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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도련님, 사모님께서 올라오십니다. 사진 얼른 넣으세요."

주태현은 발을 동동 구르며 이승하를 다그쳤지만 이승하는 전혀 급해 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진을 더 빤히 쳐다봤다.

서유가 이미 죽은 마당에 이젠 더 두려울 것도 없었다.

이승하가 죽는 걸 이토록 막으니 살아 줄 수밖에. 살아서 그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사람이 아닌 악마를 살린 대가가 무엇인지.

휠체어가 굴러가면서 내는 소리가 복도에서부터 점점 가까워졌다.

소리가 날 때마다 주태현은 심장이 쪼그라들며 숨도 크게 뱉지 못했다.

어두침침하던 방에 그들이 들어오려 하자 순간 불이 켜지며 대낮처럼 환해졌다.

휠체어에 앉은 부인 뒤로는 체격이 우람진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그 뒤에는 특수부대 출신의 경호원들이 줄지어 따랐다.

그들이 들어오고 나서도 이승하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충혈된 눈으로 사진 속의 서유만 바라보았다.

이승하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부인의 낯빛이 어두워져 갔다.

"쟤가 들고 있는 거 가져와."

부인의 명령이 들리자 이승하는 사진의 금고 맨 위 칸에 넣고는 그 아래층의 총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명령을 받은 남자가 그의 뒤에까지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총알을 장전하며 뒤를 돌아 남자의 이마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그의 행동에 적잖이 놀란 남자가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

"승하야 내가 그래도 네 삼촌인데 총은 좀 아니지."

"삼촌?"

이승하는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어떤 삼촌이 5살 된 조카를 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눌러서 죽게 만들겠어요?"

남자는 이승하가 그 옛날 일을 기억할 줄 몰랐다는 듯이 당황하며 변명을 해댔다.

"나는 너 수영 가르쳐주려고 그랬던 거지."

이승하의 올라간 한쪽 입꼬리가 남자를 향한 비웃음을 드러내는 듯했다. 이승하는 그의 말에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고 방아쇠에 손을 올렸다.

총알이 금방이라도 튀여나갈 듯한 상황에서 휠체어에 앉아있던 부인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사람을 시켜 온몸이 피범벅이 된 여자를 끌고 와 이승하의 앞에 던졌다.

제 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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