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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그 말을 들은 서유는 귀까지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혜야, 사실은... 그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자신이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가혜가 알게 된다면 그 성격에 가면남을 찾아가서 따지고 들게 뻔했다.

가혜는 옛날에 제가 송사월에게 맞은 것을 알고 나서 그 밤에 송사월을 죽여놓겠다고 표를 사 부산까지 간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때 송사월에게 맞은 뒤로 심장이 계속 안좋았다는 말도 아직까지 못했다.

서유가 말하길 망설이자 가혜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어왔다.

"설마 이승하처럼 너랑 결혼은 하기 싫고 연애만 하겠다는 건 아니지?"

"아니야 그런 거."

"그럼 뭔데?"

서유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더는 숨기기 힘들 것 같아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서유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가혜는 성폭행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차를 세웠다.

"뭐라고?!"

"지금 성폭행이라고 했어?"

가혜는 혹시 자신이 잘못 들은 걸까 봐 다시 한번 되물었지만 서유는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경찰서 가자, 지금."

가혜는 팔까지 걷어붙이고 당장 경찰서로 가자며 운전대를 잡았다. 서유는 그런 가혜를 애써 말리며 말했다.

"나도 신고해 봤어. 근데 그걸론 증거가 부족하대. 그리고 나 약점까지 잡혀서 뭐 어떻게 할 수도 없어..."

"무슨 약점?"

서유는 임태진이 자신을 협박했던 일도 하나하나 말해주었다.

"어쩐지 임태진이 사람을 많이 데려왔다 했어. 너 협박하러 온 거였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가혜는 그저 서유에게 많이 미안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네가 겪지도 않아도 될 일을..."

가혜는 조심스런 손길로 많이 지쳐 보이는 서유의 볼을 쓰다듬었다.

서유는 예쁘장한 얼굴 때문에 예전부터 변태가 참 많이도 꼬였었다.

학교 다닐 때는 누가 작업 걸거나 스토커가 붙은 것 같은면 항상 저나 송사월에게 말했었는데 이젠 그냥 묵묵히 혼자 감당했다. 그게 자신에게 걱정 끼치기 싫어서임을 알기에, 너무 잘 알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서유야, 다음부터 이런 일 있으면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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