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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육우성이 거실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육성아를 보고는 약간 안타까운 듯 그녀를 흘겨보았다.

“방금 연훈이가 전화해서 너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네가 거절한 거니?”

상씨 집안에 정략 결혼을 제안할 때, 육우성은 사진을 가지고 갔고, 상연훈은 한 번 보고 나쁘지 않다며 만나기로 했다.

기회가 분명히 눈앞에 있었는데 한 번 만난 후 갑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니, 이미 젊은이들의 생활을 겪어본 육우성은 당연히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

“아빠, 상연훈 씨가 우리 둘이 결혼해도 육씨 집안에 어떤 자원도 줄 수 없대요.”

육우성은 이 말을 듣고 짙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 없이 외투를 벗고 육성아 맞은편에 앉았다.

“일단 시집만 가면 연훈이랑 좋은 감정을 쌓아, 나중에 네 체면을 봐서 조금씩 줄 거야.”

“그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말이 통할 것 같지만, 성격이 제멋대로라 양보할 리가 없어요.”

“한 번 만나고 그의 성격을 다 파악했다고?”

육성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저도 아빠를 돕고 싶어요. 하지만 연훈 씨가 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건 분명해요.”

상연훈이 그녀를 마음에 들어 했다면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성인인데, 이 정도의 암묵적인 의식은 알고 있지 않겠는가.

육우성가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육성아의 지친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딸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말을 들어왔고, 한 번도 거역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를 위해 그렇게 많은 명문가 자제들을 소개했는데 하나도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으니, 상씨 집안 셋째 아들이라고 예외가 될 리가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육우성은 한숨을 쉬었다.

“너 말이야, 생긴 것도 못생기지 않고 고작 힘이 좀 세다는 게 유일한 결점인데 왜 너를 좋다는 남자애가 없다니...”

밖에서 들어오던 육성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집에 있어. 평생 노처녀로 살아. 어차피 내가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없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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