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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이미 결정 끝난 일이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

“미안해...”

소준섭에게 복수한 뒤 윤주원과 행복하게 지내려고 했었다. 근데 평온하고 누구한테 사랑받으면 사는 삶은 그녀한테 사치였다.

“서희 씨가 아무리 거절해도 난 끝까지 당신 기다릴 거예요.”

그녀를 침범한 소준섭에 대해서도 꼭 그 원수를 갚아줄 것이다.

“주원 씨,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윤주원을 밀어내는 것은 오히려 그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소준섭 그 미친놈은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이니까.

“내가 바보인 줄 알면 나한테 이러지 마요.”

그 말을 내팽개치고 별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단호한 뒷모습에서 그녀는 맥없이 계단에 주저앉았다.

블루리도로 향하는 차 안.

“이모부...”

인형을 안고 있던 연이가 서유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는 이승하를 불렀다.

“목소리 낮춰. 이모 깨우지 말고.”

그가 짙은 눈썹을 들어 아이를 힐끗 쳐다보았다.

분명 낮은 목소리였는데...

아이는 뾰로통한 얼굴을 한 채 손에 들고 있던 인형을 그에게 건넸다.

“이 인형. 가질 거예요? 말 거예요?”

손때가 많이 묻은 꼬질꼬질한 인형을 그는 보기도 싫었다.

“싫어.”

너무 더러워서 그걸 받으면 반년 동안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

그 모습에 아이는 그에게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쳇. 엄마가 이 인형을 내가 가장 믿는 사람한테 주라고 했었어요. 이모부한테 안 줄 거예요.”

그제야 그는 서유에게서 시선을 떼고 아이의 손에 있는 인형을 쳐다보았다.

“이 인형을 김초희가 너한테 준 거야?”

아이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거예요. 어때요? 멋있지 않아요?”

인형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이 없던 그가 손가락을 뻗어 소수빈의 등을 두드렸다.

“장갑 좀 줘봐.”

조수석에 앉아 잠이 들었던 소수빈은 이승하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내 서랍을 열어 장갑 한 켤레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남자는 장갑을 낀 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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