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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이승하는 시계를 한 번 보고 이동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안 가고 여기서 점심 먹으려는 거야?”

이동하는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아니야, 아내가 곧 도시락을 가져다줄 거야. 여기 좀 있다가 갈게.”

이승하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제수씨가 매일 점심을 가져다줘?”

이동하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맞아, 밖에서 파는 음식이 깨끗하지 않다고 해서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표실 밖에 우아한 모습의 여인이 도시락 상자를 들고 나타나 손을 흔들었다.

자신의 아내가 온 것을 보고 이동하는 서둘러 다리를 내리고 말했다.

“형, 나 먼저 갈게. 점심 꼭 챙겨 먹어.”

이동하가 아내에게서 도시락을 받아 들고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승하의 표정이 약간 달라졌다.

그는 책상 위에 있던 개인 휴대폰을 들어 몇 초간 망설이다가 서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 회사 식당 음식이 별로야.]

그 메시지를 본 서유는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멈췄다.

[그럼 밖에서 먹지 그래요? 회사 밖에 고급 레스토랑이 많잖아요. 아무 데나 골라봐요.]

이승하는 잘생긴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답장을 썼다.

[밖에서도 맛없어.]

[그럼 외식을 시킬까요?]

대화가 여기서 끊기고 말았다.

대화창에 나타난 메시지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이승하는 결국 미소를 지었다.

그만두자.

그의 바보 같은 아내를 괴롭히지 말고 편안히 집에 있게 두자.

이승하가 더 이상 답장을 보내지 않자 서유는 연필을 내려놓고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두 사람의 채팅창을 살펴보았다.

혹시... 그가 점심을 가져다 달라고 한 걸까?

서유는 아직 아내로서 그룹에 가본 적이 없었으니 한 번 가볼까?

이런 생각을 하며 서유는 주방으로 가서 직접 닭고기 수프를 끓이고 몇 가지 담백한 반찬을 준비했다.

그녀는 음식을 보온 용기에 담고 소진섭을 불러 보디가드들과 함께 그룹으로 향했다.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처리하던 이승하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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