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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그녀는 손을 들어 이연석의 등을 살짝 토닥였다.

마치 예전에 그가 위로를 구할 때 그녀가 참을성 있게 달래주던 것처럼 말이다. “연석 씨, 잘 지내요...”

온 힘을 다해 그녀를 껴안아도 이연석은 그녀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두려워하며 팔에 힘을 주어 정가혜를 꽉 껴안았다.

“당신이 오늘도 돌아오지 않으면 난 당신을 미워할 거야...”

그는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를 미워한다 해도 어디까지 미워할 수 있겠는가?

정가혜는 그의 등을 따라 쓰다듬더니 뒤통수의 짙은 머리카락을 만졌다.

“이젠 돌이킬 수 없어요...”

그녀를 꽉 붙잡으면 그녀가 떠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결국 그녀는 떠나려 하고 있다.

이연석은 천천히 정가혜를 놓았다. 그의 눈에는 사랑했지만 얻지 못한 후의 피곤함이 서려 있었다.

“확실히 결심한 거예요?”

몸을 일으킨 정가혜는 병상 앞에 서서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원래 단호한 편이었다. 무언가를 결심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았다. 이연석은 그런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결연한 정가혜를 바라보며 이연석의 지친 눈에 점점 붉은 기가 돌았다...

“그럼 가요.”

그는 병상에 쓰러지듯 누워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창백하지만 여전히 수려한 옆모습을 응시하며, 정가혜는 마음속으로 5년간의 흐릿하고 험난했던 감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연석 씨, 안녕.”

발걸음 소리가 멀어진 후, 이연석은 붉게 물든 눈동자를 돌려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갑자기 주먹을 꽉 쥐었다.

“오늘 이 문을 나가면 우리는 영원히 가능성이 없어질 거예요!”

이것은 그가 주는 마지막 기회이자 최후통첩이었다.

이걸 놓치면 끝이다.

정가혜의 발걸음은 한참 동안 멈췄다가 결국 발을 떼어 병실을 빠르게 뛰쳐나갔다. “정가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연석은 몸을 일으켜 그녀를 쫓으려 했지만, 척추 때문에 아파서 움직일 수 없었다.

“정가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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