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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혼자 갈 수 있어요. 빨리 내려줘요.”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그의 품에 안겨 가는 건 정말 말이 안 되었다.

서유는 내려오려고 발버둥 쳤지만 이승하는 그녀를 꼼짝도 못 하게 하였다.

그는 그녀를 안은 채 병원을 떠났고 곧장 그녀를 차에 태웠다.

“워싱턴은 안전하지 않아.”

이승하는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그녀에게 매준 후, 운전기사한테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워싱턴 지사에서 파견된 운전기사는 이승하의 스타일을 잘 몰라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서유를 여러 번 쳐다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승하가 여자를 꼬시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이승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운전기사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다음부터 오지 마.”

운전기사는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다시는 운전하러 오지 말라는 건지 아니면 회사에 오지 말라는 건지 운전기사는 그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빠르게 떠나는 차의 뒷모습을 보며 한참을 생각하던 운전기사는 그제야 깨달았다.

“뭐야? 나 해고당한 거야?”

한편, 이승하는 차에 시동을 걸고 한 손으로 후진해 워싱턴 거리를 빠져나온 뒤 서유를 향해 물었다.

“어디서 지내고 있어?”

서유는 그가 자신을 데려다주기를 원치 않았지만 이승하는 제멋대로였다.

그는 늘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했고 그녀는 거절할 권리가 없었다.

그녀는 안전벨트를 잡고 별로 내키지 않아 하며 그에게 호텔 주소를 알려줬다.

이승하는 백미러를 통해 서유를 살폈고 수심이 가득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억지로 시선을 거두고는 핸들을 힘껏 잡고 빠르게 호텔로 향했다.

호텔 입구에 도착한 뒤, 서유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더니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이승하 씨.”

공손한 그녀의 모습에 이승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가 어젯밤에 두고 간 핸드백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서유는 핸드폰이 들어있는 핸드백을 받아쥐고는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문을 닫고 돌아서서 호텔 안으로 들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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