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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아침을 먹은 후, 서유는 조금 힘겹게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녀는 어제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정장 윗옷과 헐렁한 바지를 입었다. 정장이 마침 그녀의 부은 다리를 가려주었다.

그녀가 옷을 다 갈아입자 김시후가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서유는 내려가는 것을 부축해달라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김시후는 그 생각을 간파하기라도 한 듯 다가와서 이불을 들추고 그녀를 가로 안았다.

서유는 어리둥절했지만 김시후는 오히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혼자서 걸을 수 있다면 저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지 않겠죠.”

이 한마디가 서유의 정곡을 찔러 마음이 불편해진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품에 안긴 여인은 너무나도 가벼워서 얼굴에 아픈 기색이 역력하여 매우 허약해 보였다.

바람이 한 줄기 불기만 하면 그녀의 가냘픈 몸을 쓰러뜨릴 것만 같았다.

이런 서유를 보고 김시후는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

“서유야.”

별장을 나온 후, 그는 그녀를 가볍게 불렀다.

서유는 그를 올려다보면서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기다렸다.

김시후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널 잊어버렸어. 날 너무 원망하지 마.”

이 말을 할 때 그의 눈동자는 흠 잡을 데 없이 깨끗하고 맑았다.

서유는 의심스러워서 김시후가 연기하고 있는지 보려고 그와 눈을 마주쳤지만 모든 표정과 행동이 진심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진짜 기억상실증이야?”

“기억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생각을 하기만 하면 머리가 아파.”

특히 서유를 생각하면 머리가 더 아파졌는데 그가 그녀와 관련된 일을 기억시키는 것을 뇌가 막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를 볼 때마다 왜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괴로워지는지 몰랐다. 막 기억을 잃었을 때는 이런 감정이 없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번 만남에서 이런 애매모호한 정서는 더욱 짙어졌다.

서유는 그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드러난 표정은 가짜 같지 않았다.

그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별하지 못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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