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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연석의 일을 처리한 뒤 또다시 말길을 돌리는 걸 보면 분명 그에게 이 일을 따지려는 것이었다.

그가 몸을 돌려 이승하를 쳐다보았고 매처럼 날카로운 눈을 마주한 순간 몸이 살짝 떨렸다.

“두 분 사이의 일은 전 잘 모릅니다. 더 이상 할 말 없습니다. 대표님께서 잘 알고 계시면 되는 일이지요.”

“그런가요?”

서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그에게서 한기가 뿜어져 나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얼마 전에 정가혜 씨가 심 선생을 데리고 부산으로 가서 송사월을 만났다고 하던데요?”

무슨 의도로 묻는 건지 잘 알지 못했던 그는 함부로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가혜 씨한테 송사월은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당신을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갔다는 건 송사월이 당신을 인정해 주길 바라서였겠죠. 송사월이 당신을 만나보고 마음 놓고 자신을 당신한테 맡길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리 내 아내와 송사월에 대해 막말을 하는 겁니까? 송사월한테 사과해야 할 것 같은데...”

“전 두 사람에 관해 함부로 말한 적 없습니다. 단지 대표님께서 강제로 서유 씨를 빼앗은 걸 비꼬았을 뿐이죠.”

급히 변명을 하던 그가 결국은 이승하에게 꼬투리를 잡히고 말았다.

“그러니까 날 조롱한 건 사과 안 해도 된다 뜻인가요?”

결국은 송사월을 빌미로 그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닌가?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이승하가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서 김시후에 관한 자료를 찾아 사진을 클릭하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핸드폰 거치대에 핸드폰을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뻗어 핸드폰 화면을 살짝 두드렸다.

“송사월은 여기 있으니까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사과해요. 그럼 이 일은 없던 일로 하죠.”

옆에 서 있던 소수빈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송사월한테 고개 숙여 사과하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사과하라는 것이잖아.

어찌 됐든 사진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송사월이 아니라 대표님이니까.

소수빈의 웃음소리를 듣고 심형진은 난처한 표정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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