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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그 시각 한창 연구에 매진하던 이윤재는 전화벨 소리에 장갑을 벗더니 작업복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발신자가 이승하라는 걸 보자마자 서둘러 밖으로 가 전화를 받았다.

“형, 이제야 연락이 되면 어떡해요. 이연석 그놈이 지금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고요. 내가 진짜 그놈 때문에 요즘 아주 미치겠...”

이윤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승하가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당장 워싱턴으로 와야겠다. 나 대신 이쪽 업무를 맡아.”

이윤재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심각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원래 NASA 쪽 적임자로 이윤재가 가장 먼저 거론되었지만 결국은 이승하가 맡았다. 그런데 지금 또 그 업무를 자신한테 준다고 하니 이건 큰일이 난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연석 그놈이 JS 그룹을 팔아버리기라도 한 건가?

잔뜩 진지한 얼굴로 설명을 기다리는 데 들려오는 건 간단한 명령이었다.

“지금 당장 이쪽으로 와.”

이승하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더니 택이를 바라보았다.

“지금 바로 전용기 준비해.”

그는 지금 한시라도 빨리 서유를 만나고 싶었다.

택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우미에게 짐을 싸라고 명령한 다음 NASA 쪽에도 연락을 넣었다.

업무 휴대폰에는 지속해서 메시지가 날아들었고 이승하는 이에 눈썹을 찌푸리더니 아무 휴대폰이나 들어 쭉 훑었다.

그러다 4개월 전 주서희가 보내온 메시지를 보더니 눈빛이 흔들렸다.

서유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다니? 그때 분명 송사월이 있는 걸 보고 이곳으로 온 건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송사월이 돌봐주지 않았다는 건가?

이승하는 의문을 품고 주서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서희의 휴대폰이 울리기 몇 분 전.

주서희는 꽃다발을 손에 든 채 눈앞에 있는 잘생긴 의사를 보며 예쁘게 웃었다.

“윤 선생, 꽃다발 고마워. 이번 생일은 잊지 못할 거야.”

윤주원은 그녀의 미소에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다음에 데이트 신청해도 돼요?”

그 말에 주서희의 손이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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