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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상철수는 아무 말도 없이 그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명을 내렸으니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그저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눈빛이었다.

그와 실랑이를 벌이기 싫었던 김종수는 핸드폰을 꺼내 그 앞에서 바로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집사의 목소리가 아닌 그 손자의 목소리였다.

집사에게 김영주에 대해 물으니 쓸데없는 말들만 늘어놓는 탓에 상철수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상철수가 또 화를 낼까 봐 두려웠던 김종수는 언성을 높였다.

“오 집사님... 내 말 들려요? 할아버지께서 왜 영주 누나를 입양한 겁니까?”

오태식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을 이어갔다.

“뭐라고? 안 들려...”

김종수는 고개를 들어 상철수를 쳐다보았다.

“안 될 것 같습니다.”

이내 상철수가 핸드폰을 낚아채 차갑게 입을 열었다.

“계속 말하지 않으면 내가 당신네 식구들 다 죽여버릴 거야.”

전화기 맞은편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누구입니까?”

“김영주의 친부.”

“당신이군요. 어르신께서 당신이 찾아오면 사실대로 알려주라고 하셨습니다.”

...

뭐야? 아까는 일부러 치매인 척한 거야?

상철수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말해.”

오태식도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김종수의 할아버지는 그한테 김영주의 친아버지를 제외하고 그 누가 찾아와도 절대 김영주의 출생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김종수와 김씨 가문의 후손들이 자꾸만 찾아와서 물어보는 탓에 그는 일부러 치매인 척한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말실수를 하지는 않을 테니까.

이제 김영주의 친아버지가 찾아왔으니 그는 어르신의 당부대로 모든 사실을 상철수에게 털어놓았다.

김종수의 할아버지는 정여희의 친한 친구와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그 당시 정여희는 그 친구에게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그 친구가 병에 걸렸고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어서 김종수의 할아버지한테 그 아이를 맡기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정여희가 남긴 재산도 모두 함께 건네줬다.

정여희의 친구는 상철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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