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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서유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답답하고 억울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침묵에 이승하는 눈 밑의 분노가 점차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 여자는 확실히 능력이 있었다. 매번 이승하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고 찾아오게 만드니 말이다.

근래에 자신이 했던 일을 생각하니 이승하는 황당무계하고 또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는 갑자기 정신이 든 듯 서유를 확 팽개쳤다. 그 실망한 눈동자는 금세 차가운 모습으로 변했다.

“앞으로 다시 널 찾아오는 일은 없을 거야.”

말을 남긴 그는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서유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빠른 걸음으로 떠나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텅 빈 것 같았다.

이 문이 열리면 이승하가 다시는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그녀는 갑자기 달려들어 이승하를 막았다.

그녀는 어눌한 말투로 설명했다.

“미, 미안해요. 전에 일부러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요. 저랑 사월이, 아니, 김시후 씨는...”

“나랑 상관없어!”

이승하는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내가 너를 찾아온 이유는 그저 속은 게 불쾌해서야. 지금 그 이유를 알았으니 이제 네 설명은 중요하지 않아.”

이승하의 말은 마치 차가운 물처럼 서유의 몸에 끼얹었고, 그녀는 온몸이 차가워졌다.

그에게 하고 싶던 말들이 전부 목구멍에 막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서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살펴 가세요.”

그녀는 말을 마치자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승하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재빨리 몸을 돌렸다.

뒤에서 문 닫히는 소리가 났고 남자는 1초도 더 머물지 않고 휴게실을 떠났다.

서유는 고개를 돌려 굳게 닫힌 문을 보면서 마치 심장에 구멍이 뚫린 듯 텅 빈 느낌이었다.

몸까지 나른해지자 서유는 버티지 못하고 벽을 짚고는 다시 소파에 누웠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인 채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눈물은 마치 줄 끊어진 구슬처럼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마 진짜 끝이겠네...’

휴게실을 나온 이승하는 문 앞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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