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62화

그녀가 죽기 전 남긴 영상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난 당신을 잊을 거예요, 영원히.”

그 순간을 떠올리자 상철수의 눈가가 서서히 촉촉해졌다.

“너희 할머니는 항상 날 기다려주지 않으려 했지. 만약 나를 기다려주었다면, 너희 어머니는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을 거야...”

정여희는 딸을 가장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딸을 멀리 보낸 것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지만, 상철수를 향한 복수의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상철수는 생각 끝에, 그게 그녀가 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오직 두 명의 아이만 낳았다고 알린 이유임을 깨달았다. 정여희는 평생 그와 싸우며 살아온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는 늘 그녀의 강한 저항심을 느껴왔다.

“정여희 씨는 당신이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것만으로 당신에게 분노하여 아이를 보낸 게 아닐 거예요. 다른 이유도 있었겠죠?”

“그래.”

서유는 그가 부정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상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여희와 여희 첫사랑 사이에 끼어들었기 때문이지. 여희는 그 일로 날 원망하고 있어.”

그는 더 이상 자세히 말하지 않았으나 서유는 그 말속에서 중요한 단서를 잡았다.

“그분의 첫사랑이 누구였나요?”

상철수의 날카로운 눈빛이 어두워졌다.

“재수 없는 사람이었지.”

서유가 더 묻기 전에 상철수는 대화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라고 했다.

그녀는 그의 굳어진 표정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질문을 던졌다.

“어르신께서 끼어들었으니, 정여희 씨는 당신을 사랑하기보다는 미워했을 확률이 더 높지 않아요?”

상철수는 그녀가 직설적으로 묻는 것에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볼 수도 있어.”

“그렇다면 왜 어르신의 아이를 낳았어요?”

상철수는 자세를 고쳐 앉아 서유의 의문 가득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사랑에 대한 감정은 시기의 문제일 수도 있어. 아마 너도 공감할 수 있을 거야.”

그의 말뜻을 알아듣자, 서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