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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예전 같았으면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팠을 테지만 서유가 옆에 있어서 지금은 훨씬 평온해 보였다.

“그 누구도 송사월이 될 수는 없습니다.”

송사월은 이연석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와 서유가 결혼까지 한 이상 다시 그들 앞에 나타나 서유를 귀찮게 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대표님께서도 이연석 씨의 행동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심형진은 문제의 포인트를 잘 집어냈다. 그의 물음에 주서희와 소수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연석이가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요.”

원하는 대답을 들은 심형진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께서도 이연석 씨한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시면서 왜 절 괴롭히는 겁니까?”

“연석이를 억울하게 만든 그 일에 대해 따지는 겁니다. 제대로 구분했으면 좋겠습니다.”

심형진과 정가혜의 일에 대해 관여할 생각은 없다. 다만 심형진이 수작을 부려 이연석이 억울함을 당하게 된 일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생각이다.

그러나 심형진은 서로 다른 두 일을 자꾸만 한데 섞어서 말을 하고 있다.

“대표님, 제가 이연석 씨한테 누명을 씌운 이유는 이연석 씨가 계속 가혜를 찾아와 재결합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계속 저와 가혜 곁에서 맴돌고 있겠죠. 이유도 없이 그런 게 아니니 그 결과는 이연석 씨가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말에 이승하는 정가혜가 왜 심형진을 용서하기로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말솜씨가 아주 대단하네요. 의사만 하기에는 아까운 말솜씨인데.”

그는 누군가 그의 사적인 행동을 의사라는 직업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대표님, 의사는 저한테 꿈입니다. 장난치지 마십시오.”

예의 바르게 웃으며 말을 하고 있는 심형진이었지만 마치 이승하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라도 해서 그에게 반격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의 직업에 대해 비웃은 건 전혀 아니었다. 단지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가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뿐이다. 그리고 지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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