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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서유가 죽은 지 7일째 되던 날 김시후는 서울로 돌아왔다. 그는 서류봉투를 챙겨 정가혜의 아파트로 향했다.

한편, 정가혜는 서유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많이 만들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때, 집 안으로 들어온 김시후가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뭘 이리 많이 준비했어요?”

정가혜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7일째 되는 날이면 한번 왔다 간다고 들었어. 서유가 가기 전에 내가 산 죽도 먹지 못했는데. 아마 며칠 동안 많이 배고팠을 거야. 서유가 와서 음식을 먹고 싶어 할까 봐 좀 많이 준비했어.”

그 말에 김시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아픔이 밀려왔다.

정가혜의 말처럼 서유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 쓸쓸하게 죽은 서유를 생각하니 그는 온몸에 힘이 빠져서 의자를 잡고 간신히 서 있었다.

그의 모습에 정가혜는 어서 앉으라고 말한 뒤 주방으로 가서 빈 그릇과 젓가락을 가져와 테이블 한쪽 편에 놓아두었다.

“우리 같이 서유랑 밥 먹자.”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던 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가 건네주는 젓가락을 받아 음식을 집어 들었지만 별로 입맛이 없었다.

정가혜도 입맛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억지로 먹었다. 밥 먹고 기운을 차려야 강은우 그 개자식한테 복수할 수 있을 테니까.

김시후는 몇 입 먹고는 수저를 내려놓고 정가혜에게 서류봉투를 건네줬다.

“누나,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부동산이에요. 이미 누나 명의로 다 옮겼어요.”

“그리고 다른 재산도 누나 은행 계좌로 옮겨두었으니 구체적인 금액은 누나가 직접 확인해 봐요.”

“이제 저녁 일은 그만둬요. 몸 잘 챙기고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들으면 들을수록 그가 유언을 남기는 것 같아 정가혜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너 왜 그래?”

김시후는 담담하게 옅은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서유한테 누나를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해서 그런 거예요. 하지만 누나도 알다시피 난 화진을 관리해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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