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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서유는 겁이 나서 바로 입을 다물고 조금 실망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화를 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이승하가 아니라는 것을 뜻했다.

그녀는 조금 기분이 나빠서 대담하게 그의 품에서 몸을 돌려 그를 등진 뒤 눈을 감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남자가 이승하가 아니더라도 그녀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 놓고 깊은 잠이 들었다.

그녀가 잠든 뒤 그는 그녀의 몸을 돌려 다시 품에 안고서는 계속해서 부드럽게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서유는 너무 피곤해서 아주 깊은 잠에 빠졌다. 꿈속에서 또다시 소년의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 소년은 그녀의 심장을 발로 세게 찼다.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부러트린 뒤 그녀의 뺨도 때렸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고통에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기대감을 품고 그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송사월, 나 아파. 너무 아파...”

그녀의 중얼거림이 미약하게 그의 귀에 들렸고 그 순간 토닥이던 손이 얼어붙었다.

그는 품속에 안겨있는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녀를 밀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입은 뒤 룸을 떠났다.

남자가 문을 닫는 순간 서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승하...”

그녀는 이승하가 잠든 그녀를 안고 아이처럼 달래주는 꿈도 꾸었는데 꿈속에서도 아주 행복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렇게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프레지던트 룸은 아직도 어두웠다. 서유는 옆자리를 만져보니 차가웠다.

그 남자는 이미 떠난 것 같아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일어나서 커튼을 열었다.

커튼을 여는 순간 햇빛이 들어왔다.

서유는 그제야 이 프레지던트 룸이 얼마나 큰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거의 호텔 한 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수백 평은 넘을 것 같았다. 그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컸다.

침대도 흰색에 퀄리티가 뛰어난 거대한 원형 침대였다.

욕실에 욕조도 엄청나게 컸고 그 외에는 주방과 서재도 있었다.

모든 물건이 갖춰져 있었는데 그것들은 모두 고급스럽고 화려했다.

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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