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는 말을 하면서 주변의 환경을 가리켰다.“이곳은 마음씨 착한 어민들이 우리를 구해 데려온 곳이야.”“난 너희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한동안 지냈었어. 초아가 물을 많이 마시는 바람에 선천성 심장병이 재발했고 난 너희들을 데리고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어.”“엄마의 일생은 이게 전부야. 그다지 잘 지내지 못했어. 너희들은 나보다 더 잘 살기를 바란다...”“그리고 너희들의 친아빠가 누구인지 알려주려고 해.”“그 사람의 이름은 연중서. 동아 그룹의 이사장이야.”“언젠가 너희들이 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난 그 사람이 너희들을 알아보지 못하길 바란다.”“그리고 너희들이 그 사람한테 복수하기를 바라지도 않아. 난 그저 내 아이가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날 다치게 하고 괴롭혔던 놈들은 영원히 기억 속에서 잊어버리거라.”화면이 멈추고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이승하가 그 틈을 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서유를 쳐다보았다. 주먹을 불끈 쥔 채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모니터를 바라보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아팠던 그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연중서 이사장이 내 아버지라니...”어쩐지 연중서한테서 왠지 모를 익숙함을 느꼈었다. 그래서 조지가 예전에 김초희의 원래 이름은 연초희라고 했던 것이다. 두 사람이 연중서의 딸일 줄은 몰랐다. 서유의 눈매가 연지유와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이복자매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가족에게 상처를 입었고 친한 친구 때문에 얼굴이 망가졌고 약혼자에게도 버림받았었다.착한 사람을 만난 줄 알았는데 그 결혼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그리고 그녀와 김초희는 거짓 결혼 생활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세상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와 김초희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고달픈 것인지? 김영주는 자식들의 인생이 자신보다 조금은 더 나아지길 바랐지만...김초희는 젊은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녀는... 언니의 심장이 아니었으면
영상의 마지막은 김영주의 미안하다는 말로 끝이 났다. 비참한 인생에 대해 그녀는 원망도 미움도 없이 그저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손등이 차가워지는 느낌에 고개를 숙여보니 맑은 눈물이 떨어져 있었다. 서유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다. 그녀가 우는 건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김영주의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같은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 때문이기도 했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김영주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뜻한 손가락이 눈 밑의 눈물을 닦아주자 흐린 시선 속에 그의 완벽한 얼굴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만 울어.”위로의 말을 잘하지 못하는 그였지만 눈빛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출생의 자초지종을 알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 같다. 김씨 가문과 이씨 가문에 피맺힌 원한이 있든 없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김씨 가문에서는 그녀의 어머니를 그 가문의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으니까. 그녀 또한 김씨 가문의 원한을 짊어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씨 가문에서 그녀의 신분을 알게 된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형수님, 이 일은 꼭 비밀로 할게요. 이 영상은 다시 암호를 걸어두겠습니다. 두 사람만 행복하게 잘 살면 됩니다.”김씨 가문의 사람들을 미워하지만 서유의 어머니는 무고한 사람이었다. 여자로서 불행히도 잘못 태어났을 뿐 그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고마워요. 도련님.” 그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지금까지 날 이렇게 부른 사람은 없었어요. 어색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듣기 좋네요.”그가 이승하를 지나쳐 서유의 앞으로 다가갔다.“형수님, 다시 한번 불러줄래요?”바로 그때, 이승하가 책상 위의 펜을 들어 그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고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그가 머리를 감싸 쥐고 이를 악물었다.“형, 제발 좀 살살해요. 아파죽겠어요.”“그러게요. 총명한 도련님의 머리가 잘못되기라도 하
“형, Z라는 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누구예요? 이렇게 저장한 걸 보니 되게 궁금하네.”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건네받더니 그녀의 손을 놓고 서재 밖으로 나갔다.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는 그 모습에 이연석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펜으로 그녀의 옷을 찔렀다.“형수님은 Z라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요?”택이의 전화인 걸 알고 있던 서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마음이 너무 넓은 거 아니에요?”이승하의 또 다른 신분을 알지 못했던 이연석은 서재 밖에 서서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전화를 받는 남자를 가리켰다.“우리 형, 얼굴도 좋고 몸매도 좋아서 밖에 나가면 여자들이 가만두지를 않아요.”“저 Z라는 사람, 딱 봐도 매혹적이고 섹시한 여자일 것 같은데 조심해요. 형수님.”이연석이 말하는 매혹적이고 섹시한 여자는 얼굴에 붕대를 감고 이승하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 “보스...” 그 모습을 본 순간, 새까맣고 그윽한 이승하의 눈동자가 크게 확대되었다.“왜 이래?”“말도 마세요.”택이가 부어오른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하소연했다. “육성재의 여동생에게 접근하기 위해 신분을 바꾸고 그녀의 경호원으로 일하게 됐잖아요.”“근데 여자가 무슨 힘이 그렇게 센 건지 아침마다 날 끌고 다니면서 운동을 하는 거예요.”“이게 다 그 여자가 때린 거예요.”“가끔은 내가 자기한테 접근한 이유를 알고 이러는가 싶기도 하고요.”“그리고...”“용건만 간단히 해.”이승하의 차가운 말 한마디가 택이의 하소연을 끊어버렸다. 보스가 자신의 처지를 들을 기분이 아닌 것 같아 그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면 말을 거두었다.“보스, 봉태규를 기억하십니까?“응.”그의 아랫사람이니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육성재에 대해 알아보라고 연락했지만 그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다른 멤버들의 말로는 연지유를 처리한 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다들 그가 본부의 임무를 따로 받고 혼자 움직인 것으로 알고 저한테 보고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S
연지유가 안 죽었다고 가정하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연지유가 죽었다고 가정하면 루드웰에서 왜 연중서를 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혼란스러워할 때 택이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보스, 예전에 연지유를 지켰던 사람이 바로 봉태규입니다. 함께 오래 지내다 보니 혹시 봉태규가 연지유한테 마음이 생긴 건 아닐까요?”봉태규가 연지유에 정이 들어서 그녀를 처리하지 않고 심지어 그녀를 데리고 S 조직을 배신하고 루드웰에 의탁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루드웰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승하조차도 강중헌한테 듣고 알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비밀스러운 조직을 봉태규는 어떻게 알았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봉태규와 연지유가 모두 그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존재가 그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 “준호한테 빨리 연지유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게 하라고 해. 그리고 반드시 봉태규를 잡아서 나한테 데리고 와.”그가 왜 S 조직을 배신했는지 꼭 물어보고 싶었다.“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육성재 쪽은 알아냈어? 김초희는 도대체 왜 찾고 있는 거야?”“지금까지 육성재의 여동생만 만났고 육성재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빨리 병원으로 들어가서 그의 어머니한테 물어봐야겠어요.”입이 무거운 육성아한테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몇 번이나 그녀를 떠봤지만 그때마다 그녀에게 얻어맞았다. 그녀는 절대 봐주는 게 없이 잔인하게 주먹을 휘둘렀다.빨리라는 말만 남긴 채 이승하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돌아서서 서유를 바라보니 복잡했던 생각이 점점 또렷해졌다.아직은 의문점이 많지만 확실한 건...연지유, 연중서, 육성재, 김선우, 김영주, 김율, 강중헌 그리고 루드웰까지 모두 서유의 출생을 둘러싼 핵심 인물들이다. 한편, 서재에 있는 서유는 이연석을 향해 눈을 흘겼다.“무슨 소리예요? 승하 씨는 밖에서 딴 여자 만날 그런 사람 아니에요.”“그럼 말해봐요. Z라는 사람이 누
국제전화?그녀와 눈을 마주치던 그는 차가운 얼굴로 서유를 끌고 서재로 돌아갔다.“서유 씨, 안녕하세요. 글로벌 건축디자인 대회 조직위원회입니다.”심혜진이 연이를 돌려달라고 전화를 한 줄 알았던 그녀는 글로벌 경연 대회라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 무슨 일이시죠?”“다름이 아니라 서유 씨의 작품 ‘JS 그룹 본부’가 최종 파이널을 통과하였습니다. 저희 조직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이번 대회의 우승 작품을 당신의 작품으로 선정하였는데요. 내일 오후, 상을 받으러 부산 국제건축 전시관으로 오시길 바랍니다.”상을 받았다고?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그가 JS 그룹 본부를 재건한 것은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였고 그녀가 자신의 이름으로 건축 디자인 업계에서 명성을 얻기를 바라서였다. 아직은 신인이라 파이널을 통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상도 모자라 대상을 수상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갑작스런 소식에 그녀는 감격하여 이승하를 덥석 껴안았다.“여보, 나 상 받았어요. 그것도 무려 대상.”긴장했던 그의 얼굴이 점차 수그러들고 옅은 미소가 피어올랐다.“좋아?”“네. 좋아요.” “계열사 건물들 몇 개 더 지을 테니까 당신한테 디자인 맡길게.”그 말에 그녀는 그를 밀어내고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설마 이 상을 당신이 나한테 준 거예요?”옆에 있던 이연석이 불난 집에 부채질이라도 하듯 이승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맞아요. 우리 형 맞아요.”기뻤던 마음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내 실력 덕인 줄 알았는데 남편 덕을 봤네요. 이런 상을 어떻게 받아요?”그녀는 조직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공평하게 재선정을 요청하려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전화를 걸기도 전에 훤칠한 손이 핸드폰 화면을 눌렀다.“대회에 관여한 적 없어. 그저 당신 작품으로 대회에 신청했던 것뿐이야.”그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이연석이 또 옆에서 기름을 부었다. “작품 이름이 아니에요?
서유는 이연석 앞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 “도련님, 어머니가 남긴 비디오에서 사진 한 장만 캡처해 줄 수 있어요?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서요.”이연석은 슬쩍 서유를 쳐다보며 말했다. “물론이죠, 하늘의 달을 원한다고 해도 따다 줄 수 있어요...”비아냥거리는 말을 끝내고, 이연석은 몇 개의 키를 눌러 사진으로 변환한 후, 서유에게 파일을 복사해 주었다.사진을 받은 서유는 고마워하며 말했다. “고마워요, 도련님. 내일 함께 돌아갈래요? 해산물 대접할게요.”이승하는 왜 그에게는 맛없는 두유를 대접하고 이연석에게는 해산물을 대접하는지 궁금했다. 두유가 해산물보다 더 귀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되는 걸까?이승하의 의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누군가와 달리 이연석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형수님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죠, 해산물은 사양할게요.”말을 마친 후, 이연석은 칩을 꺼내 서유에게 건네주었다. “비디오 암호화는 완료됐어요. 난 이제 잠자러 갈게요.”서유는 칩을 받아 들고 다시 감사의 말을 건넸고, 이연석은 외투를 집어 들고 떠났다.그가 서재를 나서 거실을 지나 밖으로 향하던 중, 성 밖에서 들어오는 정가혜와 약을 든 주서희와 마주쳤다.그는 주서희를 한 번 힐끗 보고 흐릿한 시선을 정가혜의 얼굴에 멈추었다.상대방이 자신을 보고 얼굴이 뻣뻣해지며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그는 어깨에 외투를 걸쳤다.그는 느긋하게 정가혜 앞에 다가가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피할 수 없는 만남이라고 했잖아요...”정가혜는 눈을 떨구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그녀가 자신을 무시하자 이연석은 더 이상 재미를 찾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떠났다.정가혜가 뭐라고? 그녀를 좋아하지 않게 되면 그녀는 그의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이연석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발은 멈춰서 다시 뒤돌아 그녀에게 물었다.“언제 심형진 씨 부모님을 만날 거예요?”이미 멀리 떠난 정가혜는 그 질문을 듣고 천천히 발을 멈추었다.그녀는 뒤돌아 이연석을 바라보았다.“선배 부모님은
허정미는 손을 들어 인형의 찢어진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같은 색상의 천을 사서 하나하나 꿰매 붙인 거예요.”완벽하게 꿰맨 솜씨에 서유는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허 선생님. 시간을 많이 쓰셨겠어요.”원래 서유는 직접 꿰매려고 했지만 소수빈은 자신이 아는 의사가 있다고 하며 그에게 부탁하겠다고 했다. 서유는 처음에 장난감 수리점의 의사를 찾는 줄 알았지만 외과 의사를 찾아올 줄은 몰랐다.허정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이의 동심을 지키는 일이라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써도 아깝지 않죠.”이 말에 서유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허정미를 다시 볼 때 그녀가 금빛으로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허 선생님 정말 좋은 분이네요. 소 비서님, 허 선생님을 잘 대해줘야 해요.”소수빈은 약간 부끄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네, 저도 대표님처럼 아내를 잘 대할 거예요...”대표님은 유명한 로맨티시스트였다. 허정미는 이 말을 듣고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믿게 되었다.소수빈은 이승하에게 인사를 드리고 허정미와 함께 떠났다.그들이 떠난 후 서유는 인형을 들고 1층 거실로 갔다. 연이는 이불을 걷어차고 엎드려 자고 있었다.작은 엉덩이를 구부린 채 꿀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서유는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다가가 인형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연이가 잠에서 깨어나 인형을 보고 기뻐할 것을 기대했다.주서희와 정가혜는 잠시 앉아 있다가 떠나려고 했고 서유는 정가혜에게 물었다. “가혜, 너 정말 심 선생님과 결혼할 생각이야?”커피잔을 컵받침에 내려놓던 손이 잠시 멈췄고, 정가혜는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 “그래, 부모님을 만나기로 했으니 결혼할 거야.”정가혜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서유는 축복을 전했다.“좋아, 두 사람 결혼식 때 내가 선물을 준비할게.”정가혜는 일어나 서유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별로 준비할 필요 없어. 너랑 이 대표님이 행복하면 그게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
다음 날 오후, 서유는 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부산 국제 건축 전시관에 나타났다. 그녀와 함께한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들이었고, 정장을 차려입고 그녀의 건축 업계 첫 정점 등극을 증언하기 위해 왔다.무대 위 건축 대가가 제17회 총 챔피언을 발표할 때 시상식장의 조명이 앞줄에 앉아 있는 서유를 비췄다. 눈 부신 빛이 별빛처럼 흩어져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는데 그녀는 마치 떠오르는 신성처럼 빛 속에서, 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걸어 나왔다.서유는 긴장했지만 무대의 롤스크린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을 보자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 백스테이지에 숨어 있는 이승하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고 그녀에게 박수쳐주는 친구들이 그녀에게 힘을 주었으며 작품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서유는 일어나 드레스 자락을 잡고 플래시가 비추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무대로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무대에 서서 돌아섰을 때 그녀의 눈에는 더 많은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이런 대회에는 항상 기자들이 있었다. 이승하는 서유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무대에 오르지 않고 백스테이지에서 조용히 그녀의 수상 소감을 지켜보았다.서유는 디자인 철학이 자신의 연인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본사 캠퍼스는 구름 위에서 보면 사랑의 형태를 하고 있었고, 이는 사랑을 상징한다고 했다. 그녀는 JS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사랑을 만나고, 사랑으로 가득 찬 일을 하고, 사랑으로 가득 찬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서유가 말을 마치자 한 기자가 물었다. “서유 씨, 당신의 연인이 누구인가요? 공개해도 괜찮을까요?”서유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깊은 감정으로 말했다. “제 연인은 아마도 지금 저를 보고 있을 거예요.”이승하는 미소를 지으며 깊은 눈동자에 녹지 않는 짙은 사랑을 담았다.서유는 트로피를 받은 후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고 특히 자신의 스승인 심의준을 강조하여 감사했다. 참석자들은 그녀가 심의준의 제자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처음 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