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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꿈에서 깬 가혜는 한참을 울었다.

이 세계에서 서유는 정말 한순간도 행복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릴 때 심장병을 유전 받고 조금 커서 만난 첫사랑한테는 그렇게 배신당하고.

아무리 오해였다 해도 서유가 힘들었던 시간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만난 마지막 사랑의 손에 숨을 거두고... 죽을 때도 실망과 유감만 한가득 안고 떠난 것 같다.

서유가 미련을 둘 거라곤 전혀 없는 세계니 오고 싶지 않은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여러 번 꾼 꿈속에서 본 저승에서 서유는 정말 잘 지내는 듯 보였다. 그편이 서유가 더 행복한 길이라면 가혜는 그걸로 만족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 것이고 저도 명이 다하는 그 날, 그곳으로 가 서유를 만나게 될 것이다.

서유가 꿈속에서 늘 가혜와 송사월이 그곳으로 가게 되면 예쁜 집을 지어놓고 마중 나오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면 보육원에서처럼 한 집에서 셋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승에선 오래 함께하지 못한 인연일지라도 그곳에선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신을 차린 가혜는 서유가 남긴 글을 읽으며 담담히 말했다.

"그래..."

가혜는 여기서 남은 생을 열심히 살아내고 꼭 서유를 만나러 가서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가혜가 생각 정리를 마치자 마침 초인종이 울렸다.

가혜는 김시후가 돌아온 줄 알고 얼른 일어나 문을 열어줬는데 눈에 보이는 이는 다름 아닌 이승하의 비서 소수빈이었다.

이승하와 관련된 모든 것에 치를 떠는 가혜가 그를 반갑게 맞아줄 리가 없었다.

가혜가 다시 문을 닫으려 하자 소수빈이 다급하게 말했다.

"잠시만요. 서희가 부탁해서 왔어요."

주서희라는 이름을 듣고 가혜는 문은 닫지 않았지만 그 태도는 여전히 냉랭했다.

"주 선생님이 뭘 부탁한 거죠?"

소수빈은 그런 차가운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를 가혜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서희가 서유 씨랑 약속을 하나 했대요. 자기 돈 가혜 씨한테 주기로. 이건 서희가 주는 거니까 꼭 받아줘요."

가혜는 잠시 멍해 있다가 급히 카드를 돌려주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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