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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김시후 씨가 나타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이 더 깊어졌죠. 그때 별장에서 김시후 씨를 따라가는 서유 씨를 놓아주려 했어요. 저 때문에 박하선에게 밉보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대표님은 박하선 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서유 씨가 혹시나 그 여자 손에 죽을까 봐 제 전화를 받고 바로 쇼핑몰로 달려갔어요. 그런 상황에서 서유 씨를 데리고 바로 떠나도 되지만 그러면 서유 씨의 존재가 드러나는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서유 씨를 위해서라면 어머니와 맞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서유 씨를 복잡한 상황에 끌어들여 똑같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걸 싫어했어요. 그리고 그때 대표님은 서유 씨가 대표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어떻게든 당신을 휘말리지 않게 지키려고 했어요...”

“그 따귀 한대가 서유 씨의 목숨을 앗아갈 줄은 몰랐던 거죠...”

주서희는 잠깐 숨을 돌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약간 갈라져 있었다.

“서유 씨가 죽기 전에 전화했을 때 대표님이 받지 않은 건 미국항공우주국에서 비밀회의를 진행 중이었어요.”

“그리고 서유 씨 번호를 저장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이미 마음에 새기고 있어서 그 필요를 느끼지 못한 거죠...”

“또 하나, 대표님은 연지유 씨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어요. 그건 연지유 씨가 몰래 대표님 휴스턴 별장에 들어간 거예요.”

“서유 씨, 대표님은 지금까지 서유 씨를 누구 대용으로 생각한 적 없어요. 대표님이 사랑한 건 서유 씨뿐이에요.”

“그만해요!”

서유가 갑자기 주서희의 말을 끊었다. 맑디 맑은 눈동자는 어느새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녀는 무슨 자극이라도 받은 듯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러더니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주서희가 쫓아와 다시 한번 그녀를 막아섰다.

“서유 씨, 꼭 알려줘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어요.”

“사실 서유 씨를 따라 죽으려고 했던 건 김시후뿐만이 아니에요. 대표님도 자살 시도를 했었어요...”

“서유 씨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유 씨 묘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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