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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그는 손에 든 편지를 움켜쥐고 붉게 물든 눈으로 창 밖을 바라보았다.

생명의 빛을 잃고 그의 눈앞도 점점 어두워졌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는 순간,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

그는 어둠 속에 우뚝 서서 빛을 찾아 사방을 헤맸다.

하지만 빛은 이미 그에 의해 떠나버린 후였다.

김시후는 이승하가 정가혜를 해칠까 봐 소수빈의 통제를 벗어나 급히 아파트로 돌아갔다.

정가혜가 멀쩡하게 거실 소파에 앉아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갔어요?”

정가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실을 쳐다보았다.

“안에 있어.”

김시후는 걸음을 옮겨 바닥에 앉아 이미 영혼을 잃어버린 이승하를 보았다.

역시 김시후의 예상대로 그의 마음속에는 서유가 있었다. 단지 그 속내를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는 이승하가 손에 편지를 꼭 쥐고 있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다가가 낚아챘다.

서유가 이승하에게 남긴 유서를 보자 애써 태연한 척하던 김시후가 무너져 내렸다.

‘서유는 진짜 이승하를 사랑하고 있었어. 날 쫓아내기 위해 홧김에 한 말이 아니었어.'

김시후는 진작 그녀를 향한 이승하의 마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기적으로 계속 숨겼고, 그녀가 죽을 때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순간 죄책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면서 무거운 상실감이 밀려왔다.

서유는... 이승하에게 유서를 남겼지만 김시후에게 남기지 않았다. 보아하니 정말 이승하를 사랑하게 된 모양이다.

이미 무감각할 정도로 아팠던 이승하는 누군가가 유서를 빼앗은 것을 눈치채고 갑자기 혈안이 되었다.

그는 재빨리 일어나 그 편지를 낚아채고 마치 보물을 감싸듯 접어 안주머니에 넣었다.

이승하는 김시후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벽을 짚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날이 어두워진 지 오래고, 김시후는 비틀거리며 아파트를 나섰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수빈은 비틀거리며 나오는 이승하를 보자 급히 다가가 부축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이승하는 그를 밀어내고 넋을 잃은 모습으로 계속 걸었다.

소수빈은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황급히 따라가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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