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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차가운 표정을 하고있는 서유를 바라보던 김시후는 문득 그녀가 고슴도치 같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다가가도 온몸으로 찔러서 다시는 한 발짝도 못 다가가게 하는 고슴도치 말이다.

“비위를 맞출 필요 없어요. 몸만 괜찮으면 됩니다.”

서유는 이미 김시후와 크게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그녀가 멍하니 김시후를 쳐다보자 그는 오히려 그녀를 보며 씩 웃었다. 담담하고 깨끗한 웃음이었다.

방금은 정말 그녀의 몸 상태가 걱정되어서 몇 마디 물어본 것 같았다.

김시후는 몸을 돌려 테이블 위의 접시를 서유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먼저 뭐 좀 드세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고 접시 위에 놓인 음식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서유 씨?”

김시후가 그녀를 부르자 서유는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은 눈물을 머금고 있었는데 비치는 표정은 오히려 매우 담담했다. 그런 눈빛을 본 김시후는 갑자기 심장이 조여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치 그녀에게 미안한 일을 한 사람처럼 극도로 긴장했다.

김시후가 말을 하려고 할 때 서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몸만 괜찮으면 된다면서 왜 5년 전에 저를 그렇게 대했어요?”

그녀는 과거의 얘기를 다시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방금 김시후가 한 말이 그녀의 마음을 울려버렸다. 서유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그때는 내 목숨을 원했으면서 지금은 왜 몸만 괜찮으면 된다고 하는 거지? 이렇게 모순된 사람은 도대체 어떤 마음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김시후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5년 전, 그는 기억을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사람과 일이 매우 낯설었다. 마침 그때, 서유가 매일 찾아와 해명해댔기에 김시후는 매우 짜증이 났다. 게다가 그녀에 관해서 찾아낸 정보들을 본 그는 서유에게 꿍꿍이가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경비원에게 명령하여 당시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있던 그녀를 내쫓았다.

이것은 김시후가 서유에게 한 가장 잔인한 짓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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