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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가혜 씨, 심형진 씨.”

단이수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 가볍게 인사한 뒤 바로 용건부터 말했다.

“이연석 쪽의 변호사입니다. 사적으로 이 일을 해결했으면 하는데요.”

변호사라는 말에 정가혜와 심형진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우리는 합의를 볼 생각이 없습니다.”

고의적 상해 혐의와 성추행으로 계속해서 그를 고소할 생각이었다.

이런 상황을 수없이 많이 겪어본 단이수는 별 반응 없이 두 사람을 향해 미소만 지었다.

“당신들의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심형진 씨가 먼저 도발한 거 아닌가요? 그래서 연석이가 충동적으로 반격한 거고요.”

“내 여자 친구를 먼저 괴롭힌 건 그쪽입니다. 난 단지 그를 찾아가 몇 마디 경고했을 뿐이고요. 그쪽이 뭔데 날 때려요?”

흥분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심형진을 보고 단이수가 그의 어깨를 누르며 그를 다시 의자에 앉혔다.

“흥분하지 말고 합의 조건부터 들어보시죠.”

두 사람이 듣고 싶든 말든 단이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의자를 끌어와 두 사람의 맞은편에 앉았다.

“심형진 씨, 검사 보고서를 보니까 가벼운 상처일 뿐이던데요. 고소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렇게 하죠. 병원비는 우리 쪽에서 전부 부담하겠습니다. 그리고 정신적 피해보상으로 2천만 원 드리죠.”

“그리고 연석이가 가혜 씨한테 무례하게 군 건 두 사람 사이를 오해하고 잠시 격분해서 이성을 잃었던 것뿐입니다.”

“연석이를 대신해 가혜 씨한테 보상으로 1억 원을 배상해 드리겠습니다. 어떠합니까?”

그가 제시한 조건을 정가혜의 전남편 강은우라면 당연히 동의했겠지만 지금 그녀의 곁에 앉아 있는 사람은 심형진이었다.

“돈 따위 필요 없습니다. 돈으로 해결할 생각 하지 말아요. 반드시 고소할 거니까 법원 소환장이나 기다리라고 하세요.”

협상이 결렬되자 단이수는 천천히 위선의 웃음을 거두었다.

“당신 얼굴에 난 그 상처로 연석이를 감옥에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 사람은 안 되지만 난 할 수 있어요.”

“정가혜 씨.”

그가 그녀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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