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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이승하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를 쉽게 믿었던 건 서유가 그 때문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는 그녀한테 엄청난 상처를 줬었다. 상처투성이인 마음이 아직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한테 믿음이 있겠는가?

그는 성이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을 한 채 작은 칼을 움켜쥐고 그녀의 다른 손을 베려고 했다.

자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이승하를 보고 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 때문이야. 네가 그 여자한테 차갑게 대해서 그 여자가 너한테 실망한 거라고.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

그녀의 말에 그는 안색이 굳어졌다.

‘내가 언제 서유를 차갑게 대했던가?’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는 칼을 들어 그녀의 손끝을 힘껏 찔렀다.

“똑바로 말해.”

그녀는 이게 자신이 목숨을 부지하는 무기라는 생각에 쉽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날 놓아주겠다고 약속하면 말해줄게.”

이승하는 약속하면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입만 뗀다면 그녀는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승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문밖에서 자신감 넘치는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려줄 필요 없어요, 내가 다 알아냈으니까.”

빨간 롱드레스에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팔짱을 낀 채 여자 경호원을 데리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손에 넣은 CCTV를 택이에게 던져주고 이승하에게 다가가 손을 흔들었다.

“이 대표님, 먼저 진실부터 확인해요. 이 여자 혼 좀 내게 나한테 시간 내줘요.”

그 말에 성이나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강세은을 올려다보았다.

“강세은 씨, 당신한테 미움을 산 적도 없는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날 혼내는 거예요?”

강세은은 성이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변가람이 건네준 하얀 장갑을 받아 천천히 장갑을 꼈다.

그러더니 성이나의 멱살을 움켜쥐고는 그녀를 바닥에서 들어 올려 그녀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

“왜 때리냐고요?”

“당신이 고의로 만든 사진 때문에 내 명성이 바닥까지 떨어졌으니 혼 내야죠?”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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