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연주하에 로맨틱한 식사가 끝났다.서유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불어오는 찬 바람에 그녀의 단발이 시야를 가렸다.이승하는 그녀의 머리를 정리해 주더니 외투를 그녀의 몸에 걸쳐주었다.그러고는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향했다.“서유야, 여기 오페라가 있는데 너...”이승하가 이렇게 말하며 옆에 선 서유를 내려다봤다. 그녀가 먼 곳에 있는 국회 청사를 계속 주시하고 있는 걸 보고 말을 멈췄다.그는 뒤를 따르는 보디가드에게 눈치를 주었고 그의 뜻을 알아차린 보디가드가 신속하게 백악관 방향으로 향했다.“서유야, 우리 국회 청사 가자.”서유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오페라 준비했으면 오페라 보러 가요.”국회 청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설계를 본떠서 만든 거라는 심이준의 말이 떠올라 눈길이 더 갔을 뿐이었다.이것으로 이승하가 국회 청사로 데려가겠다고 할 줄은 몰랐다. 너무 그녀를 챙겨준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승하는 입을 꾹 다문 채 서유의 손을 잡고 국회 청사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서유는 그저 밖에서 구경만 할 줄 알았는데 이승하는 바로 그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국회 청사는 대외로 개방되어 있지만 사전에 예약해야 했고 저녁에는 개방하지 않았다.이승하가 서류 한 장을 내밀었을 뿐인데 경비가 굽신거리며 안으로 들여보냈다.서유는 이에 크게 놀랐지만 더 놀랄 일은 뒤에 있었다.그들이 안쪽으로 들어가자 슈트에 넥타이를 맨 사람들이 그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미스터 이.”전에 국내에 있을 때는 다들 이승하를 대표님이라고 불렀는데 외국에 오니 다들 그를 미스터 이라고 불렀다.처음엔 ‘미스터’가 그저 존칭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뭔가 다른 상징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서유는 그 영문을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옆에 있는 이 남자가 JS그룹의 대표님 말고도 다른 신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유는 그런 이승하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억지로 시선을 거두고는
이승하는 서유를 업고 차로 돌아와 그 길로 케네디 예술센터로 향했다.그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기 전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서유를 바라봤다.“서유야, 너는 오페라 좋아해? 오케스트라 좋아해?” 전에 데이트 항목만 열심히 짜느라고 서유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본다는 걸 깜빡한 이승하였다.서유는 사실 오페라에 대해서는 흥미가 크지는 않았기에 머뭇거렸다.하지만 이 짧은 망설임에도 이승하는 서유의 마음을 읽어내고 뒤에 선 보디가드를 향해 눈짓했다.보디가드는 얼른 예술센터로 들어갔다. 이승하와 서유가 안으로 들어가자 전문 요원이 그들을 이끌고 3층에 있는 VIP룸으로 향했다.예술센터의 무대는 수많은 파이프 오르간이 놓여 있었는데 예쁘면서도 웅장했다.서유는 VIP룸에 앉아 심금을 울리는 연주를 듣고 있으니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연주회 내내 그녀만 바라보던 이승하도 그 웃음을 보고는 마음이 뿌듯했다.“서유야, 드디어 웃네.”귀국하고 나서 그녀의 웃음은 애써 진정하기 위한 경우가 많았고 이렇게 진심으로 기뻐서 웃는 웃음은 오랜만이었다.이를 들은 서유는 고개를 돌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승하에게 말했다.“이런 오케스트라도 준비해 줘서 고마워요. 너무 좋아요.”이승하는 서유의 허리를 감싸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기게 하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너만 좋으면 됐어.”서유는 이승하의 포옹을 더는 거절하지 않고 그의 튼실한 가슴에 기대 재미난 연주를 감상했다.연주회가 끝나고 이승하는 살짝 졸음이 쏟아진 서유를 안고 예술센터에서 나와 차로 향했다.차에 오른 서유는 흐리멍덩해서 안전벨트를 당기며 머리를 차에 기댄 채 한잠 자려고 했다.그때 이승하가 갑자기 서유를 홱 끌어당기더니 그녀를 자신의 다리위에 앉혔다.“내 몸 위에 기대서 자.”예전에도 그는 자주 졸려 하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단잠을 이룰 수 있게 다독여주곤 했다.그도 그녀가 잠든 후 그녀를 부드럽게 대한 적이 많지만 그녀가 모르고 있을 뿐이었다.이승하는 서
바닥에 넘어진 서유는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서유는 바로 고개를 돌려 바닥에 쓰러진 이승하를 바라봤다.낮은 신음과 함께 이승하의 입에서 피가 주르륵 넘쳐흘렀다.“미스터 이!”차에서 내린 보디가드들이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들은 신속하게 그쪽으로 뛰어가더니 그를 부축해 병원으로 향하려 했다.하지만 이승하는 이를 힘껏 뿌리치더니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나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서유에게로 향했다.그는 한쪽 무릎을 꿇더니 서유를 바닥에서 일으키고는 긴장한 표정으로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서유야, 너 괜찮아?”그의 눈동자에는 긴장과 두려움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에 서유는 가슴이 떨렸다.서유는 자기가 차에 치였음에도 그녀를 먼저 걱정하는 이승하를 멍하니 바라봤다.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지만 그녀는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이승하는 서유가 아무 말이 없자 아까 자기가 너무 세게 밀친 바람에 서유가 다친 줄 알고 얼른 그녀를 안은 채 성큼성큼 차로 향했다.이승하의 품속에 안긴 서유는 그의 입가에 맺힌 핏자국과 점점 하얘지는 그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승하 씨, 아까 피 토했잖아요. 장기를 다친 것 같으니 힘 빼지 말고 얼른 나 내려줘요.”이승하는 서유가 이렇게 말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로 그녀를 차에 태우더니 고개를 돌려 자신을 치고 간 슈퍼카에 앉은 약을 빤 미국 남자를 차갑게 쏘아봤다.“저 사람한테도 차에 치인 느낌이 어떤 건지 느끼게 해줘요.”이 말은 뒤로 이승하는 차에 올라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기사에게 명령했다.“병원으로 가요.”병원을 향해 내달리는 차 안에서 이승하는 뭔가 생각난 듯 손으로 서유의 뒤통수를 살살 만졌다.못 같은 단단한 물건은 없자 그제야 한시름 놓으며 말했다.“다행이야, 괜찮아서.”서유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더니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나는 괜찮은데 당신은 어디 불편한 데 없어요?”장기를 다쳤다면 외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다행히 출혈량이 많지는 않고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먼저 약물 치료하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더 심각해지면 아무래도 수술해야 할 것 같습니다.”원장은 손에 든 결과를 내려놓더니 침대에 반쯤 기대 누운 이승하를 바라봤다. 입에서 더는 피가 흘러나오지 않자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입원 기간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요?”“음식과 휴식에 주의해야 합니다. 격렬한 운동은 절대 안 돼요.”서유는 이를 머릿속에 기억하고는 이승하의 팔을 처치해 주는 의사에게 물었다.“팔은 어떤가요?”“그냥 스쳐서 피가 났을 뿐 뼈는 다치지 않았으니 큰 문제 없을 거예요.”서유는 다시 한시름 놓고는 까맣고 밝은 눈동자로 계속 그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승하를 바라봤다.그렇게 조용히 서로를 마주 보다가 이승하가 서유의 손바닥을 살짝 꼬집었다.“서유야, 걱정하지 마. 나도 너를 밀쳐내고 바로 피했어.”결국 치이긴 했지만 그래도 치명적인 부상은 피했으니 다행이었다.서유는 이승하의 부리부리한 눈매를 바라보며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승하는 약을 먹고 살짝 피곤한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서유는 이승하가 잠들자 몸을 일으켜 입원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하러 가고 싶었지만 그가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서유는 그의 손을 밀쳐내려 했지만 순간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그는 서유가 떠날까 봐 두려운 것처럼 약 효과를 이기지 못해 깊은 잠에 빠졌음에도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서유는 그런 이승하의 모습에 굳게 닫혔던 마음이 천천히 열리는 것만 같았다.서유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정교하다 못해 하느님이 만든 조각상처럼 잘생긴 그 얼굴을 매만졌다.“승하 씨…”서유가 그를 부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결국 서유는 이 이름을 내려놓지 못했다.서유는 침대맡에 앉아 그를 지켜보며 과거를 회상했다.하나하나 세세히 되짚어보니 그의 인내와 사랑이 느껴졌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가 뜨고 나서야 이승하는 천천히 눈을 떴다.그는 침대맡
이승하가 입원해 있는 2주간 서유는 늘 옆에 있어 주며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잤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하지만 결벽증이 심한 이승하는 아무리 의사가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해도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몸은 알아서 닦았다.매번 욕실에서 나올 때면 타올 한 장을 걸친 채 튼실하고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며 아무렇지 않게 서유 앞에서 돌아다녔다.서유는 그런 이승하를 볼 때마다 그가 결벽증 때문에 자꾸만 샤워하는 게 아니라 이런 방법으로 자기를 유혹하는 게 아닌지 하는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특히 밤이 되면 그는 주체하지 못하고 그녀를 안은 채 미친 듯이 키스했다.애써 자신의 욕구를 참아내며 그녀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이승하를 보며 서유가 쌓아 올린 방어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퇴원 전날, 이승하는 도저히 못 참겠는지 서유를 안고 벽으로 몰아가더니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물며 물었다.“서유야, 갖고 싶어. 응?”서유는 욕구에 이성을 잃은 이승하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잠깐 망설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를 내려놓을 수 없다면 그에게도, 그리고 자신에게도 한번 기회를 더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닥치는 대로 나아갈 작정이었다.서유의 동의를 얻은 이승하는 단번에 그녀를 안아 다리에 앉혔다.그러더니 서유에게 미친 듯이 키스하며 기다란 손가락으로 문을 잠그고는 자동 블라인드도 닫았다.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나니 서유는 움직일 힘조차 없었다.이승하는 허리를 숙여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더니 이내 그녀를 안아 올렸다.그러고는 힘이 쏙 빠진 서유를 욕조에 내려놓고 온수를 틀어주며 부드럽게 그녀의 몸을 닦아주었다.서유는 욕조 변두리에 기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온몸에 키스 마크가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특히 목에는 빨간 자국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승하는 이를 일종의 증명으로 생각하고 일부러 그녀의 목을 깨물었던 것이다.이 흔적들은 짧은 시간 내에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밖에서 지키고 있던 의사와 보디가드는 이승하가 서유를 품속에 꼭꼭 숨기는 모습에 모든 걸 알아챘다.왜 이승하가 저녁이 다 될 때까지 문을 열지 않나 했는데 몸이 낫자마자 참지 못하고 서유와 침대에서 뜨거운 놀이를 한 것이었다.몇십 명 되는 사람들이 바로 눈치챘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했다.이승하의 품에 안겨 있던 서유는 밖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키고 있다는 걸 안 순간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서유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이승하의 품에 깊숙이 파묻었다.하지만 이승하는 아예 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았고 서유를 안은 채 그들을 지나 병원을 나섰다.서유는 차에 올라타서야 얼굴의 홍조가 조금 가라앉는가 싶었는데 하필 이때 원장이 의사들을 대동하고 환송회를 하러 왔다.서유는 이승하가 갑자기 차 문을 열어젖히자 너무 부끄러워 그의 외투를 잡아당겨 머리에 뒤집어썼다.이를 본 이승하는 그런 서유가 너무 귀여워 그녀를 갖고 싶은 마음이 다시 활활 타올랐다.하지만 원장은 아직도 영어로 재잘재잘 얘기를 늘어놓았다. 이승하는 그런 원장을 등진 채 손을 들어 원장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원장은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는 의사를 데리고 신속히 자리를 떴다.이승하는 기사를 차에서 내리라고 하더니 직접 차를 운전해 교외로 향했다.그는 한 손으로 차를 세우더니 뒷자리에 앉아 멍을 때리는 서유를 바라봤다.“서유야, 우리 아직 차에서는…”이를 들은 서유의 눈동자가 갑자기 커졌다.“승하 씨, 더는 무리에요.”허락하지 말 걸 하는 생각이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 이승하는 고삐가 풀리니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았다.이승하는 아무 말 없이 한 손으로 셔츠 단추를 풀었고 길게 빠진 목덜미가 밖에 훤히 드러났다.취한 듯 흐릿한 시선으로 서유의 몸을 이리저리 훑었고 일부러 섹시한 목젖을 아래위로 움직였다.서유는 그런 이승하를 힐끔 쳐다봤다. 분명 귀티 나고 점잖게 생겼는데 이런 일에서는 절제라는 걸 몰랐다.그녀는 지친 몸을 이끌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이승하가 한발 먼저
이런 이승하를 본 서유는 그의 불안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가 왜 불안해하는지는 몰랐다.그녀는 그저 팔을 뻗어 그를 꼭 끌어안고는 그의 어깨에 기대 얌전하게 대답했다.“그래요.”그녀는 그의 것이었다. 그녀가 그를 받아들인 후로 쭉 그의 것이었다.이승하는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저릿하게 아파왔던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그는 그녀의 볼에 키스하며 좌석을 뒤로 젖혔다.서유의 맑고 까만 눈동자가 갑자기 커졌다.“승하 씨, 이제 나은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지 마요…”이승하는 자세를 낮추어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며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어쨌다고?”그렇게 병원에서 나와 교외에서 하룻밤이 지났다.이승하는 자신의 품에 안겨 단잠을 자고 있는 서유를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물티슈를 몇 장 뽑아 그녀의 몸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이승하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눈가의 웃음이 점점 짙어졌다. 이는 차갑기 그지없던 이승하에게 온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그녀의 몸을 닦아주고는 담요를 끌어와 그녀에게 덮어주고 안전벨트를 빼 그녀에게 잘 매주었다.옷을 단정히 챙겨입은 이승하는 고개를 숙여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에 뽀뽀하더니 차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향했다.밤새 먼 곳에 세워져 있던 십여 대의 고급 세단이 앞에 보이는 링컨에 시동이 걸리자 천천히 그의 뒤를 따랐다.이승하는 차를 별장에 대고는 차에서 내려 뒷좌석에 있는 말캉하고 가녀린 서유를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을 발견한 도우미들이 얼른 그들을 맞이했다.“오셨…”남자는 눈빛으로 도우미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고 도우미들은 그제야 입을 닫고 공손하게 물러갔다.이승하는 서유를 안아 안방 침대에 눕히고는 욕실로 향했다.깨끗이 씻고 나온 그는 도우미들에게 미리 저녁을 준비할 것을 일러두고는 다시 안방으로 돌아가 서유를 안고 잠을 청했다.그녀를 안고 있으니 마치 전 세계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고 늘 마음속에 담겨있던 불안도 그녀의 말캉한 몸으로 치유받는 것 같았다
얼마나 잤을까, 서유가 잠에서 깨어나니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손 까닥할 힘조차 없었다.이승하의 품에 안긴 서유는 그의 튼실한 가슴과 완벽한 근육 라인을 볼 수 있었다.서유가 깨자 이승하는 뼈마디 선명한 예쁜 손으로 서유의 머리칼과 볼을 어루만졌다.서유가 잽싸게 이승하를 밀쳐내더니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아직 침대 끝으로 이동하지도 못했는데 이승하가 그녀를 다시 안쪽으로 끌어당겼다.서유는 폭신한 침대에 누워 애원의 눈빛으로 이승하를 바라봤다이승하의 미간이 잠시 찌푸려지는 듯싶더니 이내 눈가에 웃음이 번졌다.그렇게 다시 여러 번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나서야 이승하는 서유를 안고 욕실로 향하더니 그녀를 말끔하게 씻어주고는 가운을 입은 그녀를 안고 주방으로 향했다.긴 서양식 테이블에 여러 가지 요리들이 올라와 있었고 도우미들이 옆에 쭉 늘어서서 별장 주인의 명령만 기다렸다.이승하는 서유를 안아 상석에 앉히고는 금빛 숟가락으로 삼계탕을 한술 푸더니 서유의 입가로 가져갔다.“먼저 삼계탕부터 마시면서 몸보신하자.”서유는 테이블에 놓인 각양각색의 보신용 탕들을 보더니 고개를 들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 있는 이승하를 바라봤다.그는 분명 여자가 어떤 탕을 마시면 좋은지 연구한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친히 도우미들에게 이 탕들을 준비하라고 한 것이다.서유는 그런 이승하를 힐끔 노려보더니 혹시나 몸이 버텨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싶어 입을 벌려 그가 건넨 탕을 마셨다.식탁에 올린 탕들을 서유에게 몇 모금 먹인 이승하는 나이프와 포크로 단백질이 듬뿍 들어간 스테이크를 썰고는 바로 다시 서유의 허리를 감쌌다.서유는 원래 앉아서 먹고 싶었지만 이승하가 놓아주지를 않았다.어쩔 수 없이 이승하의 다리에 올라앉아 그가 먹여주기를 기다렸다.이승하는 느긋하게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퍽 우아하고 고귀해 보였다.이때 노을이 창문을 통해 그의 얼굴을 비췄고 이에 그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옅은 황금빛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타고난 아우라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