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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다행히 출혈량이 많지는 않고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먼저 약물 치료하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더 심각해지면 아무래도 수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장은 손에 든 결과를 내려놓더니 침대에 반쯤 기대 누운 이승하를 바라봤다. 입에서 더는 피가 흘러나오지 않자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입원 기간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요?”

“음식과 휴식에 주의해야 합니다. 격렬한 운동은 절대 안 돼요.”

서유는 이를 머릿속에 기억하고는 이승하의 팔을 처치해 주는 의사에게 물었다.

“팔은 어떤가요?”

“그냥 스쳐서 피가 났을 뿐 뼈는 다치지 않았으니 큰 문제 없을 거예요.”

서유는 다시 한시름 놓고는 까맣고 밝은 눈동자로 계속 그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승하를 바라봤다.

그렇게 조용히 서로를 마주 보다가 이승하가 서유의 손바닥을 살짝 꼬집었다.

“서유야, 걱정하지 마. 나도 너를 밀쳐내고 바로 피했어.”

결국 치이긴 했지만 그래도 치명적인 부상은 피했으니 다행이었다.

서유는 이승하의 부리부리한 눈매를 바라보며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승하는 약을 먹고 살짝 피곤한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서유는 이승하가 잠들자 몸을 일으켜 입원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러 가고 싶었지만 그가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서유는 그의 손을 밀쳐내려 했지만 순간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는 서유가 떠날까 봐 두려운 것처럼 약 효과를 이기지 못해 깊은 잠에 빠졌음에도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서유는 그런 이승하의 모습에 굳게 닫혔던 마음이 천천히 열리는 것만 같았다.

서유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정교하다 못해 하느님이 만든 조각상처럼 잘생긴 그 얼굴을 매만졌다.

“승하 씨…”

서유가 그를 부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서유는 이 이름을 내려놓지 못했다.

서유는 침대맡에 앉아 그를 지켜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하나하나 세세히 되짚어보니 그의 인내와 사랑이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가 뜨고 나서야 이승하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는 침대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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