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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그녀가 살짝 몸을 숙이며 남자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당신이 매일 아침 핑크 장미를 한 송이 꺾어서 나한테 주잖아요. 그래서 나도 매일 점심 당신한테 도시락을 챙겨줄 생각이에요. 누가 끝까지 견지하는지 우리 내기해요.”

그의 눈 밑에 물든 웃음은 창밖에서 쏟아지는 햇살처럼 화사했다.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했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아요. 오늘은 첫날이니까 내가 직접 한 거고 다음부터는 셰프가 만든 거 챙겨오기만 할 거예요.”

사실 그녀에게 요리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기념일 같은 날에는 직접 요리를 해줄 의향은 있어요.”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가글을 집어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식사 후에 입안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있었다. 남자는 가글을 받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나오자 마침 책장 앞에 기대어 경영학에 관한 책을 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따스한 햇볕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자 옅은 솜털이 훤히 보였고 햇빛 아래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햇빛 아래 그녀의 피부는 하얗고 껍질을 벗긴 계란처럼 매끈해 보였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갔다.

맑고 깨끗했던 남자의 눈이 점점 흐릿해졌다.

사무실 안에 있는 휴게실을 들여다보면서 문득 그 안에 침대가 놓여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여보...”

그가 시선을 거두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우리 회사에서는 한 적 없지? 한번 할까?”

그 말에 그녀는 몸을 곧게 세우고 다급히 뒤로 물러나 그에게서 떨어졌다.

“가까이 오지 말아요.”

알았다고 하면서도 그는 저도 모르게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 없어.”

그가 휴게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더니 이내 발로 문을 닫아버렸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잠기더니 자동 커튼이 닫히면서 휴게실 안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회사에서 이게 무슨 짓이에요. 이건 정말 아니에요...”

욕정이 가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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