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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텅 빈 서랍을 보고 그녀는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그림책은 언니가 남긴 유품이었고 그녀는 지금 그걸 잃어버리고 말했다.

서유는 몇 초 동안 넋을 놓은 채 서랍을 바라보다가 심이준의 앞으로 다가가서 냉정하게 분석했다.

“일반 도둑들은 돈에만 관심이 있어요. 그러나 이 사람들은 디자인 원고까지 훔쳐 갔고 그건 아마도 처음부터 그걸 노렸다는 뜻일 거예요. 혹시 업계에서 김초희의 디자인을 탐내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지 한번 잘 생각해 봐요.”

한편, 경찰에서 황금색 화필 그림을 보내고 있던 심이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동작을 멈추었다.

그가 고개를 들고 서유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김초희 씨의 디자인을 탐내는 디자이너는 많아요. 하지만 워싱턴까지 쫓아와서 훔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생각이 난 듯 그는 재빨리 경찰에게 몇 명의 디자이너 이름을 알려주며 조사해 보라고 했다.

경찰들이 단서를 가지고 떠난 후 심이준은 서유 앞으로 걸어갔다.

“이 호텔은 안전하지 않아요.”

그녀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 현장 탐사는 이젠 끝났으니 여기서 뭘 더 하면 돼요?”

여기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면 일찍 귀국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장 탐사만 마치면 귀국할 수 있었는데 물건을 도난당했으니 물건은 찾고 봐야죠.”

그 말에 동의하는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귀국한다고 하더라도 그전에 언니의 유품은 꼭 찾고 싶었다.

“그럼 호텔을 바꾸죠.”

심이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진 돈 있어요?”

그의 말에 뒤돌아서 다른 서랍을 열어보니 그 안에 있던 지갑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녀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은행 앱을 확인했고 정가혜가 준 2억도 어젯밤에 강도들이 가로채 간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까이 다가온 심이준은 그녀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는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도 나랑 상황이 똑같네요.”

서유는 잔액이 0원이 된 걸 보고 가슴이 아팠다. 그 돈은 정가혜가 힘들게 번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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