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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사월...”

“송사월...”

하얀 셔츠를 입은 소년이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책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소년의 몸을 비추며 부드러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때, 소녀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캠퍼스 밖에서부터 들려왔다.

“사월아, 너 보러 왔어.”

그 소리를 듣고 소년은 고개를 들었고 종종걸음으로 다가오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천천히 뛰어.”

천천히 달리라는 소년의 말에 소녀는 반항하듯 더 빨리 달렸고 소년은 참지 못하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소녀를 향해 뛰어갔다.

그는 그녀를 안은 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그녀의 콧등을 쓰다듬었다.

“심장병도 있는 애가 이렇게 빨리 뛰어다니면 어떡해? 참 말 안 들어.”

소녀는 그의 허리를 껴안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얹으며 애교를 부렸다.

“나 매일 약도 잘 챙겨 먹고 있어. 아주 착하다고.”

소년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서유야, 너희 학교는 서울대랑 너무 멀어. 다음부터는 이렇게 힘들게 찾아오지 말고 내가 보고 싶으면 나한테 전화해. 내가 너 보러 갈 테니까. 알았지?”

그의 품에 안겨있던 소녀는 고개를 들고 자상하게 말했다.

“넌 공부하느라고 바쁘잖아. 됐어. 내가 시간 날 때마다 너 보러 올게.”

소년은 그녀를 말리고 싶었지만 그녀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사월아, 방금 학교 문 앞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나무 밑에 앉아 있었어. 누구에게 맞았는지...되게 불쌍해 보여서 물 한 병 줬더니 날 무시하더라고.”

소녀는 말을 하면서 입을 삐죽거렸다.

“이상한 사람 아니야?”

소년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그제야 소녀는 만족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우리 사월이가 최고야.”

소년은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는 햇살을 받으며 그녀와 나란히 걸었다. 바람이 산들거리고 향기로운 꽃향기가 풍겨왔다.

서유가 서서히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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