각하고는 주서희를 원망했다.

다음 날, 기운 없이 차를 몰고 병원에 도착해 사무실에 들어서니 윤주원이 자료 뭉치를 들고 기뻐하며 그의 앞으로 달려왔다.

“심 선생님, 제가 개발한 약제가 성공했습니다.”

그 말에 밤새도록 끼어있던 먹구름이 갑자기 걷혔다. 그가 급히 손을 뻗어 윤주원이 건네준 자료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유명한 전문가들이 내린 찬사 아닌가요?”

“그러니까요. 우리 병원도 함께 표창을 줄 겁니다.”

감격한 심형진은 자료를 쥐고 있는 손을 벌벌 떨었다.

“그럼 이 약으로 노벨 의학상을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윤주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수롭지 않은 척 손을 저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이 약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그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의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것이지 가장 근본적인 의무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명예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심형진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사람을 살리는 것과 개인의 명예 모두 다 중요한 겁니다.”

그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히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고 뭐라 할 일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자료를 들고 기뻐하며 뒤적거리는데 주임교수가 들어와 윤주원의 어깨를 툭 쳤다.

“윤 선생, 대단해. 이번 노벨 의학상은 윤 선생이 받게 될 거야.”

윤주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게 다 팀원들 덕분입니다. 심 선생님도 많이 도와줬고요.”

주임교수는 심형진을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

“심 선생은 옆에서 도와준 것뿐이고 정말 상을 받게 된다면 윤 선생이 직접 가서 상을 받아야지.”

말을 마친 주임교수는 앞으로 다가가 심형진의 어깨를 토닥였다.

“심 선생, 자네도 훌륭해. 멀지 않아 자네도 윤 선생처럼 큰 성과를 이뤄낼 거야.”

자료를 쥐고 있던 심형진의 손에 한껏 힘이 들어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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