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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심이준은 쥐고 있던 주먹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전에 김초희가 맡았던 프로젝트는 NASA보다 훨씬 위상이 높았다.

매번 현장 조사를 할 때마다 총책임자가 심이준에게 맛있는 음식이며, 술이며 대접하며 늘 좋은 대우를 해줬다.

그런데 NASA의 사람이 이렇게 고고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만약 이것이 김초희가 남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심이준은 당장 서유를 끌고 떠났을 것이다. 위약금 따위는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심이준이 분노로 가득 찼을 때 서유가 인내심 있게 말했다.

“그럼 사람을 보내 우리를 프로젝트 장소로 데려다주시죠!”

라이더는 내키지 않는 듯 전화를 걸었고 곧 제니라는 여자가 들어왔다.

제니가 두 사람을 데리고 사무 센터를 나서자 라이더는 서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하얗고 곧게 뻗은 다리를 보자 눈 밑의 욕망이 서서히 드러났다.

그들은 건물을 나와 NASA의 옆문으로 나갔고 차에 탔을 때 서유는 습관적으로 창밖을 내다봤다.

마침 긴 그림자가 사무 센터를 향해 급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값비싼 블랙 정장을 입은 그는 변함없이 차가운 카리스마를 뿜어냈고 온몸에서는 싸늘한 분위기를 풍겼다.

완벽한 얼굴에 있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마치 하느님이 조각해 놓은 것 같아 가슴이 떨릴 정도로 정교했다.

안개처럼 희미한 눈은 원래 사무 센터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의 방향을 쳐다보았다.

서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창문 바깥에 두꺼운 막이 씌워져 있는 것을 보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는 그녀가 차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차갑게 시선을 거두더니 사무 센터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가 막 발걸음을 내디디고 계단을 넘어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이승하는 상대가 여자라는 것을 느꼈고 몸이 굳어졌다. 서유인 줄 알고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차 안의 서유는 그를 안고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보고 안색이 굳어졌다.

두 달 전, 성이나가 이승하에게 구애를 펼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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