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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롤스로이스 한대가 행운 빌라 입구에 멈춰 섰다. 뒷좌석에서 잠들었던 서유가 아직도 자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김시후에게 물었다.

“김 대표님, 아가씨를 깨울까요?”

그는 고개를 돌려 달콤하게 자고 있는 서유를 보았다. 차마 그녀를 깨울 수 없었다.

“차는 제게 맡기고 먼저 돌아가세요.”

운전기사는 김지후에게 열쇠를 맡기고 차에서 내렸다.

김지후는 서유가 몇 번지, 몇 호실에 살고 있는지 몰랐고 그녀가 언제 깨어날지는 더욱 몰랐다. 몇 분 동안 망설이다가 그는 시동을 걸고 서유를 자신의 개인 별장으로 데려갔다. 이 별장은 김지후의 소유였다. 그가 서울로 왔을 때 원래는 이곳에서 살려고 했었다. 하지만 연지유가 굳이 서유에게 호텔을 마련해 주겠다고 해서 별장에 온 적이 없었을 뿐이었다.

김지후는 차를 세운 후 서유를 안고 별장으로 들어갔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별장을 지키던 이혜선이 급히 마중 나왔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깨끗한 잠옷을 준비해주세요.”

이혜선은 김지후의 품에 안긴 여자를 보았지만 더 묻지 못했다. 그녀는 “네”라고 대답하고 잠옷을 준비하러 갔다.

서유를 침대에 눕히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있으니 그의 날카롭던 표정이 사그라들었다.

손을 들어 서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던 김지후의 눈에는 그조차도 모르는 자상함이 배어 있었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고 나서야 이혜선을 불러서 잠옷을 갈아입히라고 했다.

김지후는 욕실에 가서 샤워를 한 뒤 서유가 곤히 잠들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러 갔다. 몸을 뒤척였지만 깨지 않고 잘 자는 것을 보고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김지후는 잠결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돼서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서유가 무사한 것을 보고 그는 가볍게 문을 닫고 안방으로 돌아갔다.

서유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하루라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그녀는 낯선 방을 보고 멍해졌다.

'어제 소파에 쓰러져 펑펑 울다가 숨이 차서 그대로 졸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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