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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그의 제안을 승낙했다.

이승하는 그녀를 데리고 테라스로 향했고 이내 웨이터가 와인 두 잔을 들고 와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그와 단둘이 있으니 어색하고 숨이 막혔다. 원래 술을 못 마시던 그녀는 술잔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와인을 한 모금 마셨고 이 답답한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랐다.

술을 마시는 그녀를 보고 이승하는 손을 뻗어 그녀가 들고 있는 술잔을 빼앗았다.

“큰 수술 받았던 사람이잖아. 술은 적당히 마셔.”

그는 술잔을 옆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서유를 빤히 쳐다보았다.

어두운 불빛이 손바닥만 한 얼굴을 비추자 그녀의 하얀 피부가 더 빛이 났고 정교한 그녀의 이목구비는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다.

그의 시선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고 단발머리가 그녀의 하얀 목덜미를 감싸고 있었다.

잠깐 눈길을 스친 것뿐인데 그는 온몸에 피가 끓어올랐다. 또다시 이성을 잃어버리게 될까 봐 그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는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앞을 바라보며 옆에서 꼿꼿하게 서 있는 서유를 향해 물었다.

“일은 시작했어?”

서유는 짧게 대답하고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바의 가장자리를 만졌다.

그는 또다시 고개를 돌려 그녀의 등을 바라보았다. 훤히 드러난 피부에 몇 개의 흉터가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안쓰러운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을 대신해 황산을 막아주다가 생긴 상처들을 보며 그는 손을 뻗어 쓰다듬고 싶었지만 이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그녀를 생각하며 행동을 멈추었다.

손이 허공에서 굳어져 버린 그는 마음속으로 거듭 자신은 그녀를 다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천천히 손을 거두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회복된 지 얼마 안 됐잖아. 좀 더 쉬지 그랬어.”

서유는 고개를 숙인 채 바를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언니가 죽기 전에 남기고 간 프로젝트가 있는데 스케줄이 빠듯해서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던 이승하는 그녀의 오른손 약지에 결혼반지가 없는 걸 발견하고는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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