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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서유가 핸드폰으로 레스토랑 예약을 막 마쳤을 때 연중서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서 비서, 레스토랑 주소를 이 대표에게 보내줘.”

그는 지시를 내린 뒤 서유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싸늘한 얼굴로 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런 다음 카톡을 열어 주소를 이승하 스케줄 담당 비서에게 보내주었다.

그 결과 상대 비서에게서 답장이 왔다.

「서유 씨, 제가 지금 이 대표님과 연락이 되지 않아 직접 카톡을 보내시죠.」

서유는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물며 차단했던 이승하의 전화번호를 풀고 신속하게 주소를 보낸 뒤 다시 차단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업무용 차량의 차키를 들고 회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옆에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도 열렸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이승하가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서유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고 그녀는 못 본 척 재빠르게 돌아섰다.

그녀는 이승하가 그녀를 무시하고 바로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를 향해 다가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서유는 긴장해서 손을 꽉 움켜쥐었다. 발을 떼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녀의 뒤에 천천히 멈춰 서는 발걸음 소리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서유는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이승하가 어떤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을지 전부 상상할 수 있었다.

냉담함, 무관심, 경멸, 혐오감, 이런 감정들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녀가 손을 꽉 쥐며 숨을 참는 순간 앞에서 부가티가 울렸다.

이승하는 그녀를 지나쳐 운전석의 문을 열고 앉았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차에 시동을 건 뒤, 한 손으로 핸들을 돌려 후진했다.

그는 그녀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그저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서유는 긴장했던 몸이 그가 떠나는 순간 완전히 힘이 풀렸다.

그녀는 또 한 번 혼자서 사랑에 빠지는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 겨우 감정을 진정하고서는 7인승 업무용 차 쪽으로 걸어갔다.

요 며칠 비가 많이 내렸다. 이런 날씨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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