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6화

"네 보스. 자금 바로 모시러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이승하의 시리도록 차가운 시선이 불빛으로 환히 밝혀진 정원에 닿았다.

그 환한 불빛들이 마치 박씨 집안 같아 이승하의 분노를 더 돋구고 있었다.

'박화영, 내가 아버지랑 한 약속이 있으니 당신을 죽이진 않겠지만 당신이 내 사람들을 망가뜨렸던 것처럼 나도 당신 사람들한테 똑같이 해줄게."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이승하는 피로 물든 붕대를 다시 감고는 검은색 가죽 장갑을 끼고 드레스 룸으로 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까지 손질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이승하가 가면을 들고 내려오자 그 모습을 본 주태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도련님 정말 사모님과 싸우실 생각이십니까?"

박씨 집안 역시 재벌가였고 물론 JS 그룹보단 못하다지만 그래도 비슷한 수준의 기업이었다.

더군다나 박씨 집안의 실세가 싸이코라고 소문난 박화영이니 이승하가 그에게 맞서다 또 어릴 때처럼 피바람이 불게 될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승하는 고개를 돌려 가면을 바라보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박화영이랑 싸우는 건 내가 아니야."

금색 가면 남의 신분으로 박화영을 무너뜨린다면 서유가 아끼던 송사월과 정가혜에게 피해가 갈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처리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나 미행하던 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박씨 집안에 보내."

주태현은 이승하가 걱정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승하의 명령을 거역하진 못했다.

"네 알겠습니다."

이승하가 말을 마치고 집을 나서자 이미 도착해있던 택이가 급히 검은색 벤츠를 이승하 앞에 세웠다.

이승하가 찬 타가 출발하고 열 몇 대의 차가 그 뒤를 따랐다.

한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흰색 승용차가 뒤를 밟으려 하자 주태현이 그 앞을 막아섰다.

기사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검은 양복 차림의 경호원들이 차 문을 열고 기사를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연장으로 기사의 다리를 내리쳤다.

전에 이승하는 미행하던 사람들을 그저 따돌리기만 하고 손은 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더 참지 않겠다는 듯 보였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