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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다음 날, 서유가 깨어나 연이를 차에 태워 보낸 후 첫 번째로 한 일은 정가혜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가혜, 연석 씨를 보러 갔어?”

“어...”

아침을 먹고 있던 정가혜가 무심히 대답했다.

정가혜의 담담한 어조를 들으니, 이연석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서유는 잠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해결됐어?”

이지민이 이연석의 교통사고 전후 사정을 이승하에게 말했다. 서유도 자연스럽게 이연석이 정가혜와 심형진이 키스하는 걸 보고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둘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이연석이 다쳤으니 정가혜가 문병을 가면 관계가 좀 누그러질 거라고 생각했다.

“여자 친구가 있었어. 그러니 내가 처리할 게 뭐가 있겠어.”

여자 친구가 있다는 말에 서유는 잠시 멍해졌다.

“여자 친구가 누군데...?”

이연석이 여자 친구를 사귀었다면 데리고 나와 떠들썩하게 다녔을 텐데, 최근에 그의 주변엔 여자가 없었다.

“전에 그 사람이야, 배하린 씨.”

배하린이란 세 글자에 멍하니 있던 서유가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될 줄 알았으면 너한테 전화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연석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정가혜는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졌다.

“난 괜찮으니까 네 탓으로 돌리지 마.”

서유도 이연석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 줄 몰랐으니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두 사람... 배하린 씨 때문에 더 크게 싸운 거야?”

“배하린 씨 때문만은 아니야...”

“응?”

서유는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배하린 때문만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도 있다는 말인가?

정가혜는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자초지종을 서유에게 털어놓았다.

잠시 침묵 후 서유는 겨우 사건의 전후 사정을 정리할 수 있었고, 예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이연석이 정가혜를 위해 교통사고까지 당했다는 것은 아직도 정가혜를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가혜가 이연석의 사고 소식을 듣고 매우 긴장했다는 것은 여전히 이연석을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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