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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승하 씨, 우리 계약 아직 6개월 남았는데 좀만 더 기다려주면 안 돼요?"

"그래."

"그럼 나 사진 한 장만 찍어줘요. 나랑 떨어져 있어도 나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게."

"알겠어."

"그럼..."

이승하는 손가락을 들어 서유의 말캉한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네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줄게. 그게 뭐든지."

서유는 입꼬리를 올려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이승하를 향해 웃었다.

"그럼... 우리 다음 생엔 보지 말아요. 이제 다신 보지 말아요."

이승하는 가슴에 느껴지는 찌릿찌릿한 통증에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안돼!"

뜬 눈에 들어오는 건 하얀 천장뿐이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서유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승하는 천천히 눈을 돌려 자신의 손목에 칭칭 감긴 붕대를 보고는 다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역시 예전처럼 이승하를 가만히 죽게 내버려 둘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승하가 의외라 여겼던 것은 그렇게 잡고 싶었던 서유가 꿈에 나타나 다시는 보지 말자고 한 것이다.

이미 이승하한테 실망할 대로 실망해 버렸기에 다음 생에도 엮이고 싶지 않은 걸까...

숨이 턱턱 막혀오는 답답함과 심장을 도려낼 듯이 아파오는 느낌이 이승하를 옥죄여 왔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통증에 이승하는 애써 무시해 보려 했지만 그럴수록 통증은 전혀 사라지지 않고 가슴으로부터 온몸을 향해 퍼져나갔다.

그제야 이승하는 마음이, 누군가를 향한 감정이 그렇게 제 의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님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누군가를 잃는 것, 보고 싶은 사람을 영영 볼 수 없는 것...

그런 것들에서 비롯된 슬픔은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승하는 입꼬리를 올리며 슬픈 웃음을 짓고는 제 감정과 싸우기를 그만두었다. 그냥 그 감정에 자신이 잡아먹히도록 내버려 두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실핏줄이 터진 두 눈에 생기라는 것이 돌았다.

이승하는 다른 사람에 의해 바뀐 자신의 옷차림에 미간을 찌푸리며 아직 아픈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마치 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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