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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가시가 박힌 심형진의 말은 밖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까지 화나게 만들었다.

“연석이가 여자들을 많이 만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다리를 걸친 적은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여자를 배신한 적도 없고요.”

단이수가 친구들의 어깨를 밀치고는 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

뒤돌아보던 심형진은 시선을 거두고는 이연석을 향해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여자 친구를 그렇게나 많이 사귀다니. 그게 바람둥이 아닌가요?”

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오른 이연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단이수가 손을 뻗어 그를 막아섰다.

“여자들과 놀며 시간을 때웠을 뿐. 함부로 여자를 건드린 건 아닙니다.”

한마디 내뱉은 단이수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그 점에서는 연석이도 심형진 씨를 이길 수 없을 것 같네요.”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무슨 뜻입니까?”

단이수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해외로 갔다고 했었죠. 그쪽은 워낙 자유분방한 곳 아닌가요? 사람도 적으니까 뭔가를 알아내는데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심형진의 과거에 대해 돈만 조금 쓰면 바로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잘난 척하다가 결국 자신의 잘못이 이 세상에 드러나면 그땐 어찌하려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던 심형진은 차마 재주가 있으면 한번 조사해 보라는 말을 하지 못하였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가혜를 좋아했었어요. 외국에 있는 동안에도 늘 가혜 생각뿐이었지요. 그러니 날 이연석 씨와 똑같은 사람으로 취급하지 말아요.”

단이수는 아무런 반박 없이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이 한 말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네요. 다만...”

그가 심형진을 쳐다보면서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가혜 씨를 짝사랑했다고 했었죠?”

왜 그렇게 묻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던 심형진은 단호하게 딱 잘라 말했다.

“네.”

단이수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짝사랑을 이렇게 오랜 시간 한 걸 보면 가혜 씨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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