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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서유가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한 사이, 김선우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난간 너머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누나, 만약 전에 누나가 성형 핑계를 대며 나를 속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누나가 자신의 출생을 모른다고 믿었을 거예요.”

“하지만 누나는 나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사진 찍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우리 아버지가 알아볼까 봐 일부러 스카프로 얼굴을 가렸죠.”

“이 모든 게 누나가 이미 누나와 이모가 젊었을 때 얼마나 닮았는지 알고 있었음을 알려줘요. 그래서 우리가 알아볼까 봐 두려워했던 거예요.”

김선우의 몇 마디에 서유의 거짓말은 그대로 들통났다.

차에 타려다 김선우에게 맡기려던 육성재는 갑자기 멈추고 돌아서서 서유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더 이상 거만하지 않았고 차분하고 냉정해졌으며 눈빛은 맑고 빛났다.

즉,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사촌 여동생이 아까는 그를 놀리고 있었던 것이다.

육성재는 냉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겨 경호원의 저지를 뚫고 서유 앞에 섰다.

둘 사이에는 철문 하나만이 가로막고 있었지만 그 철문을 통해 육성재는 서유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짙은 눈썹과 큰 눈, 살구 같은 눈매, 복숭아처럼 화사한 얼굴, 매끄러운 피부, 붉은 입술과 하얀 이빨 그리고 허리까지 늘어진 해초 같은 머리카락. 몸매는 날씬하고 허리는 한 손에 잡힐 듯 얇았다.

그녀의 온몸은 맑고 상쾌한 향기로 가득했고 순수한 매력을 지닌 섹시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육성재를 놀라게 한 것은 그녀의 눈이었다. 샘물처럼 맑아 밤하늘의 별과 넓은 바다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육성재는 전에 서유를 본 적이 있었지만 한 번 보고 잊어버렸다.

하지만 이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녀의 얼굴이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이것에 잠시 놀랐지만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내 사촌이 이미 충분히 설명했으니, 서유 씨는 더 이상 우리와 숨바꼭질할 필요가 없겠네.”

서유는 잠시 눈빛이 흔들렸지만 태연하게 경호원이 총으로 겨누고 있는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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